드론은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침투했다. 주로 취미 목적으로 판매 중인 보급형 드론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상업용 공공용 드론 시장 역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업용·공공용 시장에서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바로 공간정보 관련 산업이다. 드론의 발전은 공간정보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맵핑 플랫폼으로 드론의 역할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맵핑 플랫폼의 다각화
항공기, 위성, 차량 그리고 드론

맵핑, 즉 공간정보를 만들어내는 일은 항공사진과 같은 센서 데이터를 이용한다. 카메라와 같은 센서는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워서 항공기와 같은 이동 가능한 플랫폼에 탑재해 대상 영역의 데이터를 취득한다. 오늘날에도 대부분 국가에서 대축척 기본도는 항공사진을 이용해 만든다.
1830년대에 카메라가 발명되고, 1900년대에 항공기가 발명되어 비로소 카메라를 탑재해 항공사진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1950년대 위성이 발명되면서 하늘에서 사진을 취득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출현하게 되었다. 해상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항공기가 직접 다다르지 못하는 지역에 대해서 위성영상을 이용하여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한편 차량에 카메라나 라이다 등의 센서를 탑재해 도로를 주행하며 데이터를 취득하고 이를 통해 로드뷰나 정밀도로지도와 같은 공간정보를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하늘에서 바라본 고해상도 데이터는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드론이 제시한다. 드론은 유인 항공기가 비행할 수 없는 수십에서 수백 미터의 낮은 고도로 대상에 근접해 원하는 위치와 방향에서 항공영상을 취득한다. 이렇게 맵핑 플랫폼으로 드론이 부상하면서 기존에 지상 차량과 항공기 및 위성으로 커버하지 못했던 영역까지 다양한 해상도의 공간정보 생성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렇게 다각도로 축적된 공간정보는 디지털 트윈의 핵심 구성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자동화를 넘어 궁극적으로는 고속화, 실시간화를 추구한다. 실시간 맵핑이 가능해지려면 센서 데이터의 취득·전송·처리·분석 전 과정이 사람의 개입 없이, 막힘 없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빠르게 수행되어야 한다.

맵핑 플랫폼의 한계 극복과 발전 방향
체공시간과 지능화

전문가들은 드론의 가장 큰 한계로 ‘체공시간’을 꼽곤 한다. 넓은 지역에 대해 높은 해상도와 중첩도를 갖는 항공사진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오랜 체공시간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멀티콥터형 드론의 경우는 체공시간이 길어야 20~30분 정도다. 때문에 체공시간이 짧은 여러 대의 드론이 영역을 나누어 군집 운영하거나, 태양광 발전이나 수소전지를 이용한 단일 드론으로 체공시간을 늘린다. 현재 국내에서도 24시간 이상 비행에 성공한 태양광 고정익 드론과 2시간 이상 비행 가능한 수소전지 드론이 개발되어 있다. 이러한 장기 체공시간을 자랑하는 드론은 점차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드론의 발전 방향은 지능화로 이어질 것이다. 지능화라 함은 스스로 비행을 계획하고, 비행 중에 대상과 상황을 탐지해 계획을 조정할 뿐만 아니라 취득하고 있는 데이터를 자동으로 검사하고 최종적으로 처리까지 하는 단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시설물 유지 관리의 경우, 대략 어느 곳에 있는 어떤 시설물을 점검하라고 드론에게 명령하면 드론은 비행 계획에서부터 데이터 취득·전송·처리·분석을 자동으로 수행하고 보고한다.

맵핑 패러다임의 확장
자동화, 실시간, 동적 그래서 감시
체공시간과 지능화

지난 100여 년 동안 플랫폼, 센서, 도화기(지도 만드는 장비)의 혁신을 통해 좀 더 정확한 고품질 지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플랫폼, 드론 기술 자체의 발전은 물론이고, 센서의 혁신도 다양하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바뀌었고, 라이다와 같은 3차원 센서도 사용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GPS와 관성항법장치의 개발로 지상기준점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초창기 엄청난 크기와 비용의 정밀기계 광학 장비 대신에 요즘은 수백만 원대의 성능 좋은 일반 컴퓨터로도 지도를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디지털 사진 측량이 시작된 1990년대에는 자동화가 핵심 가치였다. 항공사진을 취득하고 이를 처리해 지도를 제작하는 과정은 많은 인력을 필요로 했고 때문에 자동화를 통한 인적자원 절감이 주된 관심사가 되었던 것이다. 내부 표정 및 상호 표정(한 쌍의 입체 사진 간에 촬영 시와 같게 투영 관계를 재현하는 조작, 다만 축척과 공간 내의 위치와 경사는 정하지 않음), 번들 조정(모델 좌표의 계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사진 좌표로부터 직접 지상 좌표로 환산하는 것), 영상 맵핑 등의 핵심 과정들이 자동화 되면서 오늘날에는 지상기준점 측정과 입체 도화(圖化) 정도만 사람이 직접 수행한다.
도화가 필요하지 않고 아주 높은 정확도가 요구되지 않는 정사영상이나 수치고도모델, 3차원 실사모델 등은 완전 자동화가 되었다. 또한 이러한 자동처리 과정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역시 크게 비싸지 않다.
수백만 원대 상용 소프트웨어나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가지고도 제법 훌륭한 품질의 공간정보를 특별한 사진측량 지식 없이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다. 고품질의 항공영상을 취득할 수 있는 백만 원대 드론을 이용한다면 데이터 취득에서 처리까지 역사상 가장 낮은 비용으로 고품질 공간정보를 생성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자동화를 넘어 궁극적으로는 고속화, 실시간화를 추구한다. 실시간 맵핑이 가능해지려면 센서 데이터의 취득·전송·처리·분석 전 과정이 사람의 개입 없이, 막힘 없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빠르게 수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드론이 지상이나 공중을 이동하며 센서 데이터를 취득함과 동시에 바로 LTE 등 무선통신을 통해 전송하고, 전송된 데이터를 이후 데이터가 전송되어 쌓이기 전에 처리해 정사영상 등 공간정보를 생성하고, 이를 활용 목적에 따라 분석하는 것이다.
대신 실시간 지도는 얼마나 정확해야 할까? 수초에 한 번씩 촬영되는 영상마다 개별적으로 실시간 생성되는 영상지도는 몇 초 후에 다시 새로운 영상지도가 생성되어 빠르게 업데이트 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전통적인 지도의 정확도 수준까지는 분명 필요하지 않다. 기존에 후처리를 통해 높은 정확도로 생성하는 것과 비교해 실시간 맵핑에서는 정확도를 조금 손해보더라도 고속 처리를 추구한다.
실시간 맵핑은 결국 정적 객체만을 지도에 담아왔던 것을 넘어 차량, 사람, 선박 등 이동하는 동적 객체와 산불, 침수, 적조 등 변화하는 동적 현상이나 영역에 대한 탐지와 추적 등을 가능하게 한다. 실시간 맵핑은 정적 객체를 지도화했던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넘어 시간에 따라 동적으로 이동하거나 변화하는 대상을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드론 맵핑은 드론 산업을 견인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드론 맵핑을 통한 공간정보 분야의 혁신은 다양한 분야로 활용되어 선순환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 디지털 트윈, 스마트시티 등 그 활용 방안은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실시간 드론 맵핑 솔루션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신출귀몰한 전천후 CCTV로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