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에게 드론이 친숙하게 다가온 까닭은 바로 TV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드론을 통해 촬영한 화면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일 것이다. 드론은 높은 빌딩이나 고지대에서 담아내는 화면 그 이상의 스펙터클을 자랑한다. 넓은 조망감은 물론이고 경쾌하게 날아오르는 속도감은 일반적인 카메라가 담을 수 없는 그 이상을 보여준다. 드론을 활용한 특수촬영 전문 스튜디오 대표이자 현재 해당 분야에서 열심히 활약 중인 배서호 촬영감독을 만나 드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제부터 드론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요? 그리고 창업을 하신 계기도 궁금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리모트컨트롤(RC) 기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RC 자동차, RC 헬리콥터, RC 비행기를 모으고 조종해온 게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다 공중파 방송국의 드라마 제작국에서 일을 하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제 취미가 RC 기기 조종이다 보니 방송국에서 간혹 항공촬영 요청을 하곤 했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크레이지캠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크레이지캠은 주로 어떤 분야의 촬영을 진행하시나요? 회사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크레이지캠은 RC 특수촬영을 담당합니다. 드론은 물론이고 RC 자동차나 와이어를 활용한 촬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하는 촬영 분야는 주로 드라마입니다. 자동차 추격 장면이나 바다나 강에서의 항공촬영이 많습니다. 대표작으로 MBC , SBS <피고인>, tvN <미생>, 현재 방영 중인 KBS <99억의 여자> 등이 있습니다. 드라마 외에도 <판타스틱 듀오>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나 , <서울국제마라톤>, 와 같은 스포츠 라이브 중계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상 콘텐츠 촬영에 이용되는 드론은 산업용 드론과는 종류나 기능이 어떻게 다른지요?

보통 항공촬영에는 대형이나 소형 드론을 사용하는데, 지상촬영에는 RC 자동차나 와이어캠을 사용합니다. 또한 수중 촬영을 위해서는 소형 잠수함이나 배를 사용하기도 하죠. 요즘에는 소형 드론에 부착하는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져서 낮은 비용으로도 항공촬영을 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광고나 영화처럼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형 드론에 고가의 시네마 카메라를 장착하곤 합니다.

오랜 시간 드론 촬영감독으로 일하셨는데 과거에 비해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발전했는지요?

15년 전쯤 드론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시절에 헬리 캠을 이용해 항공촬영을 했습니다. RC 헬리콥터에 카메라를 달아서 촬영하는 방식이었지요. 2000년대 중반에 들어 현재의 드론과 유사한 형태의 멀티콥터라는 제품이 개발되었습니다. 프로펠러가 4개면 쿼드콥터, 8개면 옥토콥터라고 불렀죠. 항공촬영을 하던 회사들은 수천 만 원에 달하는 멀티콥터를 구입해 손바닥만한 디지털 카메라를 붙여 촬영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로 건설사의 조감도나 토지 및 임야의 사진촬영에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촬영 기법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몇 초의 부감 촬영을 위해 공중에 레일을 깔면서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였는데, 이제는 드론을 이용해 실내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항공촬영을 할 수 있게 되었죠. 한편 드론을 활용한 라이브 중계도 주목할 만합니다. 라이브 중계는 영상 송출에 지연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인 영상 송수신기 장비를 사용합니다. 드론이 촬영하고 있는 장면을 500~600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송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라이브 중계를 하려면 드론의 비행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공간정보를 미리 파악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공간정보는 어떻게 확보하시나요?

먼저 위성지도를 활용해 장소를 확인하고, 현장 답사를 나갑니다.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았던 지형지물이나 건물 등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드론은 GPS 좌표값을 찍어 컨트롤 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장소의 GPS 수신율이 좋은지는 물론이고 무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강이나 산이 있거나 건물이 많은 경우에는 리허설 때도 드론을 띄워 주파수, 위험성 등을 체크하고 촬영 구도를 확인합니다. 가장 좋은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이죠.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 드론이 빠지지 않는데요. 공간정보를 접목해 드론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최근 라이브 생중계에 드론을 활용한 증강현실 촬영을 적용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경기라고 하면 실시간 화면을 송출하면서 증강현실을 통해 선수 정보까지 제공하는 것이죠. 이와 같은 시스템이 실현된다면 그 활용도는 무척 넓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재난재해 지역 라이브 생중계라고 하면 대피로 등 관련 정보가 함께 표시될 수도 있겠죠. 공간정보까지 결합된다면 그 활용 가치는 매우 뛰어날 거라고 자신합니다.

2019년 올해의 성과와 2020년 내년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올해 9월에 ‘드론을 활용한 거주지 관리 시스템’에 대해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스마트시티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으로 도시를 관리하는 것인데요, 저희가 등록한 특허는 드론을 활용해 이러한 스마트시티 관리 방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드론이 불법 주정차를 단속한다거나, 실종자를 찾아낸다거나, 야간에 안심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한편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로봇 청소기와 같은 드론 무인충전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연구 중입니다. GPS의 위치 정확도가 세밀해져 오차 범위가 10cm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배터리가 소멸되면 드론 스스로 도킹 시스템으로 복귀해 충전을 진행하는 것이죠. 저희는 이와 같은 다각도의 상황을 고려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관으로부터의 투자나 MOU 등도 논의하고 있어 앞으로 더 큰 발전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드론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를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도 확장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라이브 생중계에 드론을 활용한 증강현실 촬영을 적용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경기라고 하면 실시간 화면을 송출하면서 증강현실을 통해 선수 정보까지 제공하는 것이죠. 이와 같은 시스템이 실현된다면 그 활용도는 무척 넓을 거라고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