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은 이미 군사용, 농업용으로 수십년 전부터 사용되어 왔다. 이때는 엔진을 활용한 고정익 드론이었는데 2010년 이후 배터리 기술의 발전과 초소형 모터 및 각종 센서의 발전으로 현재 흔히 볼 수 있는 전동식 회전익 드론이 빠르게 보급되었다. 현재 상용화된 쿼드콥터 드론은 조용하면서도 가볍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아 대중화에 일조했다. 그리고 이제 드론은 다양한 산업 분야 적재적소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빠르게 신속하게, 물류 배송 분야

물류 배송 분야에 있어 드론은 이미 소비재와 의료 목적으로 활발하게 상용화 되고 있다. 특히 의료에 있어서는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이나 장기 및 혈액 배송에 활용되고 있다. 빠른 속도는 물론이고 지형적으로 배달이 어려운 지역에서도 막힘 없는 역할을 수행한다. 르완다의 집라인(Zipline)이라는 업체는 배송 인프라가 취약한 아프리카에서 백신이나 혈액을 공급하는데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헬리콥터 등으로 배송했을 때보다 비용에 있어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소규모 배송도 가능한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2019년 10월 구글은 드론 배달 서비스 윙(Wing)을 개시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크리스티안스버그가 첫 시작으로 지역 소매업체인 월그린(Walgreens)과 슈가 매그놀리아(Sugar Magnolia)에서 판매하는 식료품과 생필품,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 등과 페덱스(FedEx)를 통해 배송되는 일반 상품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 번에 최대 1.5kg, 10km 범위에서 가능하며 착륙장은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 드론이 지정된 배송 장소의 앞마당이나 주차장, 공터 등의 상공에 도착해 물건이 담긴 작은 종이백을 줄로 내려보내면 수령자가 이 물건을 받는 방식이다.
음식 배달 서비스 분야에서 역시 드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2018년 중국 상하이의 어러머(Ele.me)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는 드론 배송을 상용화했으며 미국의 우버이츠(UBER Eats)의 경우에는 자사의 우버 차량과 접목해 드론 배송을 도심에서도 가능하게 했다.
음식을 무인 드론에 적재한 후 배송지 근처에 있는 우버 차량까지 이동해 차량 지붕에 착륙하는 것이다. 이렇게 배달된 음식을 우버 차량 운전자가 고객 문앞까지 근거리 이동을 해 안전하게 전달한다. 실제로 미국 샌디에고에서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보통 음식 배달의 경우 2.4km를 배송할 때 21분이 소요되지만 이 방법을 사용할 경우, 7분 만에 완료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버는 향후 자율주행자동차까지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드론을 통한 배송은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에 의하면 배송 비용 중 라스트마일 구간이 5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 구간에 드론을 활용하면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컨설팅전문회사 맥킨지 앤드 컴퍼니(McKinsey & Company)는 배송 비용을 40% 절감하면 15~20% 이익이 증가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결국 배송이 필요한 소비재 업체 측면에서는 드론을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를 필두로 물류 혁신까지 이룰 수 있어 활용도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의 눈을 대신하다: 검사 및 점검 분야

드론은 인간이 접근하기 힘든 환경에서 눈을 대신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통신타워나 교량 등의 점검이 있다. 또한 태양열발전소나 풍력발전소의 거대한 설비나 송유관의 파이프라인 등을 일일이 살피려면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소요되나 드론에 장착된 열화상 카메라나 고성능 카메라 등을 통해서는 태양전지판의 고장이나 파이프라인의 누수 등을 신속하게 식별할 수 있다.
이미 드론에 각종 센서를 접목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는 방법들이 다각도로 논의되고 있다. 2017년 MIT에서 개발한 재고 관리 기술은 드론에 RFID 주파수 중계기를 탑재해 커다란 물류창고를 한바퀴 휙 돌면 모든 재고를 한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일명 ‘RFly’라는 기술로 초당 100개의 태그가 처리되어 지상용 로봇을 활용한 것보다 훨씬 효과가 높다고 한다.
일본의 통신사 KDDI는 2019년 6월에 스마트 드론 서비스를 출시했다. 통신사의 업무 특성상 철탑의 검사와 점검은 매우 중요한데, 드론에 특정 철탑의 크기나 위치 등을 입력하면 최적의 비행 경로를 제안할 뿐만 아니라 자율비행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3D 모델링 보고서를 생성한다. 또한 갈라짐이나 부식 등의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을 경우, 세밀하게 결과를 보고해 신속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다. 이 외에도 전기나 토목 등에서 드론을 활용하면 안전하고 손쉽게 인프라에 대한 검사 및 점검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위험을 감지하고 향후 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하늘 위 이목을 사로잡다: 마케팅 광고 분야

최근 드론(Drone)과 광고(Advertising)의 합성어인 ‘드론버타이징(Dronvertising)’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광고에 드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카페 프랜차이즈에서 드론버타이징을 처음 시도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강남대로와 신촌에 드론을 띄워 이목을 집중시킨 후 신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이날 SNS에는 드론버타이징과 관련된 게시물이 도배를 이루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드론은 광활한 범위에서 제품이나 이미지를 노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꼽힌다.
드론을 활용한 마케팅은 더욱 진화하는 중이다. 수십 대부터 수천 대까지 LED가 부착된 드론이 서로 충돌 없이 수시로 위치를 바꿔 가면서 공중에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인데 공연이나 이벤트, 심지어는 불꽃놀이 대용으로도 활용된다. 미국 피닉스에서는 LED 드론으로 불꽃놀이를 진행했으며, 애리조나에서는 매년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기념해 진행하던 불꽃놀이에 드론을 도입했다. 일반적인 불꽃놀이는 화재의 위험도 있고 소음도 크기 때문에 환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500대의 슈팅스타 드론을 동원한 불꽃놀이는 큰 호응을 얻었다. 일회성이 아닌 영구적인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무엇보다 각광을 받은 요인이다. 시사지 <타임>은 95주년을 맞아 958개의 슈팅스타 드론을 활용해 캘리포니아 공중에 ‘TIME’ 로고와 빨간색 테두리를 만들어 광고를 집행했다. 이 사례를 통해 드론은 광고 매체로서도 시도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드론은 점점 발전하는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그 활용 범위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어쩌면 머지 않은 미래에는 산업 및 일상 전반에 드론이 마치 스마트폰처럼 필수품으로 자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드론의 무궁무진한 활용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