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이 다양한 분야와 빠르게 융복합하고 있다. 개별 정보를 ‘블록’의 형태로 저장함으로써, 보안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간정보와의 융복합을 통해 블록체인은 스마트 시티와 자율주행차 분야의 안정성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W 편집실

인프라부터 에너지 관리까지
스마트 시티를 더 스마트하게

스마트 시티는 도시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에 기반한다. 따라서 개인정보와 같은 민감한 정보와 관련한 보안성과 인증 효율성, 비용 절감효과 등은 반드시 필요하다. 스마트 시티와 관련해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이 커진 이유다. 스마트 시티에서 블록체인이 적용될 만한 분야로는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스마트 시티 공간정보 분야다. 스마트 시티에서는 사람, 사물이 이동할 때마다 위치정보가 생성된다. 이와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GPS지만, 해킹 위험에 더해 자율주행차나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활용할 때 물리적 주소를 놓칠 위험이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FOAM(the Future of Proof Location)이다. FOAM은 CSC(Crypto-Spatial Coordinate)라 불리는 블록체인 기반의 공개위치 표준을 제시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블록체인 기술은 스마트 시티 내의 인프라에 적용될 수 있다. 스마트 시티는 통신망을 비롯한 기반시설인 인프라층, 인프라를 통해 정보가 수집되는 데이터층, 데이터를 바탕으로 도시문제 해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층 등 3계층으로 구성된다. 이들 각각은 상호 연계되어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보안과 관리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향후 스마트 시티 내 인프라 관리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시티의 핵심 이슈라 할 수 있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관리에도 블록체인 결합이 필요하다. 최근 스마트 시티에서는 에너지 공급과 관리를 중앙집중에서 분산형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따라서 에너지 사용 및 거래내역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제한적으로 시행되었던 에너지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안성과 공유성 높여
자율주행의 길을 밝히다

자율주행차는 인공지능(AI)과 ICT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총아다. 현재 국내에서는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자율주행 4단계’ 버스가 시범 운행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 상용화 서비스를 성공시키려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사람 없이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의 소프트웨어가 해킹당할 경우 도로 위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물론, 소프트웨어 기업들 역시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해킹의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데이터 공유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 A가 B에 허위 정보를 보낼 경우, B가 주변에 있는 모든 자율주행차들에게 A의 정보가 거짓임을 알리면 A의 접근이 차단돼 해킹 위험이 사라지는 방식이다. 데이터 공유 역시 마찬가지다.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경우의 수를 데이터로 수집하고 분석해야 하는 반면, 데이터 공개와 함께 다른 기술이 노출될 우려가 있어 아직까지 데이터간 교류는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분산신원증명(DID: Decentralized Identity)을 도입하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며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도요타자동차는 2017년, 블록체인 보안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발표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종시가 ‘블록체인 기반 자율주행차 신뢰플랫폼 구축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신원증명 인증체계를 활용해 차량과 차량, 차량과 관제센터, 차량과 서비스 간 송수신되는 정보의 보안을 강화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자율주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면, 자율주행의 신뢰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