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학기술대 드론공간정보과 곽재하 학과장은 “공간정보는 물과 산소처럼 우리 삶 속에 스며 있는 필요한 정보를 다루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토목과에서 드론공간정보과로 학과명을 바꾼 것도, 교육과 실무를 아우르는 교육으로 공간정보 분야의 최고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바로 이 정의에서 비롯한다. 부산 유일의 공간정보 전문학과에서 전국 최고의 공간정보 교육기관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부산과학기술대 드론공간정보과를 찾아 꿈과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대의 요구에 부응한 출발

사회 변화에 따른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는 교육분야는 다양한 변화를 요구받아 왔다. 특히 전국에 있는 토목과 지적학과 등은 속속 학과명과 커리큘럼 등을 바꾸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야 했다. 부산과학기술대학교 드론공간정보과의 탄생 역시 마찬가지다. 1983년 토목과로 시작했지만 선호도와 수요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전신이었던 토목과는 1983년에 시작해 2018년까지 35년의 전통을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토목 분야에 대한 인기가 점점 떨어지면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죠. 자연스럽게 소멸할 것인가, 새롭게 도전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의견들이 오고 갔어요. 마침내 공간정보와 드론을 결합한 융합학문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드론공간정보과로 재탄생하게 됐습니다. 2017년에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 2018년에 첫 신입생을 맞을 정도로 추진도 빨랐죠. 학과명 변경과 함께 토목교육의 한 축으로 존재하던 공간정보가 마침내 전면에 드러나게 된 셈입니다.”
1998년, 지적 전공으로 부임해 현재 드론공간정보과의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곽재하 교수의 설명에 학과에 대한 자부심이 드러났다. 그도 그럴 것이, 20명의 신입생을 뽑는 2018년 입시에서 부산과학기술대 드론공간정보과는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드론의 인기가 높아 전국에서 학생들이 모여든 덕분이다. 이후 각 지역에 드론 관련 학과들이 생겨나며 경쟁률은 좀 낮아졌지만, 부산과학기술대 드론공간정보과는 여전히 정원은 충분히 채우고 남을 정도의 입지를 쌓고 있다. 특히 경상남도권역 내에서 유일하게 공간정보에 드론을 특화시킨 학과라는 점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기대가 크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부산과학기술대학교 드론공간정보과는 2년제 학제에 맞춘 실용적인 커리큘럼을 갖췄다. 공간정보구축, 융합서비스 등 다양하게 세분화되어 있는 공간정보 분야에서 ‘구축’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고 여기에 4차산업을 선도하는 드론을 융합해 ‘드론을 활용한 공간정보 구축’을 핵심으로 삼은 것이다. 또한 3명의 교수진은 소수정예 시스템 안에서 학생들이 학문적 지식과 실무 경험을 두루 쌓을 수 있도록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교육과 실무를 아우르는 특화된 시스템

드론공간정보과의 교육과정은 구체적으로 공간정보구축 분야와 드론 분야, 활용 분야 등 세 개의 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간정보구축 분야는 공간정보공학 및 실습, 응용측량 및 실습, 지형도를 제작하고 지하시설물을 조사 및 구조화하는 공간정보 구축, 드론사진측량 실무, 지적학 및 관계법규, 지적측량, 토지정보체계, 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드론 분야에는 드론운용법, 드론조종연습, 드론영상촬영기법, 공간정보용 드론제작을 위한 캡스톤디자인 교육이 포함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드론활용기법과 관련 기초이론을 강의한다.
“과거에는 항공기를 이용해서 측량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드론사진측량'이라고 해서 드론으로 영상을 찍어 수치지도와 영상지도를 만들어내고 3차원 가시화 모델링을 하는 교육을 합니다. 다른 한편, 지적 분야로 진출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지적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지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적 관련 수업도 하고 있습니다. 지적학, 지적측량, 토지정보체계, 관계법규 등 총 4개의 과목을 넣어서 교육하고 있는 거죠. 변화에 발맞추는 것만큼이나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드론과 공간정보는 4차 산업과 떼려야뗄 수 없는 미래지향적인 분야다. 곽재하 교수는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공간정보진흥원에 열린 간담회에서 제시되었던 공간정보의 방향성과 부산과학기술대 드론공간정보과의 방향성이 놀랍도록 일치한다며 “창의와 융합으로 공간정보를 이용해 의미있고 결과물까지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는 지향점을 밝히기도 했다. 학문과 실무를 두루 충족시키겠다는 곽재하 교수와 부산과학기술대 드론공간정보과의 이러한 비전은 지난 2017년, 교육부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에 선정되며 더욱 탄력을 받았다.
“사회맞춤형 사업의 모토는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했을 때 직면하게 될 현장과의 차이를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형태로 과정을 꾸려 교육을 함으로써, 졸업생들은 협약을 맺은 업체에 우선적으로 취업을 할 수 있는 거죠. 우리는 「공간정보실무과정」이라고 해서 공간정보구축, 지반정보처리 등의 교육 과정도 구성했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실무와 교육의 차이를 줄일 수 있어서 좋았고 공간정보업체와 지방정보처리 업체 등 23개 업체와 협약을 맺은 덕분에 취업으로까지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드론공간정보과의 다음 목표는 ‘공간정보 특성화 전문대학’에 선정되는 것이다. 해당 사업에 선정된다면 지원 예산을 통해 더 좋은 환경과 설비, 시설을 구출할 수 있을뿐더러, 이를 기반으로 교육의 질을 향상시켜 학생들의 취업률 또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2학년은 사회맞춤형 사업, 1학년은 공간정보특성화 사업으로 양립화해서 나갈 수 있었는데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정체되어 있어요. 향후 이 시스템이 완성된다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공간정보의 가치

부산과학기술대 드론공간정보과의 역할은 비단, 학교 내 인력 양성에만 그치지 않는다. 미래 사회에 꼭 필요한 공간정보의 가치를 지역사회로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3유형 학습자를 모집해 일반 재직자들, 실업자들,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들, 경력단절자를 위한 교육을 실시, 공간정보 관련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수강생 15명 중 5명은 측량 및 지형공간정보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하였고, 측량 및 지형공간정보기사 1차 필기시험(1명)에 합격했다. 관련 학과를 안 나왔거나 고졸인 수강생들이 측량기능사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돕고도 있다. 또 오는 10월에는 드론사진측량 전문가양성과정을 열어 드론사진 측량의 모든 것을 교육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만한 활동도 시작했다.
“최근에 부산 북부경찰서와 지역 범죄예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드론 SKY순찰대’를 발족했습니다. 향후 드론을 활용한 실종자 수색, 경찰관 진입이 불가한 지역의 수색 활동 등에 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하게 될 거예요. 드론을 이용한 감시와 수색은 지상활동과는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곽재하 교수에게 공간정보란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의 숙고가 길어진다. 그리고 “물과 산소처럼 우리 삶 속에 스며 있는 필요한 정보를 다루는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는다.

“이런 정보들이 정확하지 않다면 그것으로 유추되는 결과물들이 무의미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과에서는 드론, 3D 스캐너 등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해, 그 결과치를 잘 도출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가르치려 합니다.” 2018년 학과명 변경 후 이제 막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국내 최고의 공간정보 전문학과로 성장하겠다는 부산과학기술대학교 드론공간정보과. 선택과 집중, 창의와 융합으로 업계의 리더를 키워내겠다는 비전과 함께라면 오래지 않아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과학기술대 드론공간정보과 학과장인 곽재하 교수는 부산경남 지역 내 ‘공간정보’ 혁신가를 자처한다.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 등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해 학과명을 변경하는 데 적극 나섰고, 드론을 활용한 융합교수법 개발 등 수요자 맞춤형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