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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시대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는 가상 경제 그 중에서도 부동산 거래에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관련 서비스의 발전에 비해 법·제도적 논의는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메타버스 시대, 가상 부동산 서비스의 현황과 법·제도적 논의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본다.

가상 부동산의 대표 격인 ‘어스2(earth2)’에서는 지구상 모든 토지를 10m×10m(100㎡) 면적으로 쪼개 실제 돈으로 거래 중이다.
어스2의 국내 타일 가격은 2달 만에 2배 이상 폭등했으며
특히 해운대 땅값은 지난해 12월 100㎡당 0.166 달러에서 20.075 달러로 5개월 만에 120배 폭등했다.

NFT에서 어스2까지, 뜨거운 경제 이슈로 떠오른 가상 자산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공간’에 투자하는 이른바 가상 경제가 투자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2021년 초부터 거세게 일었던 가상 자산뿐 아니라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가상 부동산·메타버스 등에 대한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다. 이에 가상 경제 시장은 컴퓨터·인터넷·스마트폰을 잇는 ‘새로운 광산’으로 언급되며 투자의 주류 흐름으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다만 빠르게 세를 키워가는 가상 경제 투자를 두고 ‘미래 먹거리’라는 전망과 ‘일시적 거품’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는 이미 메타버스에 주목한 결과, 견본주택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홍보해왔다. 가상 부동산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가상 부동산의 대표 격인 ‘어스2(earth2)’에서는 지구상 모든 토지를 10m×10m(100㎡) 면적으로 쪼개 실제 돈으로 거래 중이다.

2021년 4월 기준 어스2 미국 이용자들의 자산 가치는 3,215만 달러, 같은 해 6월 한국인 이용자들의 총자산 가치는 630만 달러(약 70억 원)에 달했다. 어스2의 국내 타일 가격은 두 달 만에 2배 이상 폭등했으며 특히 해운대 땅값은 지난해 12월 10㎡당 0.166 달러에서 20.075 달러로 5개월 만에 120배 폭등했다. 이처럼 메타버스 속 가상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현실 세계에서 상상하지 못하였던 이색적인 일들이 넘쳐나 매우 뜨거운 경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프롭테크 산업과 메타버스의 융합

가상 부동산에 대한 직접 투자에 앞서, 화제가 된 것은 프롭테크(Proptech, Property와 Technology의 합성어)다. 프롭테크는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등 ICT 기술을 건설과 부동산업에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과 서비스로, 부동산 개발과 중개 및 임대, 스마트 건설 기술 등의 영역에 걸쳐 있다. 이런 프롭테크 산업은 최근 몇 년 사이 양적·질적 측면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부동산 업계의 디지털 전환 추세에 따른 것이다. 2021년 9월 20일 발간된 KDB 미래전략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프롭테크 분야별 누적 투자금액은 2021년 5월 기준 총 1조 6,914억 원에 이른다. 지난 2017년 이후 연평균 2,000억 원 이상의 투자 자금을 신규 유치하고 있는 것이다. 프롭테크 기업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의하면 2019년 5월 72개였던 프롭테크 기업의 수는 같은 해 11월 114개로 늘었다. 이어 2020년 11월 218개로 늘더니 2021년 8월에는 278개로 집계됐다.

초기 프롭테크 기업은 부동산 매매와 거래 중개 플랫폼의 형태로 매물정보와 단순 검색 기능 등을 제공했다. 직방과 다방 등 널리 알려진 1세대 프롭테크 스타트업이 좋은 예다. 이후 ICT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첨단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건설과 부동산 전·후방 밸류체인에 활발히 진입하고 있다. 나아가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프롭테크 기술도 날로 발전 중이다. 그중 직방은 가상 부동산으로 가상 경제 생태계를 구축해 ‘메타폴리스’를 구축하고 있다. 프롭테크 기업들은 부동산 개발과 건축물 설계 및 시공, 부동산 관리 등 상대적으로 디지털화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분야에 진출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왔다. 기존의 부동산 거래 중개 플랫폼 기업도 단순 정보제공 기능에서 탈피해 비대면 계약 서비스와 VR 홈 투어 등 메타버스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국토교통부는 2020년 말 ‘제1차 부동산 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에서 프롭테크를 유망 신산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공공 시범사업을 통한 신규 사업 개척 유도와 정책펀드 조성을 통한 자금 지원 등 다양한 방식의 정책적 인센티브가 포함돼 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가상 부동산에 대한 법·제도적 논의가 필요한 이유

최근 특허청에 따르면 ‘신규 융복합 상품 거래 실태’ 조사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정보통신산업 기술 발전에 힘입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메타버스’ 관련 출원이 올해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총 18건의 상표가 출원됐으며 ‘메타버스 게임용 소프트웨어, 메타버스 콘텐츠제공용 소프트웨어, 메타버스 소프트웨어 설계 및 개발업’ 등의 상품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메타버스가 진화해 ‘메타플랫폼’의 역할을 할 날도 머지않았음을 알 수 있다.

가상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가상의 주체들이 가상 부동산을 가상화폐로 거래하고 있다. 즉,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생산 및 유통방식에 있어서 기존의 부동산 공간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공간 정보 및 지식체계가 속속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메타폴리스와 메타플랫폼 구축이 완료되면 가상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질 것은 물론, NFT가 주요 결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서비스들이 그 가능성을 제대로 발현할 수 있게 하고,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가상 부동산에 관한 법·제도적 논의를 시급히 진행해야 한다. 아직까지 메타버스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시작 단계에 있다. 하지만 가상 부동산을 규율할 수 있는 법·제도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국내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 기회는 제한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미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가상의 주체들이 가상 부동산을 가상화폐로 거래하고 있다.
즉,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생산 및 유통방식에 있어서 기존의 부동산 공간 개념과는완전히 다른 형태의 공간정보 및 지식체계가
속속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들이 그 가능성을 제대로 발현할 수 있게 하고,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가상 부동산에 관한 법·제도적 논의를 시급히 진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