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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보기 좋은 모양새’를 뜻하는 순우리말 ‘(주)맵시’에 ‘map+sea’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무언가를 찾아’ 바다 위 길을 만들어가는 항해를 시작했다. 그 무언가는 ‘AR 기반 스마트 선박운영시스템’이 될 수도 있고, 바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바다농장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바다라는 공간과 인류를 지속가능하게 이어주는 고리를 계속해서 찾아가겠다는 의지다.

‘필요’에서 시작된 ‘AR 기반 스마트 선박운영시스템’

“해사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해군함에 승선해 군 복무를 대체한 것까지, 총 6년간 배를 탔어요. 케미컬 선박부터 20만 톤의 초대형유조선까지 다양한 배를 타고 중동,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유럽을 누볐죠. 매일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마주하는 생활을 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계속해서 배 위의 생활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생겼고, 호주 시드니 로스쿨에 진학해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바다 위를 떠도는 항해가 아닌 안정적이고 분명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싶었거든요.” 20대의 대부분을 바다 위에서 보낸 (주)맵시의 김지수 대표는 호주의 로스쿨을 거쳐 20대의 마지막 길목에서 창업을 했다. 로스쿨에서의 생활은 탄탄대로였지만 ‘어려서부터 막연하게 품어 왔던 창업에 대한 꿈’을 찾아 귀국한 것이다.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지만 이를 실행할 자본도 경험도 전무했기에, 머릿속의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양한 아이템을 가지고 각종 공모전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늘 탈락. 유일하게 당선된 것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제로 제출했던 ‘AR 기반 스마트 선박운영시스템’이었다. “창업은 ‘필요’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더라고요. 항해사로 바다를 누비는 동안, 예상외의 위험을 마주할 때가 많았어요. 거대한 항로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행하기 위해서는 항해사의 입장이 반영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느꼈죠.” 항해사 시절 느꼈던 ‘필요’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로 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을 받게 된 후, 김지수 대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아이디어를 실현할 인재들을 찾아 나서는 것이었다. 그동안 이룬 것이 많은 경력자보다는 앞으로 이룰 것이 많은 실력자를 찾아가 (주)맵시의 비전을 공유하며 삼고초려를 한끝에 항해에 동참할 동지들을 만났다. “처음에는 관련 지식과 기술을 직접 배워야 하지 않나 고민도 했어요. 실제로 공부도 했었고요. 그러다 깨달았어요. 각자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함께 목표를 이뤄나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요. 항해할 때도 방향을 제시하는 선장과 그에 따라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선원들이 조화를 이룰 때 안전하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처럼요.”

창업은 '필요'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더라고요. 항해사로 바다를 누비는 동안, 예외의 위험을 마주 할 때가 많았어요. 거대한 항로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행하기 위해서는 항해사의 입장이 반영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느꼈죠.

열심과 열정을 연료 삼아 순항 중

창업 1년이 지난 지금, (주)맵시는 항해사 출신의 서른 살 대표와 20대 직원들의 열심과 열정을 연료 삼아 순항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AR·VR(증강현실·가상현실) 주관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인천항만공사 우수상 수상, 장관상, 4차 산업혁명 스마트 해양상 및 해양산업 창업경진 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다양한 실적을 쌓으며 주목받고 있다. (주)맵시는 이러한 지지와 지원을 디딤돌 삼아, 2022년 ‘AR 기반 스마트 선박운영시스템’ 출시를 목표로 연구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상선에서 항해사들을 대상으로 실제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바다 위 공간정보를 비롯한 종합적인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줬을 때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가 전달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 중이다. 이 과정에서 향후 실사용자가 될 항해사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소통과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항해사들의 안전과 편의가 기술 개발의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해양해운 구인·구직 및 커뮤니티 플랫폼 ‘씨즌’은, 이러한 목표를 향한 (주)맵시의 또 다른 도전이다. “해양해운 인재를 찾는 기업이나 담당자들에게 인재 채용 원스톱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기본 베이스로, 바다를 향한 꿈을 가진 이들이 교류하며 성장할 수 있는 소통의 창이 되는 것”이 김지수 대표의 바람이다. 이를 위해 김지수 대표는 노르웨이, 영국 등 유럽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외국계 선박 회사와 해운 대기업들의 참여를 끌어냈고, 해운계 학교들과 MOU를 체결하여 다양한 인재풀도 갖췄다. 또한 교육용 애플리케이션 ‘레이더 플로팅 앱’을 통해 항해사를 꿈꾸는 학생들과 이들을 가르치는 교수 모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바다를 위한 도전

‘인류와 바다를 지속가능하게 이어주기 위한 무엇’을 찾는 것도 (주)맵시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지난해 크라우드 펀딩으로 진행해 많은 관심과 참여를 끌어냈던 ‘굴 패각 씨앗 씻기 프로젝트’는 (주)맵시의 비전이 고스란히 반영된 창의적인 행보다. “외국의 고등학생들이 굴 패각을 철망으로 이어서 뉴욕주 앞바다에 내놓으니 바다 환경이 살아나더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굴 패각이 수질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거죠. 우리나라 경남 통영에서 매년 굴 패각이 28만 톤이 발생하는데, 이를 활용하면 바다 환경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한국수산자원공단에 연락을 해서 담당자와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협업을 논의하고 함께 진행해보기로 했어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굴 패각의 역할과 해양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그 시작점이 된 거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관련 정보와 취지를 전달하고 이에 공감한 참여자들에게는 리워드 상품으로 ‘깨끗하고 맑은 바다를 만들자’라는 의미를 담은 해양환경 관련 생물(굴깍이, 굴패각, 돌고래, 향유고래)의 캐릭터 뱃지 및 카드 선물세트 등을 제공했다. 특히 패브릭 원단을 재활용해서 만든 아트북은 초등학교 중학교에 2,000여 개가 납품되어 학생들에게 해양환경의 중요성을 배울 즐거운 기회를 제공했고, 함께 개발한 바다농장 게임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꽤 반응이 좋았다. “게임을 할 때마다 바다의 자원이 살아난다는 의미를 담은 아주 단순한 게임인데요. 아트북에 삽입된 큐알코드에 접속하면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연동을 했어요. 게임을 즐기는 동안 한 번이라도 바다를 떠올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물과 자원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죠.” ‘인류와 바다의 지속가능한 연결’이라는 비전을 향해 이제 막 돛을 올리고 항해를 시작한 (주)맵시의 김지수 대표와 직원들. 이들이 만들어가는 바다 위 길이 우리의 바다, 더 나아가 세계의 바다를 더 안전하고 아름답게 변화시켜나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