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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고유의 감성을 앞세우는 이들도 많지만, 200쪽짜리 종이책 한 권을 만들 때 3m짜리 나무 한 그루가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종이책만 고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유사 이래 ‘지식의 보고’로서 인류 문명 발전을 묵묵히 뒷받침해온 도서관 역시 마찬가지다. 거대한 규모의 도서관을 짓기 위해 필요한 자재 등 환경적 측면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첨단 기술을 적용한 실감형 도서관 콘텐츠 상설 전시공간 ‘실감서재’를 통해 미래 도서관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실감서재에서 엿보는 도서관의 미래

인터넷에 연결된 IT 기기만 있으면 세상의 온갖 지식과 정보를 마음껏 찾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도서관에 가고 책을 찾는다. 인터넷 브라우저에서는 쉬이 발견할 수 없는 가치와 깊이가 그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개인이 원하는 다양한 정보를 두루 찾아내는 데 상대적으로 더 많은 노력이 들고, 지식의 생동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검색창에 단어 하나를 입력하면 이와 관련된 온갖 연관 정보와 함께 뉴스·블로그 포스트·이미지·동영상·게임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쏟아지지만, 도서관은 자료 검색의 폭이 제한적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만약 도서관이 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폭넓은 검색 영역과 다채로운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어떨까.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이 지난 3월 23일에 문을 연 ‘실감서재’는 이러한 상상력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실감서재 소개에 나선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정보이용과 유지현 주무관이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부터 국립문화시설에 실감형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있는데, 실감서재도 그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첨단 기술이 두루 적용된 도서관의 미래적인 모습을 관람객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디지털북’은 실감서재에서 가장 인기 높은 콘텐츠다.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 책 모양의 구조물에 붙어 있는 터치 센서를 내장한 종이를 넘기면 마치 책장 넘기듯 다음 콘텐츠를 볼 수 있다. 허준이 지은 <동의보감>에 수록된 내용과 <무예도보통지>에 그려진 무예 수련 모습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생동감 있게 감상할 수 있으며, 한자로 적힌 원문을 터치하면 한글로 된 번역본도 읽을 수 있다. ‘디지털북’을 체험한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해리포터> 시리즈 속 마법 책이 현실에 나타난 것 같다며 신기해하고 즐거워한다는 것이 유지현 주무관의 이야기다. “개관 이후로 오신 분들은 대부분 ‘미래의 도서관을 미리 체험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한편으로는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여러 전문가들의 협업을 통해 좋은 환경을 구성한 만큼, 앞으로는 콘텐츠 다양화에 신경 쓸 예정입니다. 특히 ‘검색의 미래’에서 사용 가능한 자료의 수와 VR 도서관 속 가상공간, 인터랙티브 지도와 디지털북을 통해 볼 수 있는 옛 자료의 폭을 점점 더 넓혀 나갈 계획입니다.” 덧붙여 유지현 주무관은 특히 “저희는 2009년 도서관 개관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며, “국립중앙도서관은 21세기 도서관 및 도서 문화를 선도하는 중추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모든 분야의 디지털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금, 도서관과 책도 이 흐름을 피해 갈 수 없다. 물론 종이 책 특유의 가치와 감성은 앞으로도 이어질 테지만, 앞으로 많은 도서와 자료의 디지털화는 예정된 수순이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 실감서재는 앞으로도 그 여정의 첨단에서 도서관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도록 돕는 창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원하는 장소를 선택하면 VR로 해당 공간이 펼쳐지는 시스템

특히 국립중앙도서관은 1,300만 권의 실물 도서와 온라인 도서를 포함해 총 3,000만 권 이상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도서관인데요. 이러한 장점을 살려 소장자료 검색과 활용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를 선보인다면 도서관의 미래적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실감서재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유지현 주무관의 이야기처럼, 실감서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을 만한 내실 있는 콘텐츠 5종으로 꾸며졌다. 국가지식정보의 보고인 국립중앙도서관 수장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수장고 영상’, 내가 원하는 가상공간을 골라 그 안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VR 도서관’, 도서관 자료 검색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린 ‘검색의 미래’,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고지도를 살펴보고 부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랙티브 지도’, 실제 종이 위에 고도서와 관련된 생동감 넘치는 멀티미디어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북’이 바로 그것이다.

실감서재는 국가지식정보의 보고인 국립중앙도서관 수장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말할 수 있는 '수장고 영상', 직접 고른 가상공간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VR 도서관', 고서관 자료 검색의 수준을 끌어올린 '검색의 미래',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고지도를 살펴보고 부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랙티브 지도', 종이 위에 고도서와 관련된 생동감 넘치는 멀티미디어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북'등 현대인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을 만한 5종의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유익함과 재미를 넘나드는 실감형 도서 콘텐츠 실감서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VR 도서관’은 이름 그대로 VR(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조선시대 왕의 서재인 집옥재, 국립중앙도서관, 바닷속 중 한 장소를 골라 그 안에서 35종의 한국문학을 읽거나 오디오북으로 들을 수 있는 콘텐츠다. 오늘날처럼 바깥 외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상으로나마 다양한 독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VR 도서관의 반대편에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급 보물 자료인 <목장지도>와 <동의보감>의 영인본이 전시돼 있다. 이는 앞으로 소개할 다른 콘텐츠의 주요 자료가 되기에, 잘 살펴보고 넘어간다면 더욱 유의미한 체험을 누릴 수 있다. 실감서재의 한가운데에는 세련된 인조 대리석 책상과 의자가 마련돼 있는데, 자세히 보니 테이블 한편에 ‘START’라는 글자가 빛난다. 미래형 자료 검색 콘텐츠인 ‘검색의 미래’다. 이곳에서는 PC나 스마트폰으로 이용 가능한 기존의 자료 검색뿐 아니라 시스템이 사용자에게 제안하는 추천 검색, 소장 자료 사이의 연관 검색을 진행할 수 있다.

프로잭션맵핑 기술로 구현한 디지털북

뿐만 아니라 검색한 책이나 자료를 ‘내 서가’에 저장할 수도 있는데, 현재 약 7만 권의 자료가 등록돼 있다. 터치 센서가 내장된 인조 대리석 책상 표면에 그대로 검색창을 띄우는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 기술이 적용되어 한층 미래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검색의 미래’의 배경으로 깔린 미디어월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 수장고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검색의 미래에서 내 서가에 저장한 자료를 이곳의 미디어월에 띄울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료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보다 편리하게 분석할 수 있다. 검색의 미래를 지나면 마주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지도’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귀중본 서고에 저장된 옛 지도를 디지털화하여 풍부하고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다. 앞서 영인본을 통해 살펴본 <목장지도>와 조선 후기 지리학자 김정호가 제작한 <수선전도>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목장지도>는 조선시대 국영 목장의 운영 실태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그림 속 말들을 터치하면 품종과 특징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18세기 서울의 지리를 두루 조망할 수 있는 <수선전도>의 곳곳에 활성화돼 있는 포인트를 터치하면 옛 지명과 간단한 소개,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서 알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공간정보와 현재의 공간정보를 유기적으로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낸 것이다. 도서관과 도서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다.

디지털로 구현한 책장의 전경

검색의 미래를 지나면 마주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지도’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귀중본 서고에 저장된 옛 지도를 디지털화하여 풍부하고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다. 앞서 영인본을 통해 살펴본 <목장지도>와 조선 후기 지리학자 김정호가 제작한 <수선전도>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목장지도>는 조선시대 국영 목장의 운영 실태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그림 속 말들을 터치하면 품종과 특징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18세기 서울의 지리를 두루 조망할 수 있는 <수선전도>의 곳곳에 활성화돼 있는 포인트를 터치하면 옛 지명과 간단한 소개,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서 알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공간정보와 현재의 공간정보를 유기적으로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낸 것이다. 도서관과 도서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다.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정보이용과 유지현 주무관 인터뷰 내용: 실감서재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도서관 및 책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도록 구성된 실감형 콘텐츠 전시광간입니다. 새로운 형태의 도서 문화와 함께 Virtual Reality(VR, 가상현실),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 에어터치(Air Touch) 등 첨단 기술을 두루 체험할 수 있기에, 도서와 미래에 관심이 있으신 많은 분들에게 좋은 경험의 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