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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로봇이 음료를 제조하거나 음식을 테이블까지 배달하는 모습을 보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터치스크린 주문과 동시에 로봇이 커피를 제조하고 미리 기다리고 있던 배달로봇이 테이블까지 전해주는 로봇카페는 아마 처음일 것이다. 24시간 로봇무인카페 ‘스토랑트’는 코로나19 시대를 예견한 듯 우리 앞에 등장했다. "

코로나19 이후, 전국 10여 개 직영점 오픈한 스토랑트가 주목 받는 이유

2020년 5월, 대전의 한 카페 개장일에 국회의원, 구청장, 정부기관 공무원들이 초대됐다. 수많은 기자들도 몰려들었다. 세계 최초 24시간 무인로봇카페를 표방한 ‘스토랑트’의 시작이었다. 기자들은 물었다. “이미 카페나 식당에 로봇이 등장한 지 오래됐는데, 스토랑트가 왜 세계 최초인가?” ‘스마트(Smart)+오토매틱(Automatic)+레스토랑(Restau rant)’을 합성해 만든 이름 그대로 스토랑트의 핵심은 로봇을 넘어 통합 관제 시스템에 있다. 제조로봇이나 배달로봇은 각각 이미 상용화됐지만, 로봇 대 로봇이 서로의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주고 받으며 주문부터 서빙까지 모든 과정을 운영하는 통합 관제 시스템은 스토랑트가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스토랑트에서는 고객이 터치스크린 방식의 키오스크에서 테이블 번호를 찍고 음료를 주문하면, 곧바로 스마트 바리스타 로봇(협동로봇)이 음료 제조를 시작한다. 주문과 동시에 바리스타 로봇 앞으로 이동한 서빙로봇 ‘토랑이’는 음료를 받아 고객 테이블 위치 공간정보에 따라 서빙을 진행한다.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스토랑트는 코로나19 이후, 비교적 안심할 만한 공간으로 고객의 발걸음을 이끈다. 스토랑트에는 특히 가족 단위의 손님이 많은 편이다. 아이들과 함께 로봇팔이 커피를 제조하고 스스로 카페 공간을 누비는 배달로봇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365일 24시간 운영으로 직원 눈치 보지 않고 늦게까지 공부하고 싶은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역시 스토랑트를 즐겨 찾는 고객이다. 코로나19로 기존 카페와 식당이 문을 닫는 시점에서 스토랑트는 대전 첫 매장을 오픈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서울상암점, 세종나성점, 청주복대점, 광주월계점, 대구대곡점 등 전국 10여 개 직영점을 여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는 2020년 2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서비스로봇 활용 실증사업’에 선정된 것도 큰 원동력이 됐다.

" 바리스타 로봇과 호흡을 맞추는 서빙로봇 토랑이는 카페 천장에 설치된 원 모양 '랜드 마커'를 통해 공간정보로 설정된 경로만 이동합니다. 스토랑에는 매장별로 서빙로봇 토랑이의 주행 경로에 따라 랜드마커가 설치돼 있는데요. 덕분에 토랑이는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한 치의 오차 없이 자율주행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시스템은 빅데이터, 위치인식, IoT(사물인터넷), 로봇 등 첨단 기술의 결집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_이동배 연고소장, 비전세미콘

" 바리스타 로봇과 호흡을 맞추는 서빙로봇 토랑이는 카페 천장에 설치된 원 모양 '랜드 마커'를 통해 공간정보로 설정된 경로만 이동합니다. 스토랑에는 매장별로 서빙로봇 토랑이의 주행 경로에 따라 랜드마커가 설치돼 있는데요. 덕분에 토랑이는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한 치의 오차 없이 자율주행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시스템은 빅데이터, 위치인식, IoT(사물인터넷), 로봇 등 첨단 기술의 결집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_이동배 연고소장, 비전세미콘

카페 천장에 설치된 랜드마커를 통해 설정된 경로로 자율 주행하는 서빙로봇 '토랑이'

주문과 동시에 정량의 음료제조에 돌입하는 바리스타로봇

스마트팩토리 기술력 옮겨와
위치인식 · IoT 첨단기술로 오차 없이 척척

로봇산업계 안팎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스토랑트를 만든 기업은 의외의 곳이다. 1997년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로 시작해 2018년 2천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비전세미콘’이 그 주인공. 반도체 장비 관련 사업이 안정된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로봇 분야에 뛰어든 비전세미콘은 오랜 기간 스마트팩토리(공정 자동화) 기술력을 쌓아 2018년 말, 무인로봇카페 스토랑트를 기획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이라는 중소기업 특유의 강점 덕분일까. 비전세미콘은 2019년 봄부터 로봇카페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시작해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같은 해 가을, 로봇카페 시범 매장을 열었다. 이 시기에 스토랑트의 커피 맛과 품질, 서비스 등 내실이 다져졌다. “직원들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예쁘고 감성적인 카페에서 사진 찍고 SNS 올리는 게 유행이었으니까요. 이미 카페 내에서 고객이 커피를 받고 정리하는 셀프 문화가 정착된 시점에 서빙로봇이 큰 의미가 있을까도 싶었습니다. 막상 시범 매장을 열자 예상보다 매출이 좋은 거예요.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직원 모두 ‘하늘이 스토랑트를 돕는구나’라며 입을 모았죠.” 스토랑트 오퍼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한 비전세미콘 이동배 연구소장은 스토랑트에는 비전세미콘의 스마트팩토리 기술과 노하우가 그대로 담겨 있다고 말한다.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는 장소가 고객사에서 카페로 전환된 것뿐이라는 것이다. 인체공학적인 인터페이스와 정확한 동선을 고려해 디자인된 스마트 바리스타 로봇은 평균 2분 정도의 빠른 시간에 50여 가지의 다양한 음료를 같은 품질로 제조한다.
  재료 부족 감지 센서를 탑재해 재료가 떨어지면 상황을 알리고, 세척 센서가 있어 24시간 기준 세척이 이뤄지지 않으면 스스로 작동을 멈춘다. 카페 운영이나 바리스타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창업하거나 근무할 수 있는 장점이 여기서 나온다. “바리스타 로봇과 호흡을 맞추는 서빙로봇 토랑이는 카페 천장에 설치된 원 모양 ‘랜드 마커’를 통해 공간정보로 설정된 경로만 이동합니다. 스토랑트에는 매장별로 서빙로봇 토랑이의 주행 경로를 따라 랜드 마커가 설치돼 있는데요. 덕분에 토랑이는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한 치의 오차 없이 자율주행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시스템은 빅데이터, 위치인식, IoT(사물인터넷), 로봇 등 첨단 기술의 결집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토랑이는 센서를 통한 장애물 인지 기능이 있어 사람이나 장애물을 마주하면, 즉각 회피하거나 정지한다. 주문이 없을 때에는 스스로 도킹 시스템으로 이동해 충전하는 똑똑한 서빙로봇이다.

컵사이즈에 맞춤 제작된 선반 덕분에 이동시에도 음료가 흔들리거나 쏟아지지 않는다.

" 인체공학적인 인터페이스와 정확한 동선을 고려해 디자인된 스마트 바리스타 로봇은 평균 2분 정도의 빠른 시간에 50여 가지의 다양한 음료를 같은 품질로 제조한다. 재료 부족 감지 센서를 탑재해 재료가 떨어지면 상황을 알리고, 세척 센서가 있어 24시간 기준 세척이 이뤄지지 않으면 스스로 작동을 멈춘다. 카페 운영이나 바리스타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창업하거나 근무할 수 있는 장점이 여기서 나온다. "

마스크 벗고도 비말 차단되는
바이러스-프리 로봇카페로 거듭날 것

스토랑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국내외 곳곳에서 러브콜이 왔다. 스토랑트가 한 단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제안이었지만 회사는 단번에 거절했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며 방역 관련 솔루션을 더해 더 탄탄한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스토랑트는 현재 살균 기능을 탑재한 돔 구조의 천정과 비말 차단 테이블을 도입한 ‘바이러스-프리(Virus-Free)’ 로봇카페를 향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 마디로 마스크를 벗고도 대화할 수 있는 바이러스 프리 존입니다.
  천정에서는 에어블로잉을 통해 살균 공기가 순환하고, 테이블에서는 공기와 비말을 빨아들이는 석션이 장착된 공간이죠. 서빙로봇 토랑이와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자율주행 살균로봇도 도입할 텐데요. CCTV를 통해 공간정보를 수집해, 사람이 머무른 장소마다 두루 다니며 인체에 무해한 살균수로 정화하는 로봇입니다. 앞으로 스토랑트는 보다 깨끗하고 건강한 카페로 거듭날 것입니다.”
  앞으로 로봇카페를 넘어 로봇식당과 로봇식품판매점 등 외식업계 전반에 무인로봇 시스템이 도입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인터뷰 말미에 이동배 연구소장은 스토랑트의 로봇 통합 시스템과 공간정보를 접목시킨 드론 배송도 예고했다. 4차 혁명과 언택트 시대, 소비자는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소비하기 위해 스토랑트를 찾고 있다. 스토랑트가 건네는 미래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