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된 것으로 보였던 입체들이 시간에 따라 오므렸다 펴기를 반복한다. 모든 입체들이 동시에 펼쳐지자 하나의 새로운 공간이 생겨났다.
감염병 대유행의 시대를 맞아 임시적이고 어디에나 배치 가능하고(deployable) 개인적인 공간의 필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이전까지 우리는 한번 만들어진 공간은 변경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식했다. 건축의 속성과 재료를 콘크리트와 나무 등에 한정한 탓이다. 그런데 만약, 부드러운 유체로 공간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서울에 거주하는 기술 기반 작가이자 디자이너로 현재 접근 가능한 기술로 새로운 제작도구와 방식을 고안하여 전형적이지 않은 사물을 제작한다. 현대사회의 맹목적 기술 일변도의 효율성 보다 기술의 예외적이고 비효율적이지만 동시에 기능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디지털 세계(설계 단계)에서 현실 세계(가공 단계)로 연결되는 우리 주변 수많은 사물의 제작 과정과 디지털 제작도구의 기능성에 깊은 호기심을 두고 그 두 세계의 간극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오류와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가공방식을 이용하는 소규모 고등제조공업사(Advanced Fabrication Service)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