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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끈 신기술들이 건설현장에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건설로봇이다. 시공 정확도가 높아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고 무엇보다 현장 작업자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건설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걱정”이라는 반응이다.

건설산업과 로봇

건설산업은 가장 노동집약적인 산업 중 하나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지속되어 왔다. 또한 가장 디지털화되지 못하고 자동화되지 못한 산업이기에 로봇이 아직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건설산업에서 로봇을 활용한다는 것은 도로, 철도 등 공공인프라, 상업용 및 주거용 건물, 원자력 발전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거나 완전히 대체하는 솔루션을 채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로봇 공학은 그동안 많은 산업부문, 특히 자동차, 제조, 항공 등 단순 반복 작업의 자동화 등을 통해 생산성 및 안전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되는 제조업에서 폭넓게 적용되어왔다. 그리고 이제 건설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건설산업에서는 설계에서 최종 검사,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로봇 적용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건설 인력 부족을 경험하고 있으며, 건설로봇 및 이를 활용한 건설 자동화가 노동력 부족 및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2020년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건설노동자의 평균 진입연령은 36.6세이며, 전국건설노동조합 실태조사에 의하면, 평균 연령이 53.9세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부족한 숙련공 대신 건설로봇을 철거 및 고소 작업과 같은 고위험 작업에 도입하면 노동력 부족 해소 및 안전성 문제도 해결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1] 글로벌 건설로봇 시장의 가치 사슬(Value-chain)
출처: MarketsandMarkets, Construction Robot market, 2018

건설로봇의 글로벌 동향

글로벌 시장분석기관인 마켓츠앤마켓츠(Marketsand Markets)에서는 건설로봇 시장의 규모를 2018년에 7,760만 달러(약 853억 원)으로 추정했으며, 2023년에는 1억 6,640만 달러(약 1,83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요 시장 성장 동인으로는 건설 분야에 3D 프린팅 기술이 도입되면서 건설로봇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고, 세계적인 도시화 추세, 인구의 증가 등으로 인한 건설장비의 수요 증가와 생산성 향상, 품질 및 안전 등에 대한 요구이다. 반면에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높은 투자비용을 꼽는다.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형성하여 장비에 대한 수요를 제한하며 공사비 감소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이다.주요한 시장 적용 분야를 보면, 작업자 보조 및 현장관리, 구조물 설치, 시설물 해체 및 철거, 자율주행 분야이다. 먼저 작업자 보조 및 현장관리 분야는 작업자의 피로와 부상을 감소시키고 한계를 극대화하는 분야로서 영국의 Willmott Dixon, Eksovest 등 기업은 현장에서 작업자가 착용하여 무거운 장비를 조작하면서 느끼는 피로를 줄여주기 위해 착용 가능한 로봇의 형태로 개발하고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준공 검측을 위해서는 인력과 시간이 많이 소요됨에 따라,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스폿 로봇 등과 같이 자율적으로 현장을 스캔하고 검측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구조물 설치 분야에서는 미리 제작된 콘크리트나 PC 부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분야에 로봇을 적용하거나 3D 프린팅 건설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조적식(組積式, 벽돌을 쌓아올리는 방식) 구조물을 자동으로 시공하는 로봇인 Hadrian X, 용접 로봇인 Robo-Welder, 그리고 3D 프린팅 로봇(MX3D, Robot Arm 등)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이 분야는 구조물 자동 설치 로봇을 활용해 복잡한 건설 공정을 단순화시킬 수 있으므로 전 세계 다수의 건설사에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시설물 해체 및 철거는 안전성 향상, 위험 지역의 접근성, 제한된 공간에서의 작업 효율성 증가 등의 장점을 가지므로 위험 지역에서 인력에 의한 작업을 최소화하고 방사선으로부터 작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Husqvarna, DXR 250 등 기업은 현장인력을 대체하는 자율주행 분야를, 미국의 Trimble, Built Robotics 기업 등에서는 굴삭기, 도저, 그레이더, 진동롤러 등의 건설장비 무인화를 목표로 생산성 향상 및 공기 단축이 가능한 정밀 시공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림2] 해외/국내 건설로봇 시장 규모 및 전망
[그림3] 글로벌 건설로봇 시장의 종류별 시장 규모 및 전망

출처: MarketsandMarkets, Construction Robot market, 2018

[그림4] 글로벌 건설로봇 시장의 자동화별 시장 규모 및 전망
[그림5] 글로벌 건설로봇 시장의 용도별 시장 규모 및 전망

출처: MarketsandMarkets, Construction Robot market, 2018

건설현장의 로봇 도입 이슈

건설현장에 로봇을 도입하기 위한 주요 이슈를 보면, 로봇 대체에 따른 일자리 감소, 구조물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반영한 로봇 기능 구현의 복잡성, 높은 초기 비용, 기술 개발 및 검증 확대, 건설로봇 적용을 위한 법 · 제도적 기반 구축이 있다.

첫 번째는 로봇의 도입에 따른 건설산업 분야 내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이다. 많은 사람들이 건설로봇이 현장에 보급되면 일자리가 축소되어 실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근로자가 곧 로봇으로 대체되지는 않을 것이다. 드론이나 협동로봇과 같은 다양한 로봇 공학에는 여전히 인간의 손길이 필요하며, 자율 작업이 이루어진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사람이 현장에 있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두 번째로 로봇 기능의 복잡성 이슈이다. 일반적으로 로봇은 대량 생산을 위해 동일한 환경에서의 반복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는데, 이에 대한 주요한 장애요인은 건설현장 자체이다. 건설현장은 날씨 변화가 빈번히 발생하고 건물, 도로, 교량, 터널 등의 구조물마다 다른 다양한 디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에 부적합 측면이 있으며, 이에 따라 로봇은 통제되지 않은 환경과 비반복적이며 가변적인 작업에 대응한 복잡한 기능을 구현해 내야 한다.

세 번째로 높은 초기 투자비용이다. 건설로봇을 직접 도입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포함하여 높은 초기 비용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낮은 수익률로 운영되는 다수의 건설기업에서는 높은 초기 투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네 번째로 기술적 한계 극복과 검증체계 구축이다. 현장에서 검증된 기술을 선호하는 건설산업의 특성상 아직 초기 단계인 건설로봇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발전과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건설로봇의 현장 활용을 위한 법 · 제도적 기반 구축이다. 건설현장은 항상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건설로봇을 적용하기 위해 작업자의 건강 및 안전과 관련된 법 · 제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래 건설산업과 건설로봇

이러한 이슈들에도 불구하고 건설로봇의 도입은 위험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작업자를 대체하여 안전성을 향상시키며, 높은 시공 정확도로 공사비를 절감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건설산업과 로봇 공학을 융합하여 젊고 유능한 인력의 유입을 촉진해 건설산업의 체질 개선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건설로봇의 도입은 건설현장의 업무방식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기존 건설 분야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로봇이 일자리를 인계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이해하지만,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건설 전문가는 프로젝트의 창의적이고 섬세한 부분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로봇은 대규모의 단순 작업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제 로봇이 건설산업의 친구가 되어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