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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간의 한계를 점차 뛰어 넘는 기술을 만나고 있다. A.I. 기술을 아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계산해 내는 기계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 수집은 물론, 계산 방식 알고리즘 구조화도 인간의 몫이다. 그런데 우리는 말한다. “기계가 예술을 창작해 냈어!” 라고.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기술과 예술은 대척점에 있는 듯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무한한 창의력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정신 세계를 탐하고 인간을 대신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예술이 예술일 수 있도록, 인간의 고유 영역을 더욱 굳건하게 해 주는 것이다. 기술은 유용하게 쓰이면 된다. 기술은 인간이 인간의 편의성을 위해 만들어진다.
그런 기술의 기능은 순수하다. 그 순수성을 오염시키는 것은 기술이 아닌 인간이 아닐까?

갈색모자의 뒷모습

반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Café Terrace at Night)>를 적용한 작품이다. 반 고흐는 1888년 9월 프랑스 아를(Arles)에 있는 작은 카페의 밤 풍경을 물감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일상을 즐기는 사람들과 대조적으로 갈색 모자를 쓰고 혼자서 파리의 낮 거리를 즐기는 남자를 125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 컴퓨터 연산으로 시각화 한 작업의 결과이다. 125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공간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은 컴퓨팅 파워와 수학 그리고 인간의 감성 덕분이다.

Artificial Intelligence technique, style transfer, A.I. Atelier makes art.

A.I. Atelier는 인간의 시각 처리 과정과 인간의 뇌가 생각하는 구조를 학습한 딥러닝 기술로, 인공지능연구원(AIRI)이 탄생시켰다. 스타일 트랜스퍼(Style Transfer) 알고리즘을 응용한 도구로, 기존의 수많은 이미지를 학습한 컴퓨터가 특정한 화풍을 자유자재로 선택하고 입힐 수 있다. 또 인터넷 공간에 떠도는 수많은 이미지를 오브젝트로 선택할 수 있고, 그 오브젝트를 자유롭게 재배치하고 생성하기도 한다. 이미 현존하는 이미지와 화풍이 물감과 같은 재료가 되고 붓과 같은 도구가 되는 것이다.

기다리는 사람들

<복권판매소(The State of Lottery Office)>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복권 사무실 주위에 웅크리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다. 당첨의 희망으로 마지막 주머니 돈까지 썼을 그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의 모습은 대조적이다. 내게는 ‘기다림이란, 희망과 설레임 그리고 낙담을 모두 껴안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보였기에, 이를 A.I. Atelier로 표현해 보았다.

자화상

나를 들여다보는 일은 남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평가 기준을 알아내려고 애쓰는 행위이다. 아무도 알지 못한다. 편안히 쉴 수 있는 내가 나이다.

청년과 아몬드 꽃 향기

<아몬드 꽃(Almond Blossom, 1890)>은 죽음을 앞에 둔 반 고흐가 어린 조카의 탄생을 뒤로 하고 표현한 작품 중 하나이다. 만발한 꽃이 아름다운 건 꽃을 피워내기까지 최선을 다한 결정체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고흐의 정신세계에서 피어난 꽃이 길거리 가득한 꽃보다 향기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