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도 업체들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는 실내 공간정보다. 대형 쇼핑몰이나 경기장, 공항, 물류센터 등 넓은 실내공간에서 사용자에게 정확한 위치정보와 유용한 콘텐츠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내 공간정보는 로봇, 드론 등과 같은 자율머신(Autonomous Machine)들이 실내에서 자율주행이나 자율비행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기에 앞으로 실내 공간정보 시장의 확대가 기대된다.

실내 공간정보에 주목하는 증강현실 스타트업 블리파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블리파(Blippar)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분야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블리파는 여러 브랜드들과 제휴해 기업 고객의 마케팅 캠페인을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구현함으로써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근 블리파는 증강현실 기반의 ‘실내 비주얼 포지셔닝 시스템(Indoor Visual Positioning System)’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기술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비콘과 같은 추가적인 장치 없이 사용자에게 위치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컴퓨터 비전은 컴퓨터가 카메라 등의 시각 센서를 통해 입력 받은 영상 및 이미지를 분석해 화면 내의 물체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새롭게 생성하는 기술이다. 컴퓨터 비전은 주변의 물체와 환경을 인식하고 적절한 작동을 해야 하는 로봇, 드론, 자율주행자동차 등에서도 필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블리파의 실내 비주얼 포지셔닝 시스템은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이동경로에 있는 특정 사물을 인식하고 이를 통해 방향과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블리파는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카메라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위치, 사용자가 향하는 방향과 VIO(Visual Inertial Odometry, 시각적 관성 거리계)로 측정한 값을 자사의 ‘포즈 추정 엔진(Pose Estimation Engine)’과 통합함으로써 사용자의 실내 움직임을 추적한다. VIO는 특정 공간에서 사용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주는 기술로 애플의 증강현실 기술인 AR Kit에서도 이를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블리파의 실내 비주얼 포지셔닝 시스템은 단순히 위치정보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증강현실 콘텐츠 형태로 여러 정보를 함께 제공할 수 있어 사용자에게 더욱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를 이용하면 대형 실내공간에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실내 공간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적인 지도 업체 히어는
왜 네이버랩스와 제휴를 맺었을까?

히어(Here)는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에서 지도 및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히어는 2015년까지 노키아의 소유였으나 현재는 BMW, 아우디,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 기업 3사와 인텔이 공동 소유하고 있다.
히어는 실내지도 분야의 협력을 위해 네이버랩스와 제휴를 맺었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 산하의 연구소로 주로 사람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로봇을 연구하고 있는데,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가 실내 자율주행 로봇이다. 일반적으로 실내 자율주행 로봇은 위치 파악, 경로 생성, 장애물 회피 등의 다양한 기능을 로봇 자체적으로 직접 수행하기 때문에 제작 비용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네이버랩스의 실내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AROUND)는 저가의 센서와 낮은 사양의 컴퓨터만으로도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어라운드의 작동 구조에 있어 주목할 만한 점은 클라우드를 이용해 자율주행과 관련된 기능을 분산 처리한다는 점이다. 먼저 이를 위해서 정교한 고성능 센서를 탑재한 맵핑로봇 M1이 실내를 자율주행하며 공간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를 통해 생성된 고정밀 3차원 실내지도가 클라우드에 업로드 되면, 이후 어라운드는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는 실내지도를 이용해 위치정보를 파악하고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생성하게 된다.

네이버랩스는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클라우드를 ‘맵 클라우드(Map Cloud)’라고 한다. 지도 생성은 맵핑로봇 M1이, 지도 제공은 맵 클라우드가 담당하도록 기능을 분산했기 때문에 어라운드는 실내 자율주행 시 장애물 회피 등 꼭 필요한 기능만 담당하면 된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로봇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히어와 네이버랩스의 협업은 매핑로봇 M1를 이용해 3D 실내지도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됐는데 이와 관련해 히어의 CEO 에자드 오버빅(Edzard Overbeek)은 “실내지도 개발에 네이버랩스의 로봇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 공동 작업 기회가 더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드론의 실내 자율비행을 위한 실내 내비게이션 시스템

글로벌 전기전자기업 알프스 알파인(Alps Alpine)은 실내에서 드론이 정확하고 안전하게 비행해 미션을 완수할 수 있도록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실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위치정보를 브로드캐스트하는 RF(Radio Frequency) 장치와 메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드론이 좁은 문을 통과해 자율비행을 할 수도 있다. 알프스 알파인은 실내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정확도를 30cm 이내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스템과 드론에 탑재된 컴퓨터 비전 기술을 결합해 사용함으로써 정확도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으며 시스템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앞으로 이러한 시스템은 쇼핑몰이나 창고 등과 같은 실내에서 드론의 자율비행을 위해 사용될 것이며, 건물 전체가 아닌 필요한 비행 경로에만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비용 측면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가 기대되는 실내 공간정보 기술 및 서비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실내 공간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컴퓨터 비전, 증강현실, 클라우드, RF 네트워크 등 각자가 강점을 가진 기술을 기반으로 실내 공간정보를 생성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실내 공간정보 시장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고 여기에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이 적극 통합됨에 따라 더욱 정교하고 풍부한 정보의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다.
시장을 키우는 것은 기술 자체라기보다는 응용 서비스다. 조만간 실내 공간정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이다. 특히 실외 공간정보와 실내 공간정보가 유기적으로 연결됨으로써 사용자가 실외와 실내를 오고 가더라도 끊임없이 공간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히어와 네이버랩스의 협업은 맵핑로봇 M1를 이용해 3D 실내지도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됐는데 이와 관련해 히어의 CEO 에자드 오버빅(Edzard Overbeek)은 “실내지도 개발에 네이버랩스의 로봇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 공동 작업 기회가 더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