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관리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예방 대책과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는 대응 대책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재난의 다양화, 복잡화와 같은 재난 양상의 변화는 구조적 예방 대책과 인력 중심의 대응 대책의 한계를 드러나게 했다. 이제는 비구조적인 예방 대책과 징후 감지, 예측과 같은 분석 기반의 대응 대책의 추진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예방과 대응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공간정보기술을 이용한 재난재해지도에 대해 알아보자.

재난관리,
더욱 정교하고 촘촘하게

재난관리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예방 사업에 있어서는 구조적 대책으로, 대응 사업에 있어서는 인력과 장비 구축이 주가 되는 편중된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많은 예산의 투입에도 재난사고 피해가 증가하면서 기존 재난관리 정책에 대한 반성이 있었고, 2010년 이후 사업에 있어서도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예방 사업에 비구조적 대책이 많이 포함되고, 대응 사업에 ICT 기술을 접목한 시스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기후 변화와 함께 초연결 사회로의 변화는 단순 사고가 재해로 확산되기도 하고 복합 재난 및 재난의 대형화 등으로 재난에 있어서도 변화된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이와 같은 변화에 따라 이상 징후의 감시, 분석, 예측에 대한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사물인터넷 기반 재난관리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공간정보기술의 활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재난관리에 있어 공간정보기술은 이미지 기반의 상황정보와 객체의 위치정보, 재난 규모 및 범위에 대한 예측 및 분석 기술, 그리고 이를 표출하는 시각화 기술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재난관리에서 공간정보기술은 대응 단계에서 가장 먼저 수요가 나타났다. 재난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위성 영상, 항공 사진, 드론 영상 등 이미지 기반의 상황정보를 활용하는 것이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ALOS 위성을 활용해 2006년부터 ‘DAICHI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마그마 활동이나 지진 감시 분석, 홍수 피해 분석 등 자연재난 모니터링에 활용되었고 현재는 ALOS-2를 활용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ARIA팀(Advanced Rapid Imaging and Analysis)에서 태풍, 지진, 홍수, 산사태 등을 분석하고 구글 어스(Google Earth)에 서비스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자원·수재해 중형위성 사업’을 2025년 발사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홍수와 가뭄 등 수재해 감시에 필요한 토양수분 등의 관련 인자를 관측하는 위성으로 ARIA팀과 유사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실시간 재해지도는 신속한 대응을 통한 골든타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고해상도의 영상은 영상의 사용 간격이 길고, 처리 속도에 고사양의 하드웨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만한 UAV에 대한 연구도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재해지도와 위성 영상 이미지는 재해상황 대응 이후 수습 및 복구에도 활발하게 이용될 수 있다.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유럽의 지구 관측 위성인 코페르니쿠스 센티넬 1호가 찍은 합성 레이더 영상을 이용한 산불피해지도를 공개하고 있는데, 관련 기관이 피해 정도를 확인하고 구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고성-강릉산불 피해 이후 아리랑3호를 통해 피해지역 정보를 제공해 산림 복구 등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재난관리에서 공간정보기술은 대응 단계에서 가장 먼저 수요가 나타났다. 재난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위성 영상, 항공 사진, 드론 영상 등 이미지 기반의 상황정보를 활용하는 것이다.

위험지도 속에 담긴 다양한 메시지

공간정보기술과 관련 분석기술을 활용하여 구축되는 ‘위험지도(Risk Map)’는 제공하는 정보를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지형정보에 GIS 기반의 모델링을 통해 위험지역을 예측하는 지도와 과거 발생이력 및 위치정보를 결합해 보여주는 지도이다. 한편으로는 위험지도를 ‘재해지도(Hazard Map)’와 ‘취약지도(Vulnerability Map)’로 구분하기도 한다. 재해지도는 과거에 발생한 동일 유형의 위험을 나타내거나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예상 위험을 나타내는 것으로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 관리하는 행정안전부의 침수흔적도, 국토교통부에서 구축하는 홍수위험지도, 산림청의 산사태위험지도가 대표적이다.
취약지도는 동일한 재해가 발생했을 때 그 재해에 대한 강함과 약함을 나타내는 지도로 침수와 상관관계 및 인과관계는 있으나, 이를 과정으로 구체화하기 어려울 때 사용되는 지도이다. 예를 들면 불투수 면적이 많을수록 침수 지역이 증가하고, 저지대가 많을수록 침수 피해가 증가하고, 반지하나 지하주택이 많을수록 침수 주택이 증가하는 것을 상대적 평가를 통해 지도로 표현한 것이다. 국토연구원의 도시기후변화 재해취약성지도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과거 재난 및 사고의 발생위치를 기반으로 공간을 분석해 제공하는 지도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행정안전부의 생활안전지도를 들 수 있다.
도시기후변화 재해취약성지도와 생활안전지도는 주민들에게 재난 및 사고 유형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재난관리 계획 수립의 우선순위나 적정대책 선정에 활용되는 예방 단계에서 적용이 많이 되고 있다.

국민의 안전을 강화하는 공간정보기술의 중요성

마지막으로 사물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다양한 센서와 위치정보를 종합한 공간정보는 각종 재난에 대한 예측 및 분석에 활용될 수 있다.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기상센서와 위치정보를 통해 풍속, 습도, 강우량 등을 고려한 화재위험도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켄터기주에서는 천식환자의 호흡기 사용량과 공기측정센서 등의 데이터를 중첩해 포터블 호흡기의 신속한 배치는 물론 천식환자의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이 센서와 결합한 빅데이터 기반의 공간분석은 대부분 실시간 재난 관련 정보 제공을 기본으로 이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에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자신의 위치기반에 근거한 서비스(LBS)와 융합한 새로운 안전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재난 및 안전 분야에서 활용된 다양한 지도는 대부분 공간정보기술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자연재난과 관련된 재해지도는 일정 수준에 도달했으며, 실시간 영상 및 센서 데이터와 융합된 지도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연재난보다 사회재난의 발생빈도와 피해가 커지면서 실내 공간정보 지도, 시설물의 특성정보와 융합된 위치정보 등의 활용이 필요하나 아직은 기반 구축 수준으로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기존 공간정보와 쉽게 연계할 수 있는 센서정보 등을 검토하거나 기존 공간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공동활용 플랫폼의 활성화 등이 이루어진다면 자연스럽게 공간정보의 가치 향상을 이루고 국민의 안전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보다 안전한 국토를 위한 연구가 필요한 때이다.

공간정보기술과 관련 분석기술을 활용하여 구축되는 ‘위험지도(Risk Map)’는 제공하는 정보를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지형정보에 GIS 기반의 모델링을 통해 위험지역을 예측하는 지도와 과거 발생이력 및 위치정보를 결합해 보여주는 지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