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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토지 인허가 및 토지조사 업무의
자동화에 성공하다

(주)올앤올 문준호 대표의 책상에는 단단히 묶인 어마어마한 두께의 서류가 놓여있다. 토목엔지니어링사, 시공사 또는 토지개발 관련 공공기관에서 흔히 볼법한 서류 더미로, ‘토지개발’이라는 단어와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붙어 다니는 숙명적인 물건이다. 이 서류더미, 그리고 중소벤처기업부와 (주)올앤올이 수행한 중소기업R&D기획지원사업(S2716986 토지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정부/지자체의 건설인허가 지연 예측 및 예방시스템 개발)을 보여주면서 문준호 대표는 회사의 출발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건설은 건축물이나 도로 같은 토목시설물을 만드는 인간의 행위입니다. 대부분의 시설물은 토지의 지상이나, 지하에 만들게 됩니다. 그런데 토지는 면적이 한정되어 있고, 소유자도 다르고, 용도도 제각각 다르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토지를 이용하려면 관련 법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토지와 연결된 이해관계자(개인, 공공, 법인 등)와 법률, 규정이 매우 복잡하고 다양해요. 건설은 사라질 수 없는 인류의 오래된 산업이기에 저희 회사는 첫 번째 타깃을 토지빅데이터로 결정했습니다. 토지빅데이터를 활용해 건설 이해관계자들이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로 결정했고, 중소기업R&D기획지원사업을 통해 시스템의 실현가능성, 제품화 및 시장성 검증을 거쳐 본격적인 연구개발이 시작된 겁니다.”

건설은 인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지분을 가졌지만 그만큼이나 보수적이고 원초적인 작업 방식이 완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분야이다. AI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현재에도, 토목건설과 관련해서는 어마어마한 양의 서류가 쌓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바로 그 증거이다.

“건축과 달리 토목은 개발 대상이 되는 토지의 필지 수가 많고 면적이 넓습니다. 도로, 철도 등의 경우는 연장도 길죠. 이런 토목의 시작은 토지인데요. 그래서 기획설계 단계에서 지반조사와 같은 물리적인 조사뿐만 아니라 위치, 경계, 소유자, 토지이용 규제 등 형상이 없는 토지행정정보, 토지정책정보 즉 지적정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특히 하나의 토지에는 거미줄처럼 다양한 정보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토목에 사용되는 토지들은 서로 간에 연결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그 어느 분야보다 빅데이터 기술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하게 됐죠. 토지빅데이터를 활용한다면 건설 이해관계자들이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지금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스마트 건설의 첫 단계가 될 거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오픈소스 거버넌스로 날개를 달다

2016년에 세워진 (주)올앤올은 창업 후 2년 동안 건설 인허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산출물 검토, 지적, 도로, 철도 등 관련 법제도 분석으로 산출물 규격화, 업무 프로세스 정립 및 토지분석에 필요한 속성을 발굴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토지빅데이터와 건설 인허가 업무의 연결 고리를 찾았고 사업추진을 위한 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후 5년 동안 임직원 모두가 치열하게 달리며 특허 등록 6건, 공모전 수상 2건, R&D 성공 완료 2건 등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문준호 대표는 2018년 프로토타입 개발 후 시스템 고도화를 거쳐, 마침내 2021년 9월에 CETS(Civil Engineering Total Service) 1차 개발을 완료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CETS의 개발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상용제품의 경우 패키지별 라이선스 비용, PC 및 운영체제에 따른 설치제한, 클라이언트 프로그램 사용으로 인한 협업 어려움 등 문제가 있었습니다. 토지기반의 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기술들을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한거죠. 오픈소스를 적용하면 운영체제 및 상용 SW에 종속되지 않고 시스템의 호환성과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프로토타입 구현 시간을 줄여 업무 적용 가능성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요. 더 나아가 자체 기술 확보를 통한 기술개발 능력을 향상시켜서 기업가치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 것입니다.”

문준호 대표는 CETS 개발 스토리를 마무리하던 중 LX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공사) 이야기를 꺼냈다. “CETS 탄생은 국토정보를 데이터화한 LX공사 덕분”이라며 “공간정보에 있어서 국내에서 가장 경험이 많고 좋은 기술을 보유한 기관인 LX공사에 (주)올앤올의 빅데이터 기술과 경험이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LX공사와의 인연을 강조한 것이다.

이제 산업 영역의 빅데이터 플랫폼을 꿈꾼다

사실 모든 전환 과정이 그렇듯, CETS 시스템 구축까지는 (주)올앤올 직원들의 피땀이 스며있다. 2~3개월을 꼬박 매달려 수작업으로 토지조사, 분석, 용지비 산출 및 인허가 성과품 작성을 위해 토지대장, 등기부등본, 지적도, 캐드 도면 등과 엑셀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문준호 대표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CETS 프로그램을 실행하자, 모니터 위로 심플하고 직관적인 화면이 펼쳐진다. 잠시 후, 도(都)를 가로지르는 긴 도로건설 구간 위로 이 긴 토지에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와 소유주, 관리청, 용도 등의 표시가 동시에 나타났다.

“토지 행정을 하는 관공서, 검색으로 정보를 취합해야 하는 설계회사 입장에서는 토지가 가진 이러한 특성이 매우 복잡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농지, 임야 국유지 등 2~3가지 특성밖에 안 보이지만, 관련 전문가들이 파악해야 할 토지의 특성은 100가지가 넘습니다.”

실제로 화면 위에 나타난 각 카테고리를 클릭하자 엄청난 정보들이 수집되기 시작했다. 도로 건설에 필요한 농지, 주소, 소유자, 용도 등이 일목요연하게 나타났고, 데이터와 데이터가 충돌하는 부분은 별도로 표시되는 식이다. 개별 정보의 출처, 수집한 날짜도 모두 표시된다. 작업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한두 개지만, CETS는 무려 9단계에 걸쳐 확인하니 수작업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오류와 실수가 CETS 안에서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작업 속도 역시, 사람이 하던 것에 비해 무려 60배가 빠르다고 하니, CETS는 ‘혁신’ 그 자체인 셈이다.

지금까지 (주)올앤올은 세종~포천 고속도로 건설공사 도로구역 결정 인허가, 호남고속철도 2단계 4공구 실기 계획승인, 평택~오송 2복선화 4공구 건설공사 토지 특성 및 인허가 분석,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전력구 공사 인허가, 단양수중보 건설사업 실시계획 인허가 사업 등을 완성했거나 진행 중에 있다. 도로는 물론, 철도, 공항, 산업단지, 하천 등 토지를 활용한 모든 사업에서 굵직한 이력을 쌓으며 효율성을 높이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CETS를 좀 더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오픈소스 SW Mobile UI Framework인 Flutter와 Dart를 적용, 현장조사 모바일 서비스 개발을 통해 안드로이드, 아이폰 등의 크로스 플랫폼에 대응하고 지리 공간정보 자료의 공간 계량 분석, 공간 연산 및 공간 통계 분석 기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Git과 Jenkins를 연동하여 본사 시스템 및 서비스의 지속적 통합 및 배포를 자동화하고, 오픈소스 SW의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효율적인 Infrastructure 관리 및 향후 클라우드 전환을 위해 Docker 컨테이너와 쿠버네티스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대용량 및 실시간 데이터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토지빅데이터 전문기업’으로서 스마트건설 시대의 근간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대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