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상이 한자리에!

세계 유일 자율주행모터쇼,
제2회 판교자율주행모터쇼

판교 제2테크노밸리를 자율주행차의 중심으로 육성 중인 경기도가 지난 11월 15~17일 제2회 판교자율주행모터쇼를 개최했다. ‘새로운 경기, 자율주행 시대를 열다!’는 주제로 판교 제2테크노밸리 LH기업성장센터에서 열린 제2회 판교자율주행모터쇼는 1만 여 명이 방문하며 성황을 이뤘다.

Writer. 임영현 Photographer. 조인기(아프리카스튜디오)

제2회 판교자율주행모터쇼를 빛낸 자율주행차(성균관대, 제로셔틀, 나브야, 국민대학교)와 100% 전기로만 움직이는 인천대의 E포뮬러.

경기도 성남시 금토동과 시흥동 43만㎡(약 130만 평) 규모의 판교 제2테크노밸리는 자율주행 실증단지로 조성 중이다. 제로시티(Zero City)라고도 불리는 판교 제2테크노벨리에서 지난 11월 15~17일 제2회 판교자율주행모터쇼가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판교자율주행모터쇼는 세계 유일의 자율주행모터쇼로, 이번 행사는 자율주행차 제로셔틀(Zero Shuttle)의 최초 일반인 시승을 포함한 자율주행차 시승회, 자율주행 국제포럼, 자율주행 산업박람회, 대학생 자동차 융합기술 경진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11인승 자율주행차 제로셔틀, 최초 일반인 시승 이뤄져

4대의 무인 자율주행차가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선수들이 물속에서 호흡을 맞추듯 각기 다른 코스를 유려하게 주행하는 것으로 모터쇼의 막이 올랐다. 부드럽게 차량이 움직였지만 운전석에는 운전하는 사람이 없었다.
모터쇼의 하이라이트 시승회 행사에서는 경기도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의뢰, 3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의 일반인 시승이 처음으로 이뤄졌다. 제로셔틀은 운전자 없이 안전 최고 속도 25km/h로 달리는 11인승 저속 셔틀버스로, 지난 9월부터 판교에서 연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행을 해 왔다. 판교자율주행모터쇼 첫 날인 11월 15일 오전에는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 5명이 제로셔틀에 탑승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취재진이 탑승해 본 제로셔틀은 자율주행차와 각종 장치 간 네트워킹 기술인 V2X(Vehicle to Everything)와 정밀지도 덕분에 GPS 없이도 위치정보를 파악해 스스로 주행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제로셔틀이 판교 제1테크노밸리 내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사이 다른 자동차가 갑자기 끼어들자 제로셔틀은 급정거를 하며 안전거리를 확보했고, 이때 몸이 앞으로 쏠려 승차감은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에 대해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개발하고 있어 아직 승차감까지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제로셔틀은 차량에 장착된 센서 외에 관제센터에서 보내주는 정보를 융합해 판단하는 만큼 더욱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 기업에서 개발한 자율주행 미니버스인 나브야(Navya)와 승용차 형태의 자율주행차 시승도 마련됐다.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과 영국 히드로 공항 등 세계 17개국에서 운행 중인 나브야 차량에 백서우, 백건우 두 자녀와 함께 탑승한 서은주 씨(경기도 광주시)는 “인터넷 지역 카페에서 사전 신청 소식을 보고 접수했는데 운전자 없이도 차량이 주행하는 경험을 아이들에게 선물해 줄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아반떼 차량을 개조한 성균관대 SAVE팀의 자율주행차를 시승한 천성민·서경은 씨 가족(경기도 고양시)은 “자율주행차 탑승은 처음이라 불안함이 있었는데 커브를 돌 때도 안정감이 있어 놀랐다”며 “다만 코스가 짧아 아쉬웠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아들 천승원 군은 “운전자가 손도, 발도 대지 않았는데 차량이 저절로 움직여 신기했다”며 즐거워했다.

위 ) 이번 행사에서 경기도의 제로셔틀이 첫 일반인 시승을 진행했다.
아래 ) 자율주행 산업박람회에서 한국국토정보공사와 KT, 에스디시스템, 켐트로닉스가 공동 부스를 차려 판교 자율주행 실증단지 구축을 위한 지원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위 ) 자율주행차 시승회 신청자들이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아래 ) 자율주행 국제포럼에서 페이유왕 베이징 중국과학원 교수가 기조 강연을 진행했다.

국제포럼, 산업박람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선보여

LH기업혁신성장센터 안에서는 자율주행 국제포럼과 자율주행차 산업박람회가 열렸다.
페이유왕(Fei-Yue Wang) 베이징 중국과학원 교수의 기조 강연 ‘스마트 모빌리티를 위한 병행 주행(Parallel Driving for Smart Mobility)’을 시작으로 11월 15일, 16일 양일간 개최된 자율주행 국제포럼은 ‘자율주행과 미래교통 전망’, ‘스마트 모빌리티 핵심기술과 법제도 이슈’, ‘미래교통을 위한 교통혁신과 판교제로시티’ 등 3개 섹션과 자율주행 산업생태계 토론을 통해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자율주행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기회가 됐다.
자율주행 산업박람회에선 20여 개 관련 기관·기업이 차량 감지 센서와 자율주행차 부품, 초소형 전기차, 안전주행장치 등 자율주행차 관련 첨단기술을 선보였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판교 자율주행 실증단지를 함께 구축해 가는 KT, ㈜에스디시스템, 켐트로닉스와 공동 부스를 만들어 판교 자율주행 실증단지의 자율주행 공간정보를 수집하고, 자율주행 통합관제를 위한 고정밀 디지털 지도 제작과 GIS 플랫폼 구축 등의 사업을 소개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지난 9월 4일 경기도, 국토교통부, KT, 만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등 9개 기관과 함께 판교 자율주행 실증단지 활성화를 위한 상호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공간정보연구원도
자율주행 산업박람회에서
‘지능형자동차 인식기술 개발 지원을 위한
공개용 표준 DB 구축 및 평가시스템 개발’
과제를 소개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 공간정보연구원도 자율주행 산업박람회에서 ‘지능형자동차 인식기술 개발 지원을 위한 공개용 표준 DB 구축 및 평가시스템 개발’ 과제를 소개했다. 공간정보연구원이 주관기관으로서 2020년 5월까지 수행하는 이 과제는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관성항법장치(INS)와 같은 다중센서를 부착한 차량을 주행하며 데이터를 수집한 후 기준정보 생성기술·확장형 지도 구축기술·인식기술 평가방법 등의 개발 과정을 거쳐 공개용 표준 DB를 구축하고 이를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이다. 이 과제를 통해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지능형자동차의 상용화 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율주행산업박람회에선 자율주행 이동체 솔루션을 소개한 인포뱅크(주)와 교육기관과 연구소에 자율주행, 드론, 협동로봇 등을 공급하는 위고코리아(주)도 주목을 받았다.
행사 마지막 날인 11월 17일에는 자율주행차 나브야와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대결하는 ‘자율주행차 VS 인간 미션 수행’ 이벤트가 진행됐다. 나브야와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도로 S자 구간 통과, 정지선과 보행자를 인지하고 정지하기, 주차 등 여러 미션을 진행한 결과, 자율주행차가 4:1로 승리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 중 하나인 자율주행차를 2020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세계 유일의 자율주행모터쇼인 제2회 판교자율주행모터쇼는 우리나라 자율주행차 기술의 발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1년 앞둔 내년 제3회 행사에서는 어떤 진보한 기술들이 소개될지 기대해 본다.

지난 11월 15일, 이번 행사의 시작을 알린 개막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