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세계의 쌍둥이로서 디지털트윈은 새로운 기술의 실험 무대인 동시에, 현실에서 발생한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제어·해결하는 통로다. 특히 스마트시티와 같은 개방형 환경에 적용되며, 스마트시티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트윈을 통해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를 ‘플랫폼으로서의 도시’, ‘증강도시’로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황종성 MP에게 디지털트윈과 스마트시티 그리고 공간정보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Q. 디지털트윈은 스마트시티와 관련해 가장 뜨 거운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이전까지의 디지털 트윈과 스마트시티 등에 적용되는 디지털트윈 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이전까지 디지털트윈은 폐쇄된 산업현장에 주 로 적용됐습니다. 댐이나 발전설비, 공장시설 등의 운영 실태를 시뮬레이션해서 모니터링하 는 데 유용했기 때문이죠. 반면 스마트시티 등 에 적용되는 디지털트윈은 사회 공공 인프라 구 축을 위해 사용됩니다. 한 마디로 폐쇄형 디지 털트윈에서 개방형 디지털트윈으로 변모한 것 입니다. 그 선봉에 섰던 것이 싱가포르의 스마 트시티인 버추얼 싱가포르인데요. 국내에서는 몇몇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도입을 시도하면서, 공공영역 특히 도시에 디지털트윈이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Q.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 등 정보화 관련 사업 을 두루 섭렵하신 입장에서, 현재 국내 디지털트 윈 발전 수준은 어느 정도라 생각하시나요?

발전 수준에 대한 평가는 목표를 어디에 두는가 에 따라 달라집니다. 제조 및 산업 현장의 디지 털트윈은 데이터나 이미지, 대상물 등을 정확히 통제하고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상태 즉, 상당 한 수준에 다다랐습니다.
반면, 스마트시티 등 개방형 디지털트윈 기술은 이제 겨우 첫 발을 뗀 셈입니다. 하나의 ‘제품’으 로 기능하는 폐쇄형 디지털트윈과 달리 개방형 디지털트윈은 ‘플랫폼이자 생태계’이기 때문입 니다. 스마트시티에서 디지털트윈은 다양한 서 비스를 제공하는 바탕이 됩니다. 이를 위해서 는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해 관련 기술을 발전시 켜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건물, 수 도, 교통 등 각기 다른 플랫폼에 기반한 인프라 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으 로 업데이트하는 것도 어렵지만 중요한 부분입 니다. 또한 표준과 측위, 측정법 등을 통일시켜 도시 내 CCTV나 센서들이 보내는 정보를 통합 하고 공유하는 것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 해 있습니다. 도시와 같이 개방된 공간에 디지 털트윈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감히 ‘도전’이라 표현하는 이유입니다.

Q.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부산 에코 델타 스마트시티에 디지털트윈을 적용한 이유 는 무엇인가요?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의 지향점은 ‘플랫폼 으로서의 도시(City as a platform)’입니다. 상하 수도, 전력, 도로 등 편의성을 제공해왔다는 측 면에서 이전의 도시들도 플랫폼으로 기능해왔습니다.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모 든 플랫폼이 갖춰진 도시’입니다. 내비게이션이 나 로봇, 자율주행자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스 마트시티 구축에 있어 디지털트윈은 선택이 아 닌 필수입니다.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디지털트윈을 통해 정확하게 시뮬 레이션하고 제어해야 하기 때문이죠.

최종 결과물로서
공간정보는 이미 최고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반면,
공간정보가 플랫폼으로서
기능하려면 개방성 확보와
표준화에 좀더 힘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플랫폼으로서의 도시’라는 개념이 신선하게 여겨집니다. 이를 위해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 티에는 어떤 기술이 적용될 예정인가요?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될 2022년, 거주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들과 그 바탕이 될 기술들에 대 해 생각한 결과 크게 세 가지 목표를 정했습니 다. 첫째, 도시의 다양한 데이터를 취득할 수 있 는 디지털 플랫폼, 둘째 디지털트윈을 구현하고 정확한 측위를 측정할 수 있는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및 VR(Virtual Reality, 가상현 실) 플랫폼, 마지막으로 도시 내 다양한 시설물들 이 로봇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돕는 로봇 플 랫폼입니다. 이 세 개의 플랫폼이 탄탄하게 갖춰 진다면, 그 기반 위에서 행정이나 헬스, 재난대응 등 다양한 서비스가 탄생하리라 기대합니다.

Q. 친환경 스마트시티, 효율성 높은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스마트시티의 사례와 비교해, 플랫폼 으로서의 도시는 어떤 장점을 갖게 되나요?

이전까지 스마트시티는 도시 자체를 위해 존재 했습니다. 도시의 효율성이나 도시의 환경을 향 상시키는 데 집중했던 것인데요. 반면 부산 에 코델타 스마트시티를 통해 저희는 ‘증강도시’, 즉 거주자들의 능력을 강화시키는 스마트시티 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공 간을 지각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좋아진 것처럼, 언어를 모르는 외국인도 편히 살 수 있고 거동 이 불편한 사람도 로봇 등을 이용해 편리하게 움직일 수 있는 도시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이 구체화되려면 공간적 맥락 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길을 찾거나 로봇을 특정한 위치로 이동시키려면 현 재 위치가 어디인지, 목표 지점까지 가는 여정 중 새롭게 발생한 상황은 없는지를 파악해야 합 니다. 이때 그 매개체가 되는 것이 바로 디지털 트윈입니다. 디지털트윈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간 내의 변화 를 파악하고 다양한 기기들과 공유함으로써 서 비스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때 디지털트윈은 제품 자체가 아닌 플랫폼 혹은 인풋으로서의 공 간정보라 할 수 있습니다.

Q. 디지털트윈을 인풋으로서의 공간정보라 표 현하셨습니다. 플랫폼으로서의 디지털트윈을 위해 공간정보는 어떤 측면을 보강해 나가야 할 까요?

측량이나 수치데이터 베이스 생성, 이미지화 등 최종 결과물로서 공간정보는 이미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반면, 플랫폼으로서 공간정보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첫째, 서비스 지향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 정 보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니즈, 기술의 지향점을 파악하고 판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지 요. 둘째, 최종 결과물이 아닌 플랫폼인 만큼, 다 른 부분들과 융복합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 를 위해서는 개방성 확보와 표준화에 좀더 힘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 겠지만, 이해 당사자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기술 을 개발한다면 공간정보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Q. 끝으로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를 통해 구현하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앞서 언급한 ‘플랫폼으로서의 도시’라는 개념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입니다. ‘증강도시’라는 개념 역시 마찬가지고요. 이러한 개념과 목표를 성공적으로 구현시켜,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 에게 도시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하려 합니다. 사실 그동안의 스마트시티 사업에서는 대도시 가 더 많은 혜택을 받았습니다. ‘규모의 경제’의 이점을 누리는 대도시들이 여러 면에서 유리하 기 때문입니다. 저는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를 통해 중소도시도 얼마든지 스마트시티를 구 현할 수 있고, 생활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가 대한민국 스마트시티 나아가 글 로벌 스마트시티의 레퍼런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30분 안에 대도시에서 할 수 있는
일과 중소도시나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일의 수는 얼마나 다를까.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계획을
총괄하며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져온 질문입니다. 규모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편의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스마트시티,
개인의 능력을 증강시켜
누구나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증강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