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고 분석하고 신고까지?

매의 눈으로

공공 안전을 지킨다

지능형 CCTV

글.신지선

도로는 물론 골목길, 학교, 지하철, 건물, 쇼핑몰, 사업장에서 공공의 안전을 지켜온 CCTV. 개인 사생활 침해니 뭐니 말이 많기는 하지만 표면적으로 국민 대다수는 CCTV의 순기능, 즉 안전 지킴이 기능을 높이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AI 기술을 융합해 새롭게 개발된 지능형 CCTV는 공공의 안전을 지키는 스마트시티 기반 시설로 서서히 그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 때문일까? 정부와 공공기관, 지자체들은 재난안전 예산 중 막대한 규모를 지능형 CCTV 설치에 투자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를 겪었던 서울시도 2026년까지 공원, 등산로를 포함한 서울 전역에 AI 기반 100% 지능형 CCTV를 설치하겠다고 까지 공언했다. 대체 지능형 CCTV는 기존의 CCTV와 어떤 점이 다르기에 이렇게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겠다는 것일까? 지능형 CCTV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기로 하자.

인력과 시간 절약하며
더 철저하게 안전 지킨다

끔찍한 사건·사고가 벌어진 현장. 언제 어떻게 무엇 때문에 사건·사고가 일어났는지 짐작하기조차 어려울 때 우리가 무조건 찾는 것이 있으니 바로 CCTV다. 영상을 확보한 경찰이나 관제센터는 그 순간부터 CCTV의 기록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그 안에서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실제로 관제센터에 가보면 모니터에 수십 개의 CCTV화면이 한 번에 비치고 관제 인력이 아무리 열심히 본다고 해도 모든 상황을 빨리 알아차리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의 해결책을 지능형 CCTV 설치에서 찾는다. 인력과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공공의 안전을 더 철저히, 그리고 신속하게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기록만 하는 CCTV?
분석하고 감지하고 대응하는 CCTV!

기존의 CCTV와 지능형 CCTV는 무엇이 다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기존의 CCTV는 영상을 찍고 보관하는 단순 모니터링 기능이 전부다. 때문에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사람이 일일이 기록된 영상물을 보고 분석해서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좋지 못한 화질이나 날씨, 어두움으로 인해 확실한 감지를 해내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로 발생하게 된다.
반면, 지능형 CCTV는 이런 기존의 CCTV에 컴퓨터 비전, AI 기술 등을 적용한 것이다. 덕분에 디지털 영상 내 피사체의 속도, 크기, 이동 등의 패턴 변화를 인공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이상 상황을 즉각적으로 감지, 분석할 수 있다.
한 가지 예시를 들어보자. 어두운 밤 공원 한쪽에서 퍽! 하는 소리가 나고 사람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자. 예전처럼 어두운 공원을 비추기만 하던 CCTV라면 그 상황을 그저 흐릿하게 기록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능형 CCTV는 소리가 난 방향을 감지, 추적하여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 분석하고 이를 관리실에 통보, 경찰까지 출동시킨다. 인간의 이상 행동 패턴의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를 학습한 AI가 사람의 배회, 침입, 넘어짐, 쓰러짐, 방치, 폭행, 절도 등 이상 상황을 인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능형 CCTV 앞에서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그 장소를 사각형으로 표시해 ‘폭력’, ‘칼부림’, ‘쓰러짐’ 등의 문구와 함께 경고 사인을 띄우기도 한다. 이렇게 사인이 뜨게 되면 관제센터에서는 보다 손쉽게 이 상황을 인지, 초기에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최근에는 관제센터의 인력 충원이 CCTV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관제요원 1인당 봐야 하는 CCTV 대수가 자그마치 1,000대가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열심히, 빨리 본다고 한들 모든 사건·사고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능형 CCTV 설치는 관제센터의 시간과 인력 낭비를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대책이 될 것이다.
그 뿐인가? 지능형 CCTV는 재난이나 이상 기후, 인구밀집 상황 등에도 초동 대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 예상 가능한 위험요소를 사전 설정하고 이상 징후를 탐지하기 때문이다. 지능형 CCTV가 능동적으로 개입하면 대규모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있을 수 있는 화재, 폭발, 지진 등과 같은 재난 예방도 가능해지고 차량 속도, 방향, 흐름 등을 분석하는 교통 관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흔히들 아는 것 외에도 쓸모가 많은 지능형 CCTV, 그 응용 분야가 어디까지인지 더 살펴보기로 하자.

표1. 단순형 CCTV vs. 지능형 CCTV

단순형 CCTV 지능형
동작 단순 감시 기능 영상을 통해 폭행장면 등을 자동 인식
특징 모니터링 요원 24시간 수동 감시 컴퓨터가 특징적인 사람이나 사물의 행위 인식
장단점 유지보수 용이 모니터링 요원에 의한 사건/사고 식별 정확한 식별을 통한 관리 특정 상황 발생 시 알람 등을 통해 관제 요원에게 통보
활용 단순 감시 객체인식 지능형 보안 및 안전 분야

지능형 CCTV는 기존의 CCTV에 컴퓨터 비전, AI 기술 등을 적용한 것이다. 덕분에 디지털 영상 내 피사체의 속도, 크기, 이동 등의 패턴 변화를 인공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이상 상황을 즉각적으로 감지, 분석할 수 있다.

인파 밀집 감지부터 산업 현장 안전 관리까지!

정부와 서울시는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인파 밀집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전국 100곳에 지능형 CCTV를 포함한 재난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CCTV의 영상 분석을 토대로 대규모 인파가 몰린 곳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설치된 지능형 CCTV는 실시간으로 인파 밀집을 감지할 수 있고 단위 면적(㎡) 당 인원수를 자동으로 확인하여 현장 전광판에 표시한다. 일정 단계 이상 밀집도가 올라가면 안내방송이 나가고 경찰과 소방 등 대응 인력에 상황이 전달되어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그런가 하면 원자력 발전소나 정유시설, 통신시설 등 국가 중요시설물을 지키는 데도 지능형 CCTV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지능형 CCTV는 수상한 사람의 움직임이나 화재, 연기, 안개 등을 감지하여 관제센터에 즉시 상황을 알리고 소방서와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연계하여 첨단 보안 시스템을 작동시킬 수 있다. 알다시피 국가 중요시설물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막대한 인명 피해와 시스템 마비라는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만큼 초동 대처가 중요한 분야인 것. 때문에 AI와 빅데이터가 만나는 지능형 CCTV 설치가 그 어느 곳보다 필요하다.
재해와 환경 모니터링으로 활용되는 지능형 CCTV의 활약상도 소개해볼까? 한전은 얼마 전 경북 울진의 송전철탑 2곳에 지능형 재해,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을 시범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CCTV 영상을 스스로 인식, 분석하여 산불이나 산사태 등 재해 상황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13만장의 관련 이미지를 딥러닝한 재해, 환경 모니터링용 지능형 CCTV는 작은 산불의 연기나 불씨도 식별해낼 수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은 산양 같은 멸종위기종의 생태 특성 연구나 산사태 징후 감지에도 도움을 준다. 산사태 징후 감지를 위한 산사태 변위 측정 센서까지 갖추었기 때문이다. 한전이 도입한 이 시스템은 산림청과 환경청,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공유하여 산불 피해를 예방하고 환경 보전에도 활용될 것이다.
이외에도 지능형 CCTV는 전국 3,900곳에 설치되어 도로 교통량을 분석하고, 영상 내 목표물까지 가시거리를 분석하여 안개 탐지 서비스도 제공하며, 2027년을 목표로 구축하고 있는 차세대 119시스템과 한강 자전거도로 과속 방지 그리고 실종자 수색에도 빠짐없이 이용된다. 범죄 예방이나 재난 대응 등에 활용하는 공공 안전 관리, 교통량 통제나 교통사고 예방 등에 활용하는 교통 관리, 화물 도난 방지, 출입 통제 등에 활용하는 물류 관리, 산업 현장에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산업 안전 관리에 폭 넓게 이용되며 스마트 시티의 기반 시설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표2. 지능형 CCTV 세대별 발전 현황

1세대(디지털) 2세대(네트워크) 3세대(지능형AI)
카메라 아날로그, 디지털 디지털, IP카메라 IP카메라, 엣지카메라
해상도 SD급(720 X 480) FHD급(1920 X 1080) UHD급(7680 X 4320)
압축 MPEG2 MPEG4, H.264 H/265(HEVC)
전송매체 동축케이블, 광케이블 10/100M 네트워크 100M/1G 네트워크, 5G무선
영상분석 단순 모니터링 풀셋 기반 분석 AI·EDGE 분석 상황인식
저장 VCR, DVR DVR, NVR NVR, 클라우드

출처: 한국인터넷 진흥원

현재 전국적으로 전국 3,900곳에 지능형 CCTV가 설치되어 도로 교통량을 분석하고, 영상 내 목표물까지 가시거리를 분석하여 안개 탐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2027년을 목표로 구축하고 있는 차세대 119시스템에도, 한강 자전거도로 과속 방지에도, 실종자 수색에도 빠짐없이 이용될 예정이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산업 안전 관리에 폭 넓게 이용되며 스마트 시티의 기반 시설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Box. 지능형 영상 보안기술
1. 영상 전처리기술
- 지속적으로 변하는 영상 안에서 배경을 분리 및 제거해, 움직이는 전경만을 동적으로 검출
- 입력된 영상에서 노이즈를 제거하고 정보를 명확히 해 후처리 지능형 기술의 성능 향상
- 동적배경 모델링 및 세그멘테이션 기술, 영상 보정 기술
2. 객체탐지 및 분류
- 사람, 차량, 동물 등 관심있는 객체 탐지
- 탐지된 객체를 상세 종류 및 사람 인식결과 등으로 분류
3. 객체 추적기술
- 단일 카메라 내에서 특정 객체의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추적
- 다중 카메라로 움직이는 특정 개체를 추적하는 멀티 카메라 오브젝트 트래킹(Multi Camera Object Tracking)
4. 영상 보안기술
- 영상센서 해킹 방지, 영상 암호 및 복호, 위변조 방지 등 보안 침해방지 기술
- 영상 내 얼굴, 차량번호판, 창문 등 사생활 영역만 비식별화 및 복원하는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

정확도 높이고 오판 줄이며 사각지대 밝힌다

인공지능 기술이 들어오면서 우리 사회의 여러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안전과 보안 분야도 마찬가지다. 그 선두에 선 것이 바로 지능형 CCTV다. 물론 아직 지능형 CCTV 기술과 제도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전해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정확도를 높이면서 오판을 줄이기 위한 기술이나 데이터를 서버로 보낼 때 발생할 수 있는 통신과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가 적극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 기술이 가까운 미래, 공공의 영역에서 보안과 치안 확보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다. 지능형 CCTV 기술이 하루 빨리 안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기술과 제도가 확립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우리가 놓치고 있는 안전의 사각지대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되기를, 나날이 심화되어가고 있는 기후위기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범죄에서도 우리 사회를 지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