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

쉼표를 만드는 기술,

공간정보

정리.편집실

HMD를 쓰고 게임을 하고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여행 계획을 세우고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전시를 보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수많은 이들은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여가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공간정보는 이렇듯 새로운 레저활동을 가능케하는 인프라 혹은 플랫폼으로 작용한다.

CASE 1. 위 치기반서비스와 AR 활용한 스마트폰 게임

2016년 닌텐도의 포켓몬고가 세계인을 열광시켰다. 출시 직후 미국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석권했고, 출시 이후 4일 동안 닌텐도의 주가가 60% 이상 상승했을 정도다.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와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그리고 인기 캐릭터 포켓몬의 결합 덕분이었다. GPS와 AR은 이미 익숙한 용어가 되었지만 각각의 원리를 통해 포켓몬고를 다시 살펴 보자.
먼저 GPS는 삼각측량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4개의 인공위성에서 위치와 시간 정보를 수신해 인공위성까지의 거리를 계산한 후 자신의 위치 좌표를 파악한다. AR은 말 그대로 실제 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로, 2023년 현재는 일반화되었지만 2016년 당시에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포켓몬고 게임에서는 현실세계에 있는 물체 뒤로 캐릭터를 움직이게 해 현실감을 높였다.
이렇듯 GPS와 AR에 기반한 포켓몬고의 작동 방식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현재 도심 한복판에 있을 경우, GPS로 위치를 파악한 후 알고리즘으로 지면을 인식해 주변에 있는 포켓몬을 나타낸다. 이어 가속도계와 나침반, GPS를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한 후 포켓몬을 이동시킨다. 가장 매력적인 대목은 포켓몬과 사용자의 주변 환경이 적극 활용된다는 점이다. 공원에서 포켓몬을 포획하려고 하면 포켓몬이 풀밭에서 뛰거나 분수에 뛰어드는 식이다. 하지만 더 많은 포켓몬을 잡기 위해 GPS를 조작하는 사용자들이 생겨났고, 게임에 몰두하다 낙상이나 교통 사고를 당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한때 인기가 수그러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켓몬고는 마니아들에 힘입어 명맥을 이어 왔고, 올해의 경우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다만 출시 7년 사이 AR 게임들이 쏟아져 나온 터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수원시 ‘터치수원’ 앱

CASE 2. 더 편리하고 생생한 스마트관광

많은 이들이 첫 손에 꼽는 레저활동 중 하나인 여행 역시 디지털 기술 발전의 세례를 받고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스마트관광 산업이 한층 성장했다. 국내 공공부문 역시 스마트관광플랫폼 개발에 적극 나서며 지역의 특색을 살린 관광 코스 개발에 나서 왔다. 일례로 인천시는 여행자의 취향을 분석해 개별화된 인천 관광 코스를 제공하는 인천e지에 여행코스 기획부터 교통 예약 및 결제 서비스 기능을 탑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제2의 스마트관광도시로 선정된 수원시는 ‘터치수원’ 앱을 통해 수원 화성 관광특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과 편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정조대왕 능행차 을묘원행을 소재로 개발한 혼합실감체험 미디어버스를 운행하는 것은 물론, 수어서비스, 문화관광 해설사 등을 통해 유니버설 관광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공사)는 국내 아름다운 관광지를 메타버스에 구현한 초몰입형 관광 서비스 기반 마련에 한창이다. 3차원 데이터와 디지털트윈으로 현실세계를 재현하고 CCTV와 IoT(사물인터넷) 센싱 데이터를 이용해 현실세계를 24시간 동기화해 시간별로 변화하는 모습을 표현할 수 있게 해왔고, 관광지에 서식하는 생물들을 완벽하게 재현하거나 역사 유적지나 문화재 역시 실재 크기와 면적 그대로 구현해 초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주를 시작으로 LX디지털트윈 관광 서비스 구축에 나선 LX공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관광강국으로 도약할 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CASE 3. 메타버스 전시와 미디어아트

디지털트윈, 위치기반, 혼합현실 등 공간정보 기술은 예술산업과 관람 문화에도 변화를 초래했다. 미술 애호가들은 메타버스 갤러리에서 미술 작품을 확대 및 축소해서 자세히 즐길 수 있는 경험에 환호했고, 이러한 열기는 NFT와 연계한 작품 전시 및 구입, 메타버스 도슨트 등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운영시간에 관계 없이 24시간 작품을 전시할 수 있고 국경을 초월해 세계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20세기 중반 이후 탄생한 미디어아트 역시 최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디어아트는 사진과 TV, 비디오카메라, 컴퓨터, 인터넷을 주요 도구로 사용하던 것에서 한발 더 나가 AR과 VR 등을 비롯해 현존하는 모든 기술을 총동원하며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디어아티스트들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며 혼자 모든 것을 만들어내던 방식에서 벗어나 분업을 통해 작품을 만드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아티스트들의 이러한 노력은 관람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벽면, 바닥 등 사방을 이용한 작품을 능동적인 방식으로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들은 기술은 예술의 재료인 동시에 또 다른 가능성의 문을 여는 열쇠라는 점을 새삼 확인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