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의 진화에는 한계가 없다

공간정보와 함께
보고 듣고 즐기는
재미가 달라진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은 일하는 방식은 물론 쉬는 방식 즉, 레저(Leisure)에도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운동, 여행, 공연이나 전시 나아가 스포츠 관람 등을 비대면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극강의 생동감까지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레저의 정의와 함께, 공간정보에 기반한 새로운 기술들이 우리 레저생활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알아본다.

레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레저(Leisure, 여가)의 정의는 ‘일이나 공부 따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시간 혹은 그 시간을 이용해 쉬거나 노는 일’이다. 이 단어는 ‘허가된, 여유가 있는’이라는 뜻의 라틴어 licere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레저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인류가 산업사회로 진입한 이후다. 사실 산업사회 이전까지는 노동과 놀이 혹은 오락이 확연히 구분되지 않았다. 반면 산업사회 이후 생계수단을 위한 노동 그 자체에 집중하는 노동자 계급이 탄생했고, 그 수가 증가하면서 인권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어 노동자의 자유시간이 점차 증가했다. 이후 노동자들은 자유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 모색에 나서며 레저의 개념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1930년대 자본주의의 고도성장과 함께 미국과 유럽 등에서 레저 붐이 일기 시작했다. 다만 레저는 시대나 지역, 민족에 따라 차이가 큰 편으로 레저의 영역을 뚜렷이 규정짓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종류의 레저를 얼마나 충분히 즐기고 있을까? 2022년 4월 컨슈머인사이트가 성인 1만 1,2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여가시간은 일주일 평균 27.9시간, 하루 평균 4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대상자들은 이 시간을 활용해 취향에 따라 OTT 감상, 게임, 스포츠 관람 등 수동적인 활동과 함께 캠핑, 여행, 피트니스 등 적극적인 활동을 즐긴다고 답했다.

기술 발전과 팬데믹이 바꾼 레저 트렌드

2020년 시작해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은 레저의 개념을 또 한 번 바꿨다. 팬데믹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기, 사람들이 바깥 활동을 하는 대신 집안에 머무르면서 다양한 활동에 나선 탓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공간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들은 제 몫을 톡톡히 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VR과 AR, 메타버스 등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잇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야외에서 사이클을 즐기던 사람은 단순히 실내자전거를 타는 대신, 즈위프트 등을 즐기게 됐다. 즈위프트는 각자의 아바타를 이용해 가상공간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는 메타버스 게임으로, 가상공간 속 친구들과 함께 맵을 선택해 운동을 하는 것은 물론 직접 대화를 하거나 속도 등을 겨룰 수 있다. 평소 미술관이나 박물관, 심지어 콘서트홀을 즐겨 찾던 이들 중 일부도 디지털 세상으로 옮겨갔다. 실제 전시를 3차원으로 구현한 온라인 전시관에서 360도로 작품이나 유물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고, 유명 가수의 콘서트나 클래식 공연 또한 보다 생동감 있게 즐기게 된 덕분이다. 이외에도 줌(Zoom)을 이용한 독서토론이나 취미모임 등에 참여하는 등 기술 발전으로 인해 레저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첨단 기술이 발굴한 새로운 레저 분야

드론 축 구가 대표적이다. 드론축구는 탄소 소재의 보호 장구에 둘러싸인 드론을 공으로 삼아 축구 골대에 넣는 신개념 스포츠로 2016년 전주시와 캠틱종합기술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보급했다. 두 팀으로 나눠 각각 5명 이하의 선수와 5개 이하의 드론볼을 갖고 진행하는데, 경기는 한 세트에 3분씩 3세트로 진행된다. 2017년 제1회 전주시장배 드론축구대회 개최를 시작으로 2023년에는 세계 최초의 드론축구대회가 열려 20개 이상 팀에서 2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순위를 다투는 경쟁이라는 점에서 스포츠로 분류될 수 있지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관람하는 재미를 고려하면 ‘드론축구 관람’ 역시 레저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한편 요즘 초등학교들에서도 가상현실과 접목한 다양한 레저 시설을 확충 중 이다. 일례로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남는 교실에 야구, 양궁,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인 VR스포츠실을 마련하며 우수사례에 꼽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