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의 하나로 꼽힌다. 촬영은 물론 수색과 정찰, 구조 및 재해 대응, 물류 이동 등 그 활용성이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이러한 다각도의 활용 이면에 반작용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드론은 소형 무인 항공기이면서 원격 조종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각종 자폭 테러에 악용되기도 하고 사생활 침해와 같은 범죄에도 이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불법 드론에 대응하는 안티 드론 기술 역시 급성장 하고 있다.

안티 드론 Anti-Drone
: 불법 드론 공격의 무력화

안티 드론이란 말 그대로 드론을 무력화 하는 기술이다. 이 안티 드론 기술의 등장은 드론의 탄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드론이 처음 사용된 곳은 전쟁터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적지에 정보 수집을 위해 투입된 이래 드론은 원격탐지장치나 위성제어장치 등의 최첨단 장치를 탑재하고 점점 더 그 활용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문제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18년 12월 영국 런던의 개트윅공항 사태를 꼽을 수 있다. 미확인 소형 드론이 이곳에 침입하면서 공항에 이착륙을 준비하던 모든 비행기가 회항 또는 다른 공항으로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항공기 700여 편이 36시간 동안 운항에 차질을 맺었고, 12만 명 승객의 발이 묶였다. 뿐만 아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에는 국가방위군 창설 기념식장에서 대통령 연설 중 인근에 폭약을 실은 드론이 폭발하는 사고도 있었고, 일본의 경우에는 총리 관저에 소량의 방사성 물질을 담은 드론이 날아드는 사건도 있었다. “드론은 가장 유용한 비대칭 무기(非對稱武器)가 될 것”이라는 테러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안티 드론 기술은 비행의 감시부터 운용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 해킹이나 추락 등의 방법으로 드론의 작동을 정지시키는 모든 과정이 포함된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은 크게 소프트킬(Soft Kill)과 하드킬(Hard Kill)로 나뉜다. 소프트킬 방식은 전자적으로 드론을 무력화 하는 것으로 재밍(Jamming)과 지오펜싱(Geo-fencing), 스푸핑(Spoofing) 등이 포함된다. 또한 하드킬은 물리적 충격으로 드론을 제압하는 방식을 말한다.

재밍 Jamming,
지오펜싱 Geo-fencing,
스푸핑 Spoofing
: 전자적 방식의 소프트킬, 서서히 은밀하게

재밍은 전파교란을 말하는데, 드론의 라디오통신이나 GPS 항행에 혼선을 주는 것이다. 제조사나 제품의 사양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드론은 조종자와의 통신이 단절되면 이륙한 곳으로 돌아가거나 통신을 회복할 때까지 제자리 비행 혹은 제자리 착륙을 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따라서 전파교란은 가장 저렴하고도 효율적인 안티 드론 기술로 꼽힌다. 그런데 국내 법률상 이는 불법에 해당해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또한 전파교란 시에 해당 드론과 같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통신장비들 역시 함께 혼선을 빚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지오펜싱은 드론의 항법 소프트웨어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특정 지역으로 비행하지 못하게 강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소프트웨어 해킹과 같은 상황에서는 효과가 없어 기술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스푸핑은 사전적 의미인 ‘속이다’에서 알 수 있듯이 속임을 이용한 공격을 총칭한다. 네트워크에서 스푸핑 대상은 MAC주소, IP주소, 포트 등 통신과 관련된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그물과 레이저빔
: 한번에 강력하게 제압하다

불법 드론을 저격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움직이는 표적을 정확하게 겨냥한다는 게 이론과 실제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티 드론을 제압하기 위해 그물이 적극 사용된다. 드론은 프로펠러가 멈추는 순간 비행이 불가능해지는 구조라 그물은 일견 원시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확실한 방법도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물보다 진일보한 기술은 바로 레이저빔이다. 레이저빔은 불법 드론을 감지하고 추적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런데 이 기술은 연구개발에 있어서도 적잖은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하늘의 점처럼 보이는 물체를 조준해서 맞추는 데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기에 여전히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또한 타격된 드론이 불타면서 수직 낙하할 경우 인력이나 시설에 2차 피해를 발생시키고 불발될 경우에도 원치 않는 피해가 발생하기에 상당한 연구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