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항저우시는 2,000여 년 역사를 지닌 도시로 현재 상주인구는 약 981만 명으로 집계된다. 또한 2018년 기준 항저우시의 GDP는 약 1만 3,509억 위안(약 227조 2,213억 원)으로 중국의 도시 중 10위를 차지한다. 최근 몇 년간 항저우는 급속한 변화를 꾀해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전자상거래 선두기업 알리바바(Alibaba, 阿里巴巴)와 깊은 관련이 있다. 중국을 넘어 글로벌 일류 도시를 향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항저우의 스마트시티 면모를 살펴본다.

교통은 도시의 자존심이다

“교통은 도시의 자존심이다. 도로 위 폐쇄 카메라 데이터를 교통위반을 처리할 때에만 쓰는 것은 낭비이다.”

알리바바 기술위원회 주석 왕젠(王坚) 박사

2016년, 교통난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 데이터의 효율적 처리 및 운용을 통해 항저우를 ‘중국을 넘어 글로벌 일류 도시’로 건설하기 위해서 항저우시 정부는 알리바바와 함께 ‘시티브레인’ 계획을 발표했다. 그 후에 항저우는 중국에서 시티브레인 모델로 정부 및 사회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도시를 관리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되었다. 2018년 5월, 항저우는 첫 번째 시티브레인 발전 계획을 공개하고 앞으로 5년 동안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도시 인프라 건설이라는 목표를 확립했다.
시티브레인 2.0시스템을 통해 항저우 교통경찰관리센터는 도로에서 운행되고 있는 110만 대의 자동차 운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교통관리자는 시내 교통 운영 실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긴급 상황 발생 시, 항저우 시내 8만여 개의 신호등을 원격 조정해 구급차 배차 및 사고현장 도착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공개 데이터에 의하면, 시티브레인 적용 후 항저우 구급차의 사고현장 도착시간은 이전 대비 7분이 빨라졌다고 한다. 더불어 시티브레인 2.0시스템은 도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110가지의 교통 이슈를 처리하고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200여 명 교통 경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고 발생 시 근처에 있는 교통 경찰에게 연락해 바로 현장에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자동으로 처리되는 교통 민원은 매일 3만여 건에 달한다.

이와 같이 항저우에 스마트 교통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일반도로의 평균 통행시간은 15.3% 감소했으며, 고속도로는 평균 4.6분이 절약된다고 한다. 더 나아가 스마트 교통 시스템은 단순히 교통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 대중교통 노선을 계획하고 장기적으로는 교통 정책을 수립하는 데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시티브레인 2.0시스템을 통해 항저우 교통경찰관리센터는 도로에서 운행되고 있는 110만 대의 자동차 운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교통관리자는 시내 교통 운영 실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방대한 데이터 공유 및 처리 방법

시티브레인 도입 이전에 항저우시는 산하 공공기관 61개와 공기업 34개에 보유된 정보 시스템 899개, 데이터베이스 627개가 서로 공유되지 않아 정보 교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게다가 이렇게 축적된 공공 데이터 수가 1,000억 개 이상에 달해 처리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항저우시는 시티브레인 리소스 관리 플랫폼 구축을 시작했다. 이 플랫폼은 데이터의 집계 및 처리, 리소스 리스트업, 검색 및 분석 등을 제공하는데, 2018년 1월 기준으로 59개 관할부서의 4,118장 시트, 6만 3,169개 필드(field), 누계 총 310억 6,800개 데이터를 집계했다. 앞으로 이 플랫폼은 끊임없이 개선되고 확장될 예정이다. 항저우시는 리소스 관리 플랫폼 외에도 분산형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초대용량 데이터의 처리를 가능하게 했는데, 이 기술은 만 개 이상 채널의 동영상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할 수 있다.
항저우는 시내에 설치된 5만여 개의 도로 카메라 영상을 24시간 검토하기 위해서는 15만 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했는데, 시티브레인 천경(天擎) 기술을 통해 16시간짜리 영상을 1분 내에 처리하는 신기원을 이뤘다. 여기서 천경이란 알리바바가 개발한 다양한 포맷의 동영상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또한 항저우 시티브레인은 천요(天曜), 천영(天鹰), 천기(天机)라는 인공지능 비전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천요는 도시 내 교통사고 등을 실시간 감지해 자동 순찰의 역할을 담당하고, 천영은 빠른 속도로 목표물의 위치를 측정해 실종 조사 및 뺑소니 추적 등에 활용되며, 천기는 동영상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교통량을 예측해 경찰 인력 배치나 대중교통 배차 간격을 조율한다.

항저우시는 리소스 관리 플랫폼 외에도 분산형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초대용량 데이터의 처리를 가능하게 했다. 이 기술은 만 개 이상 채널의 동영상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할 수 있다.

‘무(無) 현금’ 모바일 결제 모범도시

항저우는 대표적인 기업인 알리바바의 영향을 받아 현금을 쓰는 것보다 알리페이(Alipay, 支付寶)를 통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일상생활에서 더 많이 이용한다. 현재 항저우에서는 98%의 택시, 95%의 유통소매업에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 과자를 사는 것부터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병원을 방문하고 여행지 티켓을 예약하는 것 등 휴대폰만 있으면 모든 게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항저우는 중국에서 유명한 ‘모바일 결제 모범도시’가 되었다.
모바일 결제의 보급은 시민들에게 일상의 편리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경영자들에게는 결제 및 정산의 시간을 절약해준다. 또한 비즈니스 운영의 효율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소비 데이터의 집계, 소비 패턴 분석 등에도 도움이 된다. 경영진들은 이 기록들을 통해 더 효율적인 고객관리, 더 정확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비즈니스 운영을 더욱 스마트하게 진행하면서 고객들에게 더욱 개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정부 측면에서는 이러한 생활의 기록들을 통해 더욱 합리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더욱 효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모바일의 활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항저우는 데이터 리소스 및 알고리즘 플랫폼을 바탕으로 시민과 기업의 니즈에 맞춰 행정 서비스, 공공 서비스 등을 통합하는 스마트 서비스 체계를 만들고 ‘모바일 민원처리도시(移动办事之城)’를 구축하기도 했다. 또한 2017년 11월에는 ‘항저우 정무(杭州政务)’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해 모바일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 데이터베이스 보완을 위해 시민 및 기업의 수요를 동시에 수집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비용 절감과 효율 제고를 위해 기업경영, 혁신창업, 인재서비스 및 인큐베이팅 등을 통합하는 원스톱 디지털 기업 서비스 플랫폼도 구축했다.

모바일 결제의 보급은 시민들에게 일상의 편리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경영자들에게는 결제 및 정산의 시간을 절약해준다. 또한 비즈니스 운영의 효율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소비 데이터의 집계, 소비 패턴 분석 등에도 도움이 된다.

항저우, 세계로 뻗어나가다

“미래의 도시에서는 현재보다 100만 배 더 많은 데이터가 생길 것이다. 시티브레인은 이 모든 데이터를 신속히 처리함으로써 도시생활을 더 편하게 만들어줄 사명이 있다.”

알리바바 기술위원회 주석 왕젠(王坚) 박사

도시화 발전 과정 중 많은 도시들이 ‘도시병’에 걸리곤 한다. 복잡한 교통상황, 환경오염, 자원부족 등은 많은 도시관리자들이 공동적으로 직면한 과제이다. 과거에 도시문제의 해결은 담당자의 경험에 의존했으나 이제는 도시관리의 경험도 디지털화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시티브레인은 도시생활의 문제를 해결하고 스마트시티 건설 경험을 집약하는 디지털 솔루션으로 요약된다.
항저우의 시티브레인 시범운영은 다른 도시로의 도입을 유도했다. 현재까지 중국 수저우(苏州), 취저우(衢州), 마카오 등 11개 도시에서 시티브레인이 적용되어 운영 중이다. 교통은 물론 의료, 환경, 여행·관광, 보안 분야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더욱이 2018년 1월에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도 시티브레인을 도입했다. 10개월 간의 테스트 결과 구급차의 출동시간이 이전 대비 48.9% 향상되었다고 한다.

항저우 시티브레인은 단순히 IT 기술과 시스템을 도시관리에 활용한 것으로 한정할 수는 없다. 항저우는 시티브레인을 통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도시발전을 꾀하고 있다. 항저우는 스마트시티 구현의 표준화, 체계화를 통해 중국 최고의 스마트시티에 머물지 않고 세계 최고의 스마트시티로 지속적인 발돋움을 할 계획이다.

도시화 발전 과정 중 많은 도시들이 ‘도시병’에 걸리곤 한다. 복잡한 교통상황, 환경오염, 자원부족 등은 많은 도시관리자들이 공동적으로 직면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