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의 정책 과제 및

고도화를 위한 논의의 장

2023년 2차 공간정보 미래혁신포럼

취재 및 정리.편집실 사진.이성원

지난 6월 23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LX글로벌센터대회의실에서는 제2차 공간정보 미래혁신 포럼이 열렸다. 공간정보산업의 새로운 정책 과제와 고도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포럼은 총 4개 분과의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 공간정보의 문제점과 현황을 파악하고 국토교통부 및 관련 기관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보다 명확한 지표를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열띤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공간정보 정책의

새로운 출발 지점

공간정보산업은 그 특성상 다양한 분야가 연계될 수밖에 없는 미래산업이다. 2022년 11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공간정보를 활용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공간정보 미래혁신 포럼을 발족했을 때 주요 배경으로 꼽힌 것은 “공간정보 자체에 대한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실제로 공간정보를 연계하거나 융복합하는 연구자나 사업자들과의 대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라는 전제였다. 때문에 지난 3월 공간정보산업계와 학계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제1차 공간정보 미래혁신 포럼을 개최했을 때 이는 공간정보 미래산업의 거시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고무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3개월여 후, 제2차 공간정보 미래혁신포럼이 열렸다.
“1차 포럼이 국토부가 포럼 위원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치러졌다면 이번에는 위원분들이 주체가 되어 직접 국가공간정보산업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직접 제시해 주는 구도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1차 포럼 때보다 위원님들의 역할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시중 사무관(국토부 국토정보정책과)은 2차 포럼의 성격을 위와 같이 언급하며 “오늘 포럼의 결과를 통해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고 이 연구를 통해 공간정보 연구나 심화, 고도화, 법제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좌장을 맡은 박소아 위원장(바이브컴퍼니)이 마이크를 잡았다. 박소아 위원장은 “지난 시간 동안 국토부의뜨거운 관심 속에서 4개 분과의 각 위원님들이 각 주제별로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오늘 포럼에서는 이를 공유하고, 정책 과제에서 심도 있게 짚어야 할 부분들을 논의할 것”이라며 첫 번째 발표자를 소개했다.

1차 포럼이 국토부가 포럼 위원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치러졌다면 이번에는 위원분들이 주체가 되어 직접 국가공간정보산업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직접 제시해 주는 구도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1차 포럼 때보다 위원님들의 역할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Subject - 1

고정밀 데이터 분과
공간정보 고정밀데이터
현황과 미래

박일석 이사(카카오 모빌리티)

박일석 카카오모빌리티 이사,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

정원조 네이버랩스 테크리드, 이정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팀장

박일석 이사는 먼저 “고정밀데이터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를 해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출발했음을 밝히며 고정밀 분야 현업에서 느끼는 문제를 3가지로 크게 나누었다. 첫째 플랫폼과 관련해서는 고정밀 데이터의 좌표계 통일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 둘째 위성 분야에서는 보안 규제가 활용에 한계가 있고 데이터의 양의 문제 때문에 원하는 지역의 원하는 시점의 데이터 획득이 어렵다는 점, 셋째 로봇 분야에서는 실내외 이동로봇은 규제 사항이 많고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의 눈높이와 언어가 다른 것 등이다. 박일석 이사는 “고정밀 공간정보 데이터는 사용자들이 얼마큼 정밀하고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는데 고정밀 공간정보 데이터의 상용화는 플랫폼 형태로 제공할 때 사용자의 편의성이 높다면서 구글어스와 스트리트뷰 등을 언급했다. 이어 엔비디아, 테슬라, 우버 등의 고정밀 공간정보 데이터 동향을 훑은 박일석 이사는 고정밀 공간정보 데이터 구축의 현실적인 문제로 사용자가 명확한 요구 정확도와 사양을 제시하지 못하고 데이터 구축비용이 합리적이지 못하며 데이터관리 기술이 부재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법으로 디지털트윈 갱신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객체 갱신과 가시화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면서 결과적으로 클라우드 활용과 보안이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정리했다.

고정밀 공간정보 데이터는 사용자들이 얼마큼 정밀하고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박일석 이사(카카오 모빌리티)


Subject - 2

디지털트윈 플랫폼 분과
국토부 중심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활용 강화를 위한 역할과 기능

박소아 부사장(바이브컴퍼니)

박소아 바이브컴퍼니 부사장, 황종성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장인성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실장, 천승훈 한국교통연구원 박사

박소아 부사장은 “디지털트윈 플랫폼에 관련된 얘기를 할 때 우리가 현재 와 있는 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고민부터 진행을 해봐야 한다”라고 운을 뗐다. 디지털트윈 플랫폼의 추진 방향을 ‘이것이 왜 필요한가’, ‘디지털트윈 플랫폼 활용과 운용방향성은 무엇인가’ 그리고 ‘디지털트윈 플랫폼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 세 가지로 정리한 박소아 부사장은 “각각의 도메인에서 기술적인 부분과 데이터적인 측면, 사용하는 툴들의 완성도가 높아져야 디지털트윈의 의미 있는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민 지점은 디지털트윈 플랫폼과 공간정보 데이터 구축이 혼재되어서 계속 언급이 되는 건 아닌지, 디지털트윈 플랫폼이라고 하는 것이 디지털플랫폼 정보와 100% 싱크되었다는 식의 혼선은 없는가 하는 부분으로 특히 데이터와 플랫폼 활용과 관련된 언급들이 굉장히 많았음을 밝혔다. 최종적으로 2분과는 디지털 플랫폼 활용 강화를 위한 정책 제언으로 ‘조직’에서는 국토부의 컨트롤타워 역할 정립 및 공간정보 관리 기관 간 역할과 기능 정립, ‘데이터’ 측면에서는 필요 시점에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자동화 체계 마련 및 서비스 데이터 품질관리 기관 지정/기능 부여, ‘플랫폼’에서는 플랫폼 역할 및 방향성 제시, 플랫폼 시범 얼라이언스 운영을 제안했다.

각각의 도메인에서 기술적인 부분과 데이터적인 측면, 사용하는 툴들의 완성도가 높아져야 디지털 트윈의 의미 있는 활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박소아 부사장(바이브컴퍼니)


Subject - 3

공간정보기술 분과
국가공간정보의
현황과 과제

허준 교수(연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허준 연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박재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PD,

이병길 경기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김대종 국토연구원 본부장

“공간정보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세금이 5천억 원 이상 투입되고 있는 반면 충분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허준 교수는 강한 논조로 발표를 시작했다. ‘혁신’이란 뭔가를 바꾸겠다는 뜻이지만 그에 앞서 문제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년 똑같은 정책 과제에 대한비판을 제기한 허준 교수는 국토부가 관리하는 데이터, 시스템, R&D 현황 등 국가공간정보 현황을 먼저 들여다보고 이어 데이터 관점과 시스템 관점으로서 상황도 설명했다. 어마어마한 자본이 투입된 대단한 성과가 아니라 작은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내고 있는 해외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이어 허준 교수는 국가공간정보의 미션 부재, 혁신이 필요 없는 산업 구조, 공급자 중심의 데이터 생산, 보안 문제의 모순, 연구 지원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를 국가공간정보 사업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사용자 중심의 고품질 데이터 생산으로의 전환, 공간정보 분야에서 정부의 역할은 데이터 생산과 유통지원이 핵심임을 인지, 공간정보산업을 섬으로 만드는 보안문제 해결, 공간정보 분야만이 아닌 타분야의 참여를 촉진해야 함을 이야기하며 “무늬만 혁신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혁신에 기여해달라”라는 바람을 피력했다.

공간정보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세금이 5천억 원 이상 투입되고 있는 반면 충분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허준 교수(연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Subject - 4

제도 및 표준 분과
공간정보 미래혁신을 위한 각 방안의
법제화 등 제도화 방안

신종범 변호사(법무법인 무결)

한상우 삼일회계법인 고문, 신종범 법무법인 무결 변호사,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이상근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신종범 변호사는 “제도화라는 것은 이미 개발된 기술들을 어떻게 백업을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주요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무래도 한발 늦을 수밖에 없기에 오늘 발표는 늦은 상황을 얼마나 빨리 따라잡아서 보완할 것인가를 중점 목표로 잡았다”라고 발표를 시작했다. 현재 국가공간정보산업은 체계적 법제화가 미흡한 상황이라 현행 법령의 전면 개선과 법률 제정 등이 필요한데 실현 가능한 부분부터 제도화를 시작해야 성과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한 신종범 변호사는 디지털트윈 플랫폼과 공간정보기술 분야에서 나오는 다양한 쟁점들을 소개하며 각 사항별 법제화의 필요성과 방안에 대해 세심하게 짚었다. 그리고 공공부문에서 해야 할 일과 공공부문 간 그리고 민간부문과의 협력체계 등과 관련하여, 포럼에서 논의한 사항의 법령 입법 등의 법제화 방안 제시했다. 다만 모든 분야를 한꺼번에 논의하기는 어려우므로 디지털트윈 플랫폼이나 지하공간 관련 법제도 구축 등 주제를 한정해서 집중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간정보법 외에 다른 법률 분야에 어떠한 규제 사항들이 있는지, 어떤 규제를 타파해야만 이 공간정보법을 정말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그러한 규제들을 특별법 안에서 조금 탈피할 수 있도록 저희가 도와줄 필요성이 있다. “지금 민간에서 사업하기 어려운 모든 부분들에 대해서 법 제도적인 이슈들이 너무 많은데 빨리 발의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금 민간에서 사업하기 어려운 모든 부분들에 대해서 법 제도적인 이슈들이 너무 많은데 빨리 발의가 돼야 합니다.

신종범 변호사(법무법인 무결)


공간정보 미래혁신포럼 그리고

국토부가 나아가야 할 길

4개 분과의 발표 후에는 박소아 부사장을 좌장으로 자유로운 토론이 진행됐다. 김대종 국토연구원 본부장은 “오늘 제7차 국가공간정보정책 기본계획이 고시됐다. 이 상황에서 데이터 생산체계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건축과, 도로과, 시설과가 다 같이 만나서 이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가 공간정보로 흘러들어와야 한다. 공간정보 기반으로 모든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그랜드 디자인이 필요한데 여전히 부처 간의 벽들이존재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시중 국토부 사무관 또한 “오늘 나왔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책적인 변화 혹은 필요성까지 도출할 수 있는 정책 연구 과제를 진행하겠다. 데이터적인 관점에서 1분과와 3분과 주제를 결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국토부의 향후 계획과 의견을 피력했다. 박소아 부사장은 “민간사업을 하기 어려운 법과 제도적인 이슈들이 너무 많아 빨리 발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 포럼 활동이 좋은 쪽으로 결론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소망을 피력했다. 이병길 경기대 교수는 데이터의 고립이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면서 수요 파악 없이 아무도 안 쓰는 데이터를 양산하는 데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정책 연구를 할 때 우리 쪽에서만 모여 연구를 하면 결국은 또 똑같은 답이 나올 것이다. 가급적이면 조금 더 폭을 넓혀서 도메인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좀 더 많이 들어올 수 있게 추진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상우 삼일회계법인 고문은 “수요자 중심의 법령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굉장히 다양한 분야가 얽혀 있는 이 분야에서 오늘 논의된 부분을 교통정리하고 과감하게 법제화해 산업발전에 기여하자”라고 말했다.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 또한 국토부가 지금까지 못해 왔던 지난 30년 간 히스토리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지금 당장 안 된다 하더라도 정책 방향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요자, 공급자 그리고 산학연, 민간의 눈높이가 다른 건 당연하기 때문에 다름을 인정하고 거기서 다채로운 비즈니스를 뽑아보자”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오성익 국토부 기획관은 “공간정보 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니 거인이 될 수 있었는데 난쟁이처럼 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많은 두려움 때문이었던 것 같다. 공간정보 법·제도를 좀 더 명쾌하게 만들고 새로운 산업들이 창출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작업을 민간에 계신 분들하고 소통하면서 수요자 중심의 내용이 담길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며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