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서비스와

AI 그리고 교통 형평성

글.조정우 한국교통연구원 모빌리티전환연구본부 부연구위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사회 전 부문에 인공지능(이하 AI)이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AI는 주로 이동 수단의 배차와 재배치, 이용자 수요 예측 등에 활용된다. 하지만 간단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AI는 만능이 아니다. 더구나 모빌리티 서비스가 활성화되며 교통 형평성에 대한 고민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 AI의 역할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모빌리티 자원 재배치는 예측 수요에 기반하여 이뤄지기 때문에 수요 특성 파악과 정확한 예측이 중요하다. 모빌리티 수요는 교통 패턴, 날씨, 인구사회적 요소, 경제적 조건 등에 종속되기 때문에, 수요예측 시 이러한 요소들과의 종속성을 충분히 대표할 수 있는 편향되지 않은 데이터를 활용한 고해상도 모델링이 필요하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AI 의존도

모빌리티 서비스 부문에서 공유경제는 유휴 상태의 모빌리티 자원을 활용하여 시민의 이동성을 높이고 모빌리티 서비스의 유연성을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서비스에서는 AI를 활용한 호출형 승차공유 서비스가 주로 사용되며, 이는 개인 차량을 사용하는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하여 자가용 수단분담을 줄이고 교통 혼잡을 해소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최근 온디맨드 모빌리티 서비스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AI가 수단 배차, 재배치, 수요예측 등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 기반의 온디맨드 모빌리티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AI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빌리티 부문에서 AI 모델 연구는 서비스 제공사의 수익 증대와 같은 상업적 목적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이는 지역 간 新 모빌리티 공급의 불균형과 같은 교통 형평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AI 기획 및 설계 의도와 그에 따른 결과를 검토하는 절차가 부족하며, 현재 적용되고 있는 모빌리티 수단의 배차와 재배치 알고리즘의 투명성도 부족하다. 이에, 본 원고에서 모빌리티 서비스에 사용되는 AI가 교통 형평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모빌리티 수단 배차 및 재배치

기존 대중교통과는 달리 온디맨드 모빌리티 서비스에서는 AI를 사용하여 유휴 차량의 배차(Dispatch)와 재배치(Repositioning)를 결정한다. 이와 관련된 심층강화학습 기반 연구가 최근에 이뤄지고 있으며, 대표적인 예로 유휴 차량이 다음 수요(승객)을 찾고 개별 또는 전체 차량의 미래 누적 보상을 최대화하는 배차 및 재배치 장소를 순차적으로 결정하는 심층강화학습(Deep Reinforcement Learning) 기반 모델이 있다(Qin, Zhu & Ye, 2022). 강화학습모델을 통해 시도와 실패를 통해 학습하는 과정에서 보상(Reward)의 극대화에 초점을 두고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전체 차량을 효율적으로 배치하여 더 많은 이용자 승차 요청을 수용할 수 있다.
재배치의 목적은 자원(수단) 공급과 승객 수요 간의 불균형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강화학습 모델은 보상을 최대화하기 위해 설계되며 대부분의 연구는 개별 또는 전체 차량의 수익 증진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알고리즘의 특성상 미래 보상을 예측하여 전체 차량의 위치를 조정하기 때문에, 보상이 수익 최대화에만 초점을 둔다면 고수요 지역 내 또는 지역 간 이동에만 모빌리티 서비스가 공급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저수요 지역으로의 재배치에 대한 미래 보상이 낮을 경우 배차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단순히 수익 최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AI는 예측되는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서비스가 집중되어 교통 형평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교통 소외 지역의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보상의 설계 단계에서 이러한 공급-수요 불균형의 지역 간 차이와 교통 형평성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표1] 모빌리티 수단 재배치 부문에서의 AI 적용 연구사례

AI 알고리즘 Agent State Reward 참고문헌

Temporal Difference (TD)

Learning

운전자 배차, 유휴 상태 수익 Xu, et al. (2018)

Deep Q-Network (DQN)

운전자 배차, 유휴 상태 수익 Wang, et al. (2018)

CVNet

운전자 배차, 유휴 상태 수익 Tang, et al. (2019)

DQN, Proximal Policy

Optimization (PPO)

운전자, 플릿관리 시스템 배차, 재배치 상태 수익, 재배치 비용 Holler, et al. (2019)

Multiagent Reinforcement

Learning (MARL)

운전자 배차, 유휴 상태 수익 Li, et al. (2019)

Multiagent Reinforcement

Learning (MARL)

셀 단위 격자 배차, 재배치 상태 수익 Jin, et al. (2019)

DQN, PPO,

A2C(Actor-Critic)

승차 요청 배차, 유휴 상태 수익, 픽업거리, 배차 소요시간 Jintao, et al. (2020)

DQN

플릿관리 시스템 배차, 재배치, 충전 상태 수익, 비용 Kullman, et al. (2021)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 업체는 AI의 의도, 성능, 한계, 보안 수준, 위험성 등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스템 로그를 자동 저장 및 추적할 수 있는 기록 보관 의무를 갖도록 설계해야 한다. 또한, 시민 이동권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간이 시스템을 감독할 수 있는 방식으로 AI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

[그림1] 모빌리티 수단 배차, 재배치, 수요 예측의 상관관계

모빌리티 수요예측

모빌리티 자원 재배치는 예측 수요에 기반하여 이뤄지기 때문에(그림 1), 모빌리티 자원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수요 특성 파악과 정확한 예측이 중요하다. 모빌리티 수요는 교통 패턴, 날씨, 인구사회적 요소, 경제적 조건 등에 종속되기 때문에, 수요예측 시 이러한 요소들과의 종속성을 충분히 대표할 수 있는 편향되지 않은 데이터를 활용한 고해상도 모델링이 필요하다.
Yan & Howe(2020)1)의 연구에서는 교통 형평성을 고려한 딥러닝 기반의 새로운 모빌리티 수요 예측 모델을 제안하였는데, 다른 인구통계학적 그룹에 속한 개인들이 동일한 양의 모빌리티 자원을 공정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였다. Advantaged 그룹과 Disadvantaged 그룹 모두 유사한 예측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모델 설계 과정에서 그룹 공정성을 고려해야 하는 점(Dwork et al. 2012)2)을 연구 모티브로 삼았으며, 예측 결과의 지역 간 차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연구에서는 지리적인 지역을 기반으로 인구 그룹을 나눠 각 그룹 간 1인당 평균 수요의 분산을 줄일 수 있는 예측 모델을 설계하였다.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경제적 지위와 공공시설 접근성 등이 유사하기 때문에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수요패턴이 유사할 수 있다. AI 기반 수요예측 모델은 학습과정에서 유사한 수요패턴을 지닌 다수 집단에 치우친 예측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다수 집단과 상이한 수요 특성을 지닌 특정 지역의 소수 인구의 수요 예측이 상대적으로 정확하지 않다면 新모빌리티 공급 불균형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1) Yan, A., & Howe, B. (2020). Fairness-aware demand prediction for new mobility. AAAI 2020 - 34th AAAI Conference on Artificial Intelligence, 1079–1087. https://doi.org/10.1609/aaai.v34i01.5458

2) Dwork, C., Hardt, M., Pitassi, T., Reingold, O., & Zemel, R. (2012). Fairness through awareness. In Proceedings of the 3rd innovations in theoretical computer science conference (pp. 214-226).

모빌리티 서비스 부문에서의 AI는 기획과 설계 의도에 따라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모빌리티 형평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교통계획 및 교통운영 단계에서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교통 형평성을 고려한 AI 도입 방안

모빌리티 서비스 부문에서의 AI는 기획과 설계 의도에 따라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모빌리티 형평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교통계획 및 교통운영 단계에서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모빌리티 형평성 개념을 수립하는 일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서 형평성은 다양한 측면을 가진 개념으로 정의된다. AI 설계에 어떤 형평성 측면을 반영해야 하는지 계획 단계에서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 교통계획 담당자는 AI가 편향될 수 있고 형평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검토 절차를 수립해야 한다.
다음으로 모빌리티 형평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수립 및 역량 확보도 필요하다. AI 설계 단계에서 모빌리티 서비스의 수요예측, 배차 및 재배치에 형평성을 반영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수요 예측 모델이 지역간 수요 분산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는지, 배차 및 재배치에도 단순한 수익성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지역 간 공급 격차 해소를 반영했는지 등 알고리즘을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또한, AI 모델이 형평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할 수학적 기준이 필요하다.
편향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AI 모델의 설계와 함께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모빌리티 수요와 자원 분포는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AI 모델 개발은 이상에 불과할 수 있다. 수요예측, 배차 및 재배치 모델이 편향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확인하고 편향 발생 원인을 분석하여 수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AI 모델을 지속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형평성 개념도 계속해서 변화할 수 있으므로 AI 모델도 이에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 업체는 AI의 의도, 성능, 한계, 보안 수준, 위험성 등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스템 로그(이용 기간, 참조 데이터베이스, 입력 데이터, 관여자)를 자동 저장 및 추적할 수 있는 기록 보관 의무를 갖도록 설계해야 한다. 또한, 시민 이동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간이 시스템을 감독할 수 있는 방식으로 AI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

형평성을 고려한 AI 개발은 사회적 책임 중 하나

본문에서 新 모빌리티 서비스 수요예측과 배차·재배치 AI 모델이 모빌리티 자원의 불공평한 공급을 초래할 수 있음을 논하였다. 편향되지 않은, 형평성을 고려한 AI 개발은 모빌리티 서비스제공자가 준수해야 할 사회적 책임으로, 최근 모빌리티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AI에 대한 관리·감독 필요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일례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1년 4월 제안한 AI법안(Proposed European law on artificial intelligence)을 공표하였으며, 해당 법안은 시민의 기본권을 해칠 수 있는 AI의 사용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모빌리티 분야 또한 주요 규제 대상으로, AI 출시·상용화를 위해 사전 검토 절차를 거치는 등 엄격한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교통계획 관계자는 향후 교통 분야에서의 역할이 더욱 커질 AI 모델을 통해 新모빌리티 서비스 혜택을 모두가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정책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모빌리티 수요와 자원 분포는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AI 모델 개발은 이상에 불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