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가히 폭발적이다. 인공지능의 역사를 살펴보자면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난 70여 년 동안 여러 번의 침체기를 겪으면서 현재는 딥러닝이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부흥하고 있다. 최근 딥러닝의 대가들은 이 기술 역시 발전하다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침체기에 들어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딥러닝 기법들이 역전파의 형태로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 걸음 더 발돋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걱정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딥러닝을 비롯한 인공지능 기술은 점점 더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나아가 전 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으로 대두 중이다.

기상 예보 및 분석, 점점 더 정확하고 정교하게

인공지능이 지구 환경을 이해, 분석 및 예측하고 다양한 문제의 해법을 찾는 데 점점 더 많이 활용되고 있음은 최근 다양한 국제학회에서의 연구 발표 트렌드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2010년대 들어오면서 인공지능 기반의 활용 연구 발표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2015년 이후에는 그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그중에서 인공지능과 공간정보가 결합해 전 지구적 문제의 해법을 찾는 여러 연구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소개할 분야는 날씨 예측 모델과 인공지능의 융합이다. 10년 전만 해도 기상 예보 및 분석 등은 수치모델을 통해서만 이루어졌고, 많은 과학자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치모델을 개선하면서 발전시켜왔다. 일반적인 날씨 예측모델은 크게 초기화 및 입력자료 동화, 물리모델, 후처리 과정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인공지능은 이들 각 부분에 융합해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성자료에서 토양 수분이나 해수면 온도와 같은 모델 입력값을 추출하거나 현장 관측 자료와 모델 입력 자료를 동화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물리모델의 경우 다양한 형태의 모수화(Parameterization)가 포함되는데, 인공지능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조견표(Lookup table)를 이용한 모수화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려는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다. 물리모델의 결과물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보통 시공간적인 편의성(Bias)을 포함하고 있는데, 인공지능은 다양한 공간정보를 융합해 물리모델 결과물에 대해 편의 보정을 하거나 여러 모델 결과를 앙상블 하여 결과물을 개선하는데 활용될 수도 있다. 현재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에서는 여름철 폭염 예보와 연계하여 기상청 온도 예보모델 결과를 인공지능으로 편의 보정하여 단기 기온 예보를 개선시키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수치모델과 인공지능을 융합하는 사례도 많지만, 최근 인공지능만을 이용하여 날씨 예보를 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구글은 유넷(U-Net)이라는 비교적 간단한 딥러닝 기법을 이용하여 지상 레이더 정보를 입력자료로 해서 실시간으로 강수량을 예측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물론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지만, 기존의 수치모델이 구현하지 못했던 지역적인 강수 분포의 변화를 보다 잘 모의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다양한 재난재해들

인공지능은 기후변화 연구에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전 지구적 기후감시에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니노3.4(엘니뇨, 라니냐 감시구역) 지수를 예측하기 위해 기존의 기후모델과 딥러닝을 활용하여 그 예측력이 일 년 이상 유지되도록 한 연구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네이처(Nature)>에 실리기도 했다. 이는 기후모델과 인공지능 융합의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으며 다양한 기후 예측 연구에서 점점 더 인공지능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기후변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 북극이다. 기후변화와 지속적인 북극 해빙 감소의 관계는 많은 연구에서 논의되어 왔다. 이러한 해빙의 변화가 전 세계, 특히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기상이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극지방의 해빙을 모니터링 하고 예측하는 연구도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으며 최근 딥러닝 등의 인공지능 기법을 접목하여 예측력을 향상시키는 연구도 소개되었다.
기후변화와 지속적인 인간 활동은 전 세계적으로 각종 자연재해 및 사회적 재난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재난재해로 가뭄, 태풍, 그리고 미세먼지를 들 수 있다. 가뭄 모니터링 및 예측, 태풍 강도 및 경로 예측, 미세먼지 모니터링 및 예측 등에도 최근 인공지능을 접목한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특히 재난재해와 연계한 연구에서는 공간정보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데, 이는 단순히 대기, 해양, 지면에서의 다이내믹한 물리현상 정보뿐만 아니라 여러 공간적인 정보, 예를 들어 지형정보나 토지이용정보, 인구정보, 도로정보 등이 활용되어 각종 재난재해를 예측하고 그 피해를 산정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감염병의 후폭풍

지난 12월말부터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COVID-19)은 4월 현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러한 감염병 연구에도 인공지능의 접목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바이러스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많은 국가에서 이러한 팬데믹 상황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에도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신종 전염병 등의 대형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회복력 중심의 도시전환모델에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든지, 도시 주요 인프라의 전환 최적화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등이다. 특히 이러한 도시 시스템에 대한 인공지능 활용 연구에서는 양질의 공간정보와 빅데이터가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수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의 장밋빛 미래를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인공지능이 만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단편적인 연구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결과가 좋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많고 갈 길이 멀다.
인공지능의 활용에 있어 가장 강조해야 할 부분은 활용 도메인(분야) 지식의 중요성이다. 문제 해결을 단순히 인공지능 개발자에게만 전적으로 맡겨서는 안 된다.

해당 문제를 잘 알아야 어떤 인공지능 방법을 사용할지, 어떤 영향 인자들을 고려할지, 그리고 관련된 여러 사항들을 제대로 결정할 수 있다. 도메인 지식이 없으면 아무리 복잡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있어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도메인 지식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표현 방식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인공지능 활용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도메인 전문가와 인공지능 전문가의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

*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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