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AM 성공으로
글로벌 교통 혁명 선점해야”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글.최주연 사진.남윤중

국토교통부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K-UAM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의 계획이 현실화되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여의도까지를 20분대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물론 UAM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체 개발은 물론 관련 인프라와 서비스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실익도 크다. 항공산업은 물론 통신사를 비롯한 비항공산업 분야 기업 그리고 LX한국국토정보공사 등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김경욱 사장은 특히 “UAM은 교통혁신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라며 K-UAM 로드맵에 힘을 실었다.

Q. 2021년 2월, 제9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하셨습니다. 지난 1년 6개월여 간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셨는지요.

A. 취임 당시는 코로나19가 한창 위세를 떨치던 시점으로 국경에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해 K방역의 위상을 알리고 위기를 맞은 국내 항공산업을 지키기 위해 힘썼습니다. 하지만 저희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공사)는 국가 기간산업을 책임지는 곳인 만큼 현안 대응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2021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저희 공사의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ESG 경영혁신 선포식’을 개최하고 ‘신비전 2030+’를 설정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신비전 2030+’는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이 될 ‘공항 경제권’ 육성을 위한 로드맵입니다. 2030년까지 인천국제공항(이하 인천공항)을 세계 1위 공항으로 도약시켜 매출 5조 원, 국민경제 기여도 55조 원, 고용 창출 기여도 101만 명을 달성하는 것이 골자입니다.이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올 초에는 10대중점 추진 과제를 설정했습니다. 여기에는 스마트 방역에 기반한 수요 조기 회복,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통한 여객 가치 혁신, 융복합 문화 · 산업벨트 고도화, 글로벌 No.1 물류 기반 마련, 국내외 공항 영토 확장과 함께 차세대 모빌리티 혁신 및 UAM 선도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인천공항은 아시아 최초 글로벌 RE100* 가입, 국제화물 세계 2위,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기술컨설팅 계약 체결, 로봇을 이용한 여객터미널내 식음료 배달 개시, 면세구역 내 복합문화공간 오픈,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품 수장고 유치 등의 성과를 올렸습니다. UAM과 관련해서는 특히 국가 R&D 과제 수행 기관으로 선정되어, 이를 바탕으로 K-UAM 그랜드 챌린지 사업 참여도 추진하고 있고 『미래항공모빌리티 운용개념서 1.0』을 발간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리며 교통체계 변화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인 약속

표1.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그랜드 챌린지 주요 컨소시엄

구분 현대차 컨소시엄 SKT 컨소시엄 LG유플러스 컨소시엄 롯데 컨소시엄
참여 업체 현대차 · 현대건설 · 인천국제공항공사 · KT · 대한항공 SK텔레콤 · 한화시스템 · 한국공항공사 · 한국가상산업기술원 · LX한국국토정보공사 LG유플러스 · 카카오모빌리티 · 파블로항공 · 제주항공·GS칼텍스 · GS건설 ·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英) 롯데렌탈 · 롯데건설 · 롯데정보통신 · 모비우스에너지 · 민트에어
기체 개발자 현대차 한화시스템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英) 민트에어
추진체 형식 하이브리드(물류) 수소연료전지 배터리 전기 배터리 전기 배터리 전기

표2.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그랜드 챌린지 단계적 실증 계획

단계 1단계 2단계 3단계
지역 개활지 준도심 도심
연도 2023년 2024년 상반기 2024년 하반기

Q. 취임 직후부터 K-UAM을 실현에 앞장서 오셨습니다. UAM에 주목하시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요?

A. UAM을 활용한 공항과 도심 간 공항 셔틀 서비스는 미래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큰 산업입니다. 현재는 초기 단계지만 시장 성숙기 이후에도 항공시장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UAM 생태계에는 기체 개발과 생산, 운영뿐 아니라 MRO 산업**, 물리 및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공항 운영과 건설, 여객과 물류 서비스 등의 영역에서 쌓아온 인천공항공사의 노하우가 UAM 생태계 전반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다만 UAM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투자는 많이 필요하지만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UAM 생태계를 탄탄히 조성해 미래 발전 가능성을 이끌기 힘들다는 뜻이죠. 따라서 국가 핵심 전략산업이 꽃을 피우도록 저희 인천공항공사가 초기 생태계 조성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MRO(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산업: 항공기를 정상적으로 운용 및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정기적인 수리, 정비, 분해조립 등의 산업

Q. ‘UAM 생태계’란 UAM 기체 자체만이 아닌 다른 산업 발전을 아우르는 표현이신가요?

A. 그렇습니다. UAM 분야가 발전하면 정비, 연구, 개발, 서비스 등 관련 산업도 확대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항공 MRO 산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인천공항공사는 2021년 인천공항 MRO 단지 내 화물기 개조사업 기반 시설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과 B777 여객기를 화물로 개조하는 시설을 인천공항에 조성한다는 내용의 합의각서를 체결했고, 미국 화물 전용 항공사인 아틀라스항공과도 인천공항 인근에 화물기 수리·정비 시설을 건립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런 계획들이 구체화되어 MRO 산업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면 UAM MRO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UAM 상용화가 국토성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토교통 전문가이신 사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국민의 일상생활 전체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것입니다. 마차에서 내연기관을 가진 자동차로 운송 및 이동 수단이 바뀌면서 초래된 다양한 변화와 비교하면 이해하시기 쉬을 것 같습니다. UAM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상교통 자체를 입체화시키는 것이기에 기체는 물론 다양한 기반 시설과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UAM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저희 인천공항공사와 대한항공 같은 항공산업 선도 기업은 물론 현대자동차, KT, 현대건설과 같은 비항공 산업의 기업들 그리고 LX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공사) 등이 협력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미래 모빌리티산업으로서 UAM의 가치도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2차원 교통 시스템의 한계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UAM으로 대표되는 미래항공모빌리티 발전에 있어 인천공항공사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A. UAM과 드론은 물론 지역 간 항공 교통(Regional Air Mobility, RAM)을 포괄하는 미래 항공 모빌리티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의 혁신적인 민간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항공모빌리티 분야의 키플레이어가 될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저희 인천공항공사가 얼마 전 『미래항공모빌리티 운용개념서 1.0』를 발간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해당 책자는 산업계가 해당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모든 체계의 밑그림을 제공합니다. 이와 동시에 저희 인천공항공사는 다수의 해외 사업을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산업을 발전시키는 한편, 민간기업들의 해외 진출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공항은 국가의 국제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매개체입니다.
우리나라는 찾는 외국인들이 인천공항에서 첨단 서비스를
경험한다면 우리의 기술 수준을 눈여겨 보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 좋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에 테스트 베드를 제공해
세계 시장 진출을 돕고, 인천공항의 서비스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모든 계획을 한 번에 이룰 수는 없겠지만,
없겠지만, 국가 기간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공공기관으로서
변화의 시대에 앞장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민간기업들의 해외 진출 견인차가 되겠다’라고 하셨는데, 실제로 미래항공모빌리티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당연히 그렇습니다. UAM 상용화를 위해서는 관제, 통신, 비행 절차, 안전 그리고 위치 정보 등 정말 많은 요소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들 각각에서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노하우를 쌓아왔죠. 현재 전 세계 200여 개 제조업체가 기체 개발을 위해 열심히 나서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현대차나 한화시스템과 같은 일류 기업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저희 인천공항공사의 항공관제 분야 노하우는 버티포트를 중심으로 한 UAM의 비행 절차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UAM 운항과 직결된 통신 분야에서는 KT나 SKT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기술력을 활용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UAM 조기 정착의 핵심 요소인 3차원 공간정보도 완성했습니다. 지적과 측량에 더해 공간정보 기술을 축적해온 LX공사 덕분이지요. 높은 인구 밀도 탓에 특정 구간에서는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으니, 시장 환경도 좋은 편입니다. 그러니 한발 앞서 나선다면 전 세계 교통 혁명을 선도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미래항공모빌리티 발전을 위해 LX공사와 LX공간정보연구원에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A. 국토교통부 차관 시절부터 LX공사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평면 토지 측량의 오류를 바로잡는 노력, 위치정보에 입각한 체계적인 지적관리 그리고 2015년 사명 변경 후 진행해온 공간정보산업 분야에 대한 헌신까지, LX공사는 첨단 기술을 잘 활용해 국가의 자산은 물론 국민의 재산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한편, 미래항공모빌리티와 관련해 기대하는 바도 적지 않습니다. 미래항공모빌리티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MaaS*** 체계와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MaaS 체계에서 여객의 이동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개별 이동 수단의 정확한 흐름을 예측하고 최적화시켜야 하는데, 이때 꼭 필요한 것이 3차원 공간정보에 기반한 디지털 트윈입니다. 세계적으로도 3차원 공간정보를 완성한 국가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반면 우리는 LX공사가 그 일을 담당해온 덕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LX공간정보연구원에서도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연구개발 과제 등을 통해 협력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 관계를 강화해 더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창출하기를 바랍니다.

*** Maas(Mobility as a Service): 모든 교통수단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고 가능한 모든 대안과 사용자의 선호도를 고려해 최적의 이동 경로와 방법을 제공하는 서비스.

인천국제공항 UAM 추진 체계

비전 2030+ UAM 공항셔틀 도입 및 연관산업 확장으로 모빌리티 혁신 선도
목표 (’21~’24) 상용화 준비 (’25) 공항셔틀 상용화 (’30) 노선 다각화
핵심가치 안전성 여객 편의 지속가능성
추진 전략 • UAM 도입 및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 수립 지원
• 여객 편의를 위한 UAM 이착륙장 구축 및 운영
• 안전 확보를 위한 UAM 교통관리체계 구축
• 산업진흥 및 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행사 참여 및 협력 관계 강화
• 운영효율 향상 및 내부공감대 형성을 위한 전문가 육성
• 공항셔틀 구현을 위한 UAM 실증사업 참여
• 접근 교통 다각화를 위한 여객 UAM 상용화 추진
•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UAM 융합 클러스터 조성
추진 절차 단기(’20 ~ ’23) 중기(’24 ~ ’27) 장기(’28 ~)
운영 개념 수립 UTM* 및 VP** 기준 수립 UTM 및 VP 구축 공항 실증 사업 노선 다각화 추진 버티허브 구축

* UTM(Unmanned Traffic management): 무인 교통 관리 체계

** VP(Vertiport): UAM의 수직 이착륙장

Q. 기술발전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항산업의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는 인천공항공사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전 세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공항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선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항 운영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야 합니다. 좁게 보면 인천공항공사의 주된 업무는 비행장이나 항공기 이착륙 시설 건설 및 관리, 여객 입출국 프로세스 관리 등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항은 단순히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를 통해 문화를 융합하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저희 인천공항공사는 루이비통과 면세구역 내 복합문화공간을 오픈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품 수장고도 유치했습니다.
다른 한편 공항은 국가의 국제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매개체입니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에는 빠르고 편리한 입출국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첨단 기술이 도입되어 있습니다. 로봇 딜리버리 시스템도 이미 갖추었고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인천공항에서 이러한 것들을 경험한다면 우리의 기술 수준을 눈여겨 보지 않을까요? 물론 저희 인천공항공사의 힘만으로 신기술을 도입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좋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에 테스트 베드를 제공해 세계 시장 진출을 돕고, 인천공항의 서비스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모든 계획을 한 번에 이룰 수는 없겠지만, 국가 기간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공공기관으로서 변화의 시대에 앞장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 33회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건설정책국장, 국토정책관, 교통물류실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교통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제2차관을 맡은 바 있다. 제2차관 재직시절, 차관 직속 벤처형 조직인 '미래드론교통담당관'을 출범시켜 3차원 공중교통망 구축을 이끌었다. 2021년 제9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2022년 6월 국제공항협의회 아시아태평양지역 이사에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