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항공교통(UAM)과
개인용 비행체(PAV)
실현을 위한 선결 조건은?

글.최영문 경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1903년 라이트형제가 비행체를 세상에 선보인 이래 하늘을 지배하기 위한 국가 간의 경쟁은 점차 치열해졌다. 그 결과 비행체와 우주항공 분야의 역량이 국가의 기술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항공기술의 다변화는 물론 인공지능, 융복합 기술의 활용과 응용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UAM과 PAV는 사람이 이동하는 방식은 물론 물건을 운송하고 교류하는 방식 등 우리 삶 전반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UAM/PAV 실현을 위해 기술부터 정책까지 다양한 선결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이유다.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써
UAM/PAV 산업은 미래의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
으로 기대된다. 이에 우리 정부는 2020년 6월 4일,
K-UAM 로드맵을 발표하며 도시교통 사각지대
해소와 교통기술 발전을 꾀하는 것은 물론
미래 모빌리티 혁명 가속화를 선언했다.

하늘을 정복하기 위한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하다

UAM/PAV는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운송수단 다각화 필요성에 의해 대두됐다. 운송시간 단축과 운송비용 절감을 가능케 할 대안이기 때문이다. 이 분야는 1,700조 이상의 신규 먹거리 시장으로, 세계 각국에서도 경쟁우위를 점유하기 위해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투자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UAM/PAV가 서울 등 도심의 중심지에서 공항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신개념 교통운송 방법으로 각광을 받는 중이다. 2020년 초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주도적인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실용화를 목표로 실행 계획을 발표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초기에 UAM/PAV 기술이 제안되었을 때에는 저소음 추진체의 구현, 첨단 항법 시스템의 개발 등 기술적 제한사항이 많았다. 그러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친환경 기술, 통신기술 등의 급격한 발전으로 기술적 제한사항에 대한 다양한 해결 방안들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UAM/PAV 운항체계의 구성요소가 기틀을 잡아가는 초기 단계로서 다양한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세계 유수 기업들은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기술 개발을 해오고 있는 상태이며 앞으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UAM 서비스 흐름

출처: 국토교통부 보도자료(21.11.11)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김포공항에서 종합 실증

UAM/PAV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선결조건

1. 항공인증체계 정립
이러한 상황 속에 우리나라가 UAM/PAV 분야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확보하려면 몇 가지 선결조건이 필요하다. 뜨고 내리는 기체 개발에서 한 발 더 나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려면 기술과 부품 개발은 물론 운항 체계 등을 갖춰야 하는 탓이다.
첫째는 항공인증체계 정립이다. UAM은 자동차, 기차, 택시, 버스 등 기존의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발지에서 공항까지 이동한 후 비행기를 이용해 목적지 공항에 도착한 후 다시 기존의 운송수단으로 최종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방식을 간편화시킨 기술이다. 이런 기술을 적용하고자 하는 비행체로 PAV가 운용되며, PAV를 운용하여 복잡한 도심의 교통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시간 활용을 할 수 있는 전체적인 통합운송체계가 바로 UAM이다. 즉 UAM이라는 운송체계에서 PAV라는 비행체를 활용하여 기존의 교통수단을 대체하는 셈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에서 제시한 PAV 개념 및 요구 조건은 다음과 같다.
5인 이하의 인원을 태울 수 있는 규모로 240~320km 속도로 운행하되 조용하고 안락해야 한다. 고장률이 적고, 자동차 운전면허증으로 누구나 조종이 가능하며, 자동차 모드 또는 비행모드로 운행이 가능하고, 합성영상 시스템 운행 및 전천후 비행능력을 보유하고, 고연비로서 대체연료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1,300km 이상의 항속거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의 기업들은 최소 10년 이상의 기술력을 축적해오고 있고 시제기 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기업은 아직도 초보적인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UAM/PAV에 대한 인증규정도 아직 미흡하고 부족하다. 기존의 운송수단 중 유독 항공기, 공항의 설치조건, 항공기의 설계 및 각 공정별 규정 및 인증사항 등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이유는 수백 명의 승객을 운송하는 교통수단으로 안정성이 필수적으로 보장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공인증의 핵심사항은 적합성과 합치성이며, 이 두 가지는 안전성을 증명하는 기준으로 적용된다. 항공인증과 승인은 항공기에 적용되는 기계, 전기·전자, 배관, 기타부품에 대해 4가지로 구분하여 각각에 대한 세부 설계 기준과 적용 재질에 대한 규정, 환경 요구도, 품질규정 등 세부 사항들에 대한 자세한 제한사항을 만족시켜야 한다. 이러한 항공인증과 승인에 대한 핵심사항이 UAM/PAV에 동일하게 적용이 되어야 철저한 관리 및 감독이 가능할 것이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항공기와 자동차의 결합체인 UAM과 PAV의 경우, 항공 인증사항과 항공규정 사항이 이들과 동일하게 정의되어야 한다.

‘NASA PAV Challenge’에서 제시한 PAV 개념

구분 요구 조건
좌석 수 5인승 이하
순항 속도 240~320km/h
쾌적성 조용(Quite)하고 안락(Comfortable)해야 함
신뢰성 고장률이 낮아야 함
조종성 자동차 운전면허증으로 누구나 조종할 수 있어야 함
운행 모드 자동차 모드 또는 비행 모드로 운행할 수 있어야 함
전천후 비행 합성영상시스템(Synthetic Vision System) 운행 및 전천후 비행능력 보유
사용 연료 고연비(대체연료 사용 가능)
항속 거리 1,300km 이상
공항 이용 대형 공항보다는 사업 또는 거주하는 지역공항을 이용하는 Door to Door 방식
2. 항공부품 생산 업체의 기술 역량 강화
항공부품 생산 업체의 기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 연방항공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이하 FAA)과 유럽 항공안전청(European Aviation Safety Agency, 이하 EASA)에서는 항공기 제작 시 소요되는 항공부품들에 대해 항공규정으로 승인된 제조사만이 생산 및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정기적인 검토 및 실사를 통해 품질에 대한 관리 및 감독도 철저히 한다.
따라서 UAM/PAV도 항공기의 경우와 같이 승인된 제조사만이 생산·판매를 해야 한다. 설계 단계부터 항공기에 적용 가능하도록 특화된 재질을 적용하여 부품이 설계되어야 최종 제품의 불량률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품별로 기계, 전기·전자, 배관, 기타 부품으로 총 4종류로 세분화하고, 항공용과 동일한 설계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최근 연달아 발생한 보잉사 대형 항공기 추락 사고가 하나의 예로서, 주원인은 핵심부품의 오작동이었다. 이 사고로 인해 보잉사에서는 품질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AS9145를 부품을 제작하는 최하위 단계부터 품질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UAM/PAV에 적용되는 항공 부품의 철저한 품질에 대한 관리 감독이 필수로 이루어져야 한다.
3. 전문 인력 양성
UAM/PAV의 제작 및 생산에 필요한 전문 인력의 육성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UAM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로드맵에서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UAM에 적용하고자 하는 PAV 생산과 관련된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각 교육기관에서는 UAM/PAV에 대한 전문 정비사, 전문 인증 규정 관리자, 설계자, 시스템 엔지니어, 운항 관리자 등을 시급히 양성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항공인증 전문인의 경우 2년 이상 교육을 받아도 기본적인 내용만을 숙지하는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다시 최소 2년 이상의 실무 경력을 반드시 이수해야만 실제 업무 투입이 가능하다.
이처럼 전문 인력을 교육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므로 빠른 시일 내에 전문 인력들을 양성하는 교육체계를 갖춰야 한다. 또 이들에 대한 고용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함으로써 PAV 생산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인력 수급 문제를 보장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명확한 제시를 하지 않는다면, 현재 젊은 세대들에게 외면받을 확률도 크다. 또한 PAV 생산 기업차원에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제적, 시간적 제약이 있어 정부 주도 하에 인력양성 및 공급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4. 안전성 확보
마지막으로 기술적인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비행체의 운행에 따른 안전 문제다. 이를 위해서는 항공인증 및 항공법규 그리고 국내외 규정사항의 정립이 필요하다. 국외 규정은 미국의 FAA와 유럽의 EASA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는 항공안전기술원에서 국내 실정과 환경에 맞게 인증규정을 정립해야 한다.
또한 기본적 기반시설로 이착륙 시설, 공항, 공역, 경로 등이 갖추어져야 하며, 소음, 배기가스, 기상조건 등 환경적 요소도 감안해야 한다. 비행체는 안정성, 성능, 그리고 제한사항을 고려해야 하고, 도입 초기 단계에는 조종사를 탑승시켜 운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종적인 목표는 무인비행체를 완성하는 것이지만 확고한 안전성 확보가 보장되기 전에는 무인운용을 적용하기 어렵다.

K-UAM 로드맵이 제시한 6가지 과제

우리 정부는 2020년 6월 4일, K-UAM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에서 제시하는 6가지 핵심과제는 안전 확보를 위한합리적 제도 설정, 민간역량 확보 및 강화를 위한 환경 조성, 대중 수용성 확대를 위한 단계적 서비스 실현, 이용 편의를 위한 인프라 및 연계교통 구축, 공정 및 지속 가능하고 건전한 산업 생태계 조성, 그리고 글로벌 표준과 대등한 수준의 국제 협력 확대이다.
이 6가지 과제를 현실화한다면 도시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는것은 물론 교통기술 발전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이동시간의 단축으로 시간 및 운송비용을 절감해 사회적 비용이 70% 수준까지 감소한다면 사회의 발전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신기술 활용이 증대되어 첨단 기술의 집약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된 첨단 기술에는 블록체인, 인공지능, 전자센싱, 클라우드 컴퓨터, 무선충전, 자동화 시스템, IoT기술 등 7가지가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비행체 등록과 다중경로 설정 및 공유와 사용료 지불 시스템 등에 활용 가능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최적 경로 탐색 및 연료 활용 등 자율비행을 지원하고 항공정비(Maintenance, Repair, Overhaul, MRO) 및 운항계획 편성을 지원한다. 전자센싱은 기상상태와 조류충돌(Bird Strikes) 등의 외부환경 탐지 및 회피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클라우드 컴퓨터는 대용량 공간 및 기상 등 연관정보의 처리 및 저장을 담당하며, 무선충전시스템은 착륙 후 자동충전을 해 화물용 드론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자동화는 관제사의 지시에 따라 운행이 되는 항공기와 달리, 자동화 이착륙 시스템을 구축해 UAM의 회귀시간 단축과 계류장 관리 지원 등에 활용된다.
마지막으로 기체 내 고장 자동 감지 및 송출과 비행 중 기체 부위별 상태의 자동 상황 정보 확인 및 지상센터와의 기체상태 정보의 공유하는 사물인터넷 기술의 적용이다. 기존 항공산업은 소수 글로벌 대기업의 기술 보안, 엄격한 인증체계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UAM/PAV 산업은 미래의 높은 부가가치 창출기회가 있는 분야로 상용화 내지 실현화를 위해 체계적인 준비와 제도 마련,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강왕구(2020) KISTEP 수요포럼 ‘새로운 시대를 위한 비행, 드론과 안티드론’ 中 eVTOL 비행체 발전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