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 현장취재

공간의 중심은 바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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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향 레이저 거리측정기 개발 기업 ‘맥파이테크(Magpie Tech)’

Writer. 오민영 Photographer. 박창수(아프리카스튜디오)

공간의 크기를 알기 위해 줄자를 들었다. 그런데 요령이 없다 보니 꺾이거나 휘청거려서 제대로 잴 수 없고, 스르륵 잘못 밀려들어가 손을 다치기도 한다. 또, 매우 넓은 곳에선 누군가가 도와줘야 하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같은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맥파이테크가 세계 최초로 양방향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개발했다.

사람 중심의 공간정보를 개발하는 맥파이테크 신웅철 대표

움직이지 않아도 손쉽게, 단위 호환·도면 활용까지 간편하게

내가 서 있는 지점이 곧 중심이다. 양방향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켜기만 하면 한쪽에서 반대편까지의 거리를 말 그대로 레이저가 재 준다. 높이도 걱정 없다. 위아래 닿는 데까지 붉은 선이 미치면 바로 수치가 나온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고작 3초. 줄자로 직접 움직이며 거리를 잰다면 10분은 각오해야 한다. 정확한 너비를 알 수 있는 데다 시간까지 아낄 수 있다니 일거양득이 따로 없다. 맥파이테크의 양방향 레이저 거리측정기 ‘VH-80’이 선사하는 마법이다. 물론 레이저 거리측정기는 다른 회사에서도 출시하고 있다. 다만 단방향 일색이었던 기존 제품과 달리 이곳은 양방향을 채택했다. 그 정도가 무슨 대수겠냐고 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하지 않던가.

“줄자보다는 편리하겠지만, 단방향 제품은 역시 사람이 움직여야 거리를 잴 수 있죠. 그러나 양방향이면 어디에서든 최대 80m까지 공간 치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어요.” 신웅철 맥파이테크 대표는 노약자, 장애인 등 몸이 불편한 사람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강조한다. 그 의도를 반영하듯 두 개의 레이저 다이오드는 사람 기준으로 왼쪽과 오른쪽의 거리를 재고, 그 합까지 계산해 아주 간편하다. 단방향으로만 이용하고 싶을 때는 측정 모드만 바꾸면 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VH-80 Measuring & Sketch)과 연동하면 더 큰 세계가 열린다. VH-80에 내장한 블루투스(Bluetooth) 4.0을 통해 측정한 데이터를 바로 저장·공유할 수 있다. 설정값을 변경하는 원격 측정 모드와 도면을 다양한 확장자(JPG, PDF, XLS 등) 파일로 만들어 전문 업무에 활용하는 스케치 모드를 이용하면 더욱 손쉽다. 그 밖에 ▲연속 측정 ▲부피 측정 ▲피타고라스 정리 활용 ▲모든 단위 호환 등이 가능하다. 그러니 건축 현장, 산림 관리, 지질학 등의 공간정보 분야에서 열광할 수밖에 없을 테다.

사람 중심의 양방향 거리 측정의 개념도

전 세계 85개 국가에서 6,500만 대 판매한 ‘양방향’ 파워

그간 발전이 미미하던 동종업계에 파장을 일으키며 혁신적 제품을 선보인 맥파이테크는 지난 2015년에 처음 문을 열었다. 역사가 그리 길지 않지만, 우량 강소기업이라고 불러도 아쉽지 않을 만큼 내실이 알차다. 창업 전인 2013년부터 3년간 개발에 몰두해 완성한 대표작 양방향 레이저 거리측정기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선보이자마자 불티나게 팔렸다. 2017년 초 미국 크라우드 펀딩(Cloud Funding) 플랫폼인 킥스타터(Kick-starter)와 인디고고(Indiegogo)에서 론칭해 85개 국가에서 6,500만 대를 판매하고 약 100만 달러의 이익을 거뒀다. 제품 기술은 국내에서 2건의 특허, 미국·유럽·일본·중국에서 지역 특허 등을 냈고, 전 세계 상표권을 출원했다.

맥파이테크의 양방향 거리측정기 VH-80

양방향 거리 측정기 아이디어의 주역 신웅철 대표와 김현미 팀장

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가 빛을 본 계기가 흥미롭다. 단방향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개발하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던 때, 최현미 기획팀장이 양방향의 가능성을 제안했다고. 첫발을 떼는 중소기업으로써 선뜻 받아들이기엔 상당한 모험이었다. 그러나 신웅철 대표는 그냥 보아 넘기지 않고 철저히 검토한 끝에 반영하기로 맘먹었고 결국 결실을 보았다. 소통이 원활하고 돈독한 사내 분위기가 회사를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현재 이곳은 국방기술품질원 국방벤처센터에 둥지를 틀고 있다. 공간 측정 레이저 기술의 연구를 더욱 심화해 국방에도 활용하기 위함이다. 우수한 민간기술로 인정받았으니 인증을 거친다면 상용화 사업까지 추진할 수 있을 테다. 더불어 광범위한 위치까지 커버하는 드론 거리측정기, 간편한 측량을 돕는 레벨기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세상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정작 계측 공구 시장은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안타깝다는 신 대표는 공구에 IoE(Internet of Everything, 만물 인터넷)를 접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간 측정도 시대의 발전에 발맞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양방향 레이저 거리측정기의 성능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1차 제품에서의 소비자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내년 1월에는 한 단계 진화한 제품을 공개하고자 한다. 아울러 2019년, 글로벌 IT 기업들의 축제인 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참여해 세계무대에서도 검증받을 계획이다. 거대한 규모의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지만, 두렵지 않다.
지금으로서는 양방향이 특별하지만, 앞으로는 표준으로 자리 잡을 터다. 소비자는 편리한 것을 원하게 돼 있고, 그 니즈를 정확하게 읽은 VH-80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선두에 서 있다. 다들 레드 오션이라고 말하는 분야에서 블루 오션을 개척한 맥파이테크가 더욱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공간 측정 기술은 디지털을 통해 발전을 거듭해야 합니다. 이전에 컴퓨터에서 도스를 썼지만, 지금은 윈도우를 사용해야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이는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에요. 그렇다면 우리가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요.”
IT 강국으로 이름난 대한민국이야말로 차세대 공간 정보를 이끌어갈 만한 주역이라고 힘줘 말하는 신 대표는 맥파이테크 또한 측정 기술로 발전 도모에 함께하겠다며 싱긋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