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로메테우스>를 보면 구체 형태의 드론이 동굴을 이동하며 공간정보를 수집·분석해 3차원 지도를 제작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여러 가지 첨단 기술을 융복합해 실현한 것이다. 국내에도 영화 속 한 장면과 같은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가 있다. 휴대형 3차원 지도 작성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 에이엠오토노미다.

최근 SLAM 기술에 대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연간 55.1% 성장하는 시장으로
잠재력이 있는 만큼, 어느 순간 기술을
선도하는 누군가에게 시장의 파이를
다빼앗길수있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적극적으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3차원 공간정보의
무궁무진한 가능성

에이엠오토노미는 휴대형 3차원 지도 작성 시스템과 무인이동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레이저 스캐너(LiDAR)와 이동 측정이 가능한 실시간 위성측량장비(RTK)를 결합하여 공간정보를 측량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는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신용득 대표와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양현대 이사 2인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신용득 대표와 양현대 이사는 정부출연연구소의 로봇그룹 연구원 출신이다. 함께 로봇연구를 진행하다가 신용득 대표가 2018년 5월에 에이엠오토노미를 창업하게 되었고, 이후 KAIST 휴보랩(HUBO LAB)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던 양현대 이사는 신용득 대표의 꾸준한 권유로 올해 2월부터 합류하게 되었다.
소프트웨어를 담당하고 있는 신용득 대표의 주 연구 분야는 지능형 로봇의 LiDAR 센서를 활용한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이다. SLAM은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기 위해서 지도를 작성하며 동시에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하는 기술이다. 에이엠오토노미의 3차원 지도 작성 시스템은 SLAM 기술에서 3차원 지도만을 활용한 것이다.
“해외에도 저희처럼 3차원 지도 시스템을 연구하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요, 어느 순간 비슷한 시기에 창업을 하더라고요. 아직 사업화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이 나오지 않았지만, 최근 SLAM 기술에 대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연간 55.1% 성장하는 시장으로 잠재력이 있는 만큼, 어느 순간 기술을 선도하는 누군가에게 시장의 파이를 다 빼앗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적극적으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양현대 이사는 재활로봇, 보행로봇, 모바일로봇 등 다양한 로봇 설계 및 제어 경험은 물론 가속도와 방향 센서(IMU)를 이용한 AHRS 구현에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드웨어 쪽의 전문지식을 가진 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신용득 대표의 끈질긴 설득과 3차원 공간정보 자체가 콘텐츠로서 미래 경쟁력이 있겠다는 판단에 양현대 이사는 회사에 합류했다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공간정보의 중요성은 모두가
강력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3차원 지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는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죠. 이 데이터베이스가
쌓이면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합니다.


도로 외의 공간도 3차원 지도
개발 필요해

에이엠오토노미에서 개발 중인 시스템은 ‘모바일 맵퍼’라고 부른다.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모바일 맵핑 장비라는 뜻에서 ‘Hand-held형 모바일 맵퍼’라고 명명했다. 모바일 맵퍼의 무게는 2kg으로 손에 들고 촬영이 가능하다. 이 모바일 맵퍼를 들고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3차원 공간을 스캔해서 내부 크기와 구조를 파악해 지도를 만들 수 있다. 주택가나 공원, 등산로, 동굴, 건물 등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3차원 지도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실제로 동굴탐험 등에 사용되고 있다.
“해외 한 스타트업에서는 드론에 센서를 달아서 동굴을 맵핑하고 있습니다. 호주의 금광업체에서 1년 정도 테스트를 하면서 아주 깊은 공간을 탐사하고 그곳에 자원이 얼마나 묻혀 있는지 스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3차원 지도를 활용하면 내부에 진입이 가능한지, 어떤 장비를 준비해야 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설 현장이나 살림자원 조사 등 너무 넓은 공간이라 사람이 일일이 다니기 힘든 곳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 3차원 공간정보는 현재 자율주행자동차를 위해 도로를 스캔하는 방식 위주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주택가나 공원, 등산로, 동굴, 건물 등 도로가 아닌 공간의 3차원 지도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그리 많지 않다.
“정부에서도 도로 외 공간의 3차원 공간지도를 만드는 일에 많은 예산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도로 쪽은 자율주행 이슈 때문에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거든요. 국토에서 도로 외의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큰 것은 물론이고 사업 영역도 넓은 만큼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가볍고 더 쉬운 시스템
개발을 위해

에이엠오토노미는 3차원 지도의 정확성과 활용도, 그리고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 양쪽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실시간 위성측량장비(RTK)를 사용할 수 없는 실내 공간에서 지도의 정확성을 향상시키는 부분과 실외 공간에서 RTK를 사용하여 누적오차 없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활용도 부분은 Autodesk 등의 상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부분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는 점들을 뿌려놓은 모양이 마치 구름처럼 보인다는 뜻으로 ‘포인트 클라우드’라고 부르는데, 아직은 적외선 카메라로 보는 것처럼 시인성이 좋지는 않은 편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지도 수준으로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그래픽 전문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이외에도 클릭 몇 번으로 편리하게 조작해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다.
무게와 사이즈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7월경이 되면 무게를 1.4kg까지 줄인 버전이 나올 예정이지만 드론에 부착할 수 있게 1kg 내외로 무게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드론에 센서를 달 수 있게 되면 맵핑의 영역도 훨씬 넓어지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누적오차 기술

에이엠오토노미는 현재 3차원 지도 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누적오차’ 부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어느 센서를 사용해도 공간이 넓어지면 누적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장비로는 같은 층을 돌아다녔는데 지도가 두 개의 층으로 보이거나 한 바퀴를 돌았는데 실제 거리와 달라진다든가 하는 오류가 발생합니다. 이것을 줄이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성능시험평가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측정한 바에 따르면 에이엠오토노미의 3차원 지도 센서는 실외에서 100m당 누적오차가 0.18m로 누적오차 비율은 0.2% 이내인 셈.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에이엠오토노미는 이 미세한 누적오차도 줄이기 위해 첨단 시스템인 RTK GPS를 적용해 연구에 매진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공간정보 활용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에이엠오토노미의 3차원 지도 시스템이 그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현재 정부에서는 2020년도 국가공간정보사업 투자규모를 약 4,035억 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에이엠오토노미는 시범사업을 통한 3차원 공간정보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목표로 누적오차를 줄이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의 개선을 이루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공간정보의 중요성은 모두가 강력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3차원 지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는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죠. 이 데이터베이스가 쌓이면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합니다. 사람들이 접근하기 힘든 좁은 공간이나 오래된 건물의 역설계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추후에는 스마트시티나 디지털 트윈 공간을 구성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고요. 에이엠오토노미는 더 발전을 거듭할 것이고요, 사용자 친화적 시스템 구축에도 노력할 것입니다. 계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