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New Normal)’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집에서 일하는 데 여러 제약이 따랐지만, 이제는 다양한 언택트(Untact) 기술을 활용해 얼마든지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스마트한 홈 오피스를 만드는 ‘기술적’ 방법들,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자.


재택근무의 기본이 되는 IT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을 드라마틱하게 변화시켰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언택트(Untact), 즉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다. 아이들은 개학 연기 한 달여 만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았고 상황에 따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집에서 일하는 어른들도 많아졌다. 처음에는 기업과 직장인 모두 재택근무가 익숙하지 않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다소 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안정된 모양새다. 한 발 더 나아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재택근무제를 이어나가겠다는 기업 수도 부쩍 늘었다. 분야나 일의 형태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출근할 때보다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들린다. 물론 개인과 회사가 재택근무 여건을 제대로 마련했을 때의 이야기다.
재택근무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집안에 일할 수 있는 공간을 꾸미고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에서도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우리는 각종 첨단 기술로 이를 조성할 수 있으며, 다채로운 비대면 업무 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사무실 밖에서 일하려면 빠르고 탄탄한 통신망이 깔려 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재택근무에 특화된 통신 환경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고속 유선 인터넷망은 물론,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며 이 분야에서 한 발짝 앞서 나가는 중이다. LTE(4G)에 비해 20배가량 속도가 향상됐으며, 통신망 구축에 따라 5G를 사용할 수 있는 지역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각종 업무 데이터를 서버에 저장, 언제 어디서든 접속만 하면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반드시 필요하다. 개개인이 기업의 방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다닐 수 없거니와, 만약 이게 가능하다고 해도 보안이 필요한 데이터를 무작정 복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무별·직책별로 데이터 접근 권한이 부여된 클라우드 서비스가 주로 이용되고 있다. 가상의 PC(클라우드 PC)를 제공해 어디서나 사무실과 똑같은 업무 환경을 재현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탄생했다.


만나지 않아도 가능한
소통과 협업

업무 효율성은 개개인이 각자 잘하기만 한다고 해서 높아지는 게 아니다. 일하다 보면 각 분야 담당자 혹은 유관부서와 토론을 벌여야 할 때도 있고, 같은 팀 안에서도 소통이 매우 중요할 때도 있다. 이런 경우에 대응하기 위한 실시간 협업 툴(Tool)도 다양하게 서비스되고 있다. SNS형 업무 메신저로 간단하게 핵심 업무 내용과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고, 통신사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그룹 통화로 한층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협업 툴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화상회의를 선택할 것이다. 서로의 얼굴을 보며 대화와 정보를 나눔은 물론, 비언어적 표현까지 바로바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 화상회의 서비스에 따라 최대 100명까지 참여할 수 있기에 컴퓨터와 웹캠 또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무리 없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화상회의가 만능 협업 툴인 것은 아니다. 메신저나 통화보다는 소통의 폭이 넓지만 여전히 서비스가 2차원 화면에 머물러 있다는 점, 다수가 회의를 진행할 때 각자의 화면이 작아지거나 사라져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교류하기 힘들다는 점, 직접적인 만남보다 회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 등이 아쉽게 다가온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화상회의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도입하는 IT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IT 스타트업 스페이셜의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회의 서비스가 여기에 속한다. 증명사진을 입력하면 1분 만에 자신과 똑같은 아바타가 생성된다. 사용자는 각종 VR 기기를 통해 프로그램이 마련한 가상의 회의 장소에 모인다. 여기에서 2차원 화면 제약 없이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자료를 바로바로 각자의 눈앞에 띄울 수 있다. 필요하다면 PPT처럼 벽에 자료를 띄우고 같이 볼 수도 있다. 참석자들은 이를 통해 일반적인 화상회의보다 훨씬 질 높은 협업이 가능하다.


보안 솔루션으로
기업 비밀을 사수하다

사실 재택근무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업무 효율성이 아니라 ‘보안’이다. 어느 회사든 밖으로 새어 나가면 안 되는 정보가 있기 마련이다.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는 내부망 및 전용 PC 사용·물리적 보안 절차 등으로 이를 막을 수 있지만, 재택근무 체제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무용지물이다. 지난 6월 한 글로벌 보안기업이 ‘코로나19가 기업 보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95%가 코로나 사태 이후 실제로 보안 위협과 공격이 증가했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정보 보안을 지키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가상사설망(VPN: Virtual Private Network)이다. 가상사설망은 데이터 암호화를 통해 일종의 암호화 터널을 만든 뒤 서버에 원격으로 접속할 수 있는 통신기술인데, 해킹과 악성 트래픽에 다소 취약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가상사설망과 함께 보안성과 편의성을 높인 각종 재택근무 보안 솔루션을 활용한다. 구성원이 사용 인증을 받고 솔루션을 활용해 서버에 접속하면, 각종 데이터가 접근 권한에 따라 한정적으로 제공된다. 사용자가 업무 화면을 촬영하려고 할 때 웹캠으로 이를 판별, 경고 화면으로 자동 전환하는 보안 프로그램도 출시되는 등 재택근무 보안 솔루션은 언택트 시대를 맞아 빠르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
요즘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사회적 기준을 뜻하는 단어다. 각 분야에 걸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뉴노멀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재택근무도 여기에 속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우리가 효율적인 첨단 기술들로 새로운 업무 환경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