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와 만성 질환자의 증가로 인해 원격의료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원격의료에는 여러 첨단 기술이 사용될 뿐만 아니라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이 쉽지 않아 그간 확산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규제로 인해 원격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라서 관련 기술과 서비스 모두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에서도 원격의료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규제도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물인터넷 :
모든 것이 연결되는 인터넷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란 사물을 인터넷에 연결해 그 기능성과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사물은 센서(Sensor)를 통해 물리적 환경의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적절한 동작을 수행한다.
센서는 환경의 변화를 감지하고 취득한 데이터를 다른 전자장치로 보내는 모듈이다. 빛, 온도, 습도, 소리, 진동, 압력 등을 감지하는 기본적인 센서 외에도 특정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화학센서(Chemical Sensor), 생명공학 및 의료 분야에 사용되는 바이오센서(Biosensor) 등 다양한 센서 유형이 존재한다. 특히 원격의료에서는 환자가 착용한 웨어러블 기기, 환자가 있는 공간에 설치된 사물인터넷 기기 등 여러 센서들로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취합하게 된다.

투약 관리를 제공하는 필로(출처: 필로헬스)

클라우드 :
모든 비대면 서비스의 토대


클라우드(Cloud)에서의 컴퓨터 자원은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Data Center)에 대규모의 서버(Server)와 저장소(Storage) 등이 설치되어 운용되는 방식으로 구성되며, 서비스 모델은 크게 다음과 같은 3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는 기본적인 인프라 자원인 서버, 저장소, 네트워크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자원을 직접 구매하고 설치할 필요 없이 필요한 자원을 곧바로 제공받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둘째, PaaS(Platform as a Service)는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이다. 쉽게 말해 클라우드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셋째, SaaS(Software as a Service)는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이다.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어떤 기기를 이용하든 사용자는 필요할 때 즉각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안정적이고 손쉽게 확장 가능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게 사실상 필수적이다. 원격의료 서비스는 이러한 클라우드의 3가지 서비스 모델을 동시에 이용해 구축할 수 있으며 일부만 이용할 수도 있다.

빅데이터 :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분석한다


빅데이터(Big Data)는 기존 데이터 분석과는 달리 데이터 분석 결과를 직접적으로 또한 실시간으로 제품 및 서비스에 반영하는 걸 목표로 한다. 빅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해 데이터베이스에 속하지 않고 별도로 존재하는 동영상, 이미지, 오디오 등과 같은 비정형 데이터(Unstructured Data)까지 분석 대상으로 삼으며, 수십 테라바이트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속에서 가치를 찾아내 활용하는 기술이다. 빅데이터를 통해 병원에서 수집된 의료 정보, 유전자 정보, 개인의 일상생활에서 취합된 헬스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5G 통신 :
더 빠르고 더 많은 기기를
연결한다


5G의 주요 특징을 간결하게 정리하면, 5G는 기존 4G(LTE)와 비교해 20배 빠른 통신 속도, 10배 짧아진 지연 시간, 10배 더 많은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는 확장성을 제공한다. 특히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이 사용되는 환경에서 동시에 수많은 사물인터넷 기기들이 연결되고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통신 기술이 아주 중요하다. 센서의 수가 많아질수록 데이터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원격의료에는 하나의 기기에 많은 센서가 탑재돼 있고 동시에 많은 기기들이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5G 통신 기술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공지능 :
딥러닝을 통한 데이터 학습과 판단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평가되며 특히 의료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각광받는 딥러닝(Deep Learning)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데이터를 표현하는 특징(Feature)을 인간이 추출해서 컴퓨터에게 제공해야 했는데, 특징을 정확히 지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고, 만일 적절하지 않은 특징을 지정하면 인공지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참고로 인공지능 기술에서의 특징이란 어떤 객체가 갖고 있는 고유의 분별 가능한 속성을 뜻하는데 예를 들면 색상, 길이, 무게 등과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딥러닝에서는 컴퓨터 스스로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징을 추출한다. 딥러닝은 의료 영상, 이미지, 오디오, 텍스트 등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하고 특정 결과를 도출하는 것에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이를 통해 질병을 인식하고 적절한 처방을 제안할 수 있다.

의사와의 원격진료를 제공하는 필로(출처: 필로헬스)

공간정보와 드론 :
의약품을 전달하고 환자를
이송한다


의약품을 전달하거나 위급한 환자를 이송하는데 드론이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기업 택티컬로보틱스(Tactical Robotics)는 환자를 긴급히 이송할 수 있는 자율비행 드론 코머란트(Cormorant)를 선보였다. 코머란트는 2명의 환자를 운송할 수 있으며 원격지에서 몸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환자의 위치를 찾고 드론의 정확하고 빠른 자율비행을 위해서는 정밀하게 제작된 3D 지도가 사실상 필수적이다. 3D로 표현된 개체들로 공간정보를 구성하고 이를 이용함으로써 드론의 활용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사례 :
원격에서 환자와 가족구성원의 건강을 관리하는 기기


미국 스타트업 필로헬스(Pillo Health)는 가정용 건강 관리 기기 필로를 선보였다. 필로는 카메라와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사용자를 인식하고 해당 사용자에 맞는 정보와 약을 제공한다. 필로는 28번 투약이 가능한 의약품 캐비닛을 장착하고 있으며 리필이 필요하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또한 필로는 화상통화 기능으로 의료인을 연결할 수도 있다.
특히 보호자 입장에서는 외부에 있더라도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통해 집에 있는 환자의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예를 들면 필로는 환자가 투약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호자에게 알려준다. 필로는 2019년 9월 블랙앤데커(Black+Decker)를 통해 프리아(Pria)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출시된 상태다.
필로와 같은 기기의 성패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이 같은 사례를 통해 원격의료의 미래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다. 중요한 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계적으로 원격의료의 대중화가 훨씬 앞당겨질 것이라는 점이다.

환자 이송이 가능한 드론 코머란트(출처: 택티컬로보틱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