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GIS(NGIS) 사업이 시작된 1994년, 인하대학교는 국내 최초의 지리정보 특성화 학과인 지리정보공학과를 신설하고 첫 신입생을 선발했다. 그로부터 25년, 국내 공간정보 분야의 선구자로 출발한 인하대학교 공간정보공학과는 학생중심, 실무중심 교육을 통해 우수 인력들을 배출하며 주도자로서 우뚝 섰다.

선구자의 자부심으로 선도해온 25년

국내 최초의 ‘지리정보 특성화 학과’라는 타이틀은 분명 영광스러운 것이었지만, 인하대학교 공간정보공학과가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개척’과 다름 없었다. 인하대학교 공간정보공학과 1호 교수인 이규성 교수는 다음과 같이 당시를 회상한다.
“국가GIS 사업을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과를 신설하라는 요청에 따라, 1994년에 지리정보공학과 1회 신입생을 선발했습니다. 해당 분야 전공자이자 1호 교수로서의 자부심도 컸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커리큘럼을 짜고 교수진을 구성하고, 전공 관련 장비도 마련해야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정 넘치는 교수진과 우수한 학생들 그리고 재단의 배려가 있었기에 몇 년 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인하대학교 공간정보공학과는 국내 공간정보 분야의 선발주자로서 그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냈다. 1998년 1회 졸업생 배출을 시작으로 수많은 졸업생들이 해당 분야 요소요소에서 실력을 발휘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고, 교수진은 기술 발전에 발맞춰 커리큘럼 진화에 힘썼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2004년 국방과학연구소 영상정보특화연구센터 연구실 지정, 2004년 GIS 교육센터 지정, 2006년 지능형국토정보사업단 지정, 2011년 GNSS 전문인력 양성사업 선정, 2018년 국토위성정보 수집 및 활용 기술 개발 연구단 선정 등 대형 연구과제 수주와 교육센터 유치라는 결실로 되돌아왔다.
이 같은 발전 과정을 거쳐 2014년, 인하대학교 공간정보공학과는 또 한번의 변화를 맞이했다. 이전까지 지리정보공학과였던 과의 명칭을 공간정보공학과로 바꾼 것이다. 현재 학과장을 맡고 있는 박노욱 교수는 과의 명칭 변경은 해당 분야의 개념 확장에 따른 시대적 요구였다고 설명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사업을 주관하던 당시 건설교통부(현재 국토교통부)에서 공간정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도를 먼저 떠올리게 하는 지리정보에서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었죠. 저희 역시 교수진, 학생들과 협의를 거쳐 ‘공간정보공학과’라는 명칭을 선택했습니다.”

경험과 실력을 갖춘 교수진의 노력으로 수주한 대형 국가 연구과제는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 밑거름 위에서 최고 인재로 성장한 학생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공간정보 산업의 선구자이자 선도자로서 인하대학교 공간정보공학과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연계전공부터 설계교육까지, 우수한 인재 배출을 향한 노력

지리정보공학과에서 공간정보공학과로의 변화는 단순히 명칭 변경에 그치지 않았다. 전체 정원의 25%를 문과생 중에서 선발했고 커리큘럼을 보완했으며, 2013년부터 시작한 연계전공 프로그램을 한층 심화시켜 나갔다.
“공간정보공학은 여러 학문이 융복합된 다학제적 학문이기에 문과생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각기 다른 관심사를 가졌던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고요. 연계전공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공간정보만 잘 알아도 엔지니어로서 활약하기에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기술 발전과 함께 공간정보는 물류, 행정, 경영, 해양 등 여러 분야의 툴로 활용되며 그 개념을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연계전공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를 넓힐 수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실제로 인하대학교 공간정보공학과에서는 공간정보의 개념 확장과 궤를 맞춰 위치기반IT(정보통신), 물류공간정보, 행정공간정보, 공간정보비즈니스, 해양공간정보공학 등의 연계전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수학, 통계, 산업경영, 경영, 문화 그리고 공간정보공학과가 함께하는 융합 교육과정인 소프트웨어융합 연계전공 프로그램에도 참여 중이다.
하지만 공간정보 분야의 선구자이자 선도자로서, 인하대학교 공간정보공학과의 가치는 공학인증제에 따른 프로젝트 중심 설계교육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 방침에 따라 학생들은 거의 모든 전공 선택과목 수강 시 직접 프로젝트의 주제를 정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구하고 가공해 학기 말까지 완료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위성영상처리 과목을 수강하는 경우, 학기 초에 위성영상을 활용해 어떤 공간정보를 생성해낼지 그룹별로 주제를 선정해야 합니다. 그 후에는 스스로 정한 주제에 맞는 인공위성 영상수집 방법을 모색하고 수집된 자료를 처리하는 과정을 직접 설계해 유의미한 정보를 도출해야 하죠. 학생들은 설계과제를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덧붙여 이규성 교수는 프로젝트 중심의 설계교육은 실무 경험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한다. 대학 4년 동안 스스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완수한 경험이 현업에서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다소 거창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사실 우리과는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열심히 연구하는 본분에 충실한 학과입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노력하며 공간정보 분야에서 최초, 최고, 최다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박노욱 교수

“이규성 교수님을 필두로 저희 과 교수진은 새로운 커리큘럼과 교수법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앱 프로그래밍 수업, 3D 영상 프로그램, 실내측위 등 공간정보 분야의 최신 동향에 따라 커리큘럼을 발전시켜 나가야 학과는 물론 학생들의 경쟁력도 높아질 테니까요. 더불어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 수업에 앞서 학생들은 교수가 제공한 강의 영상을 미리 학습한 후 강의실에서는 토론과 과제 풀이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형태) 등 새로운 교수법을 통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합니다. 이런 학생중심, 실무중심의 수업 방식은 학생들의 공간정보 관련 대회 수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과장인 박노욱 교수의 이야기 속에, 국내 공간정보 분야의 주도자로서 자리매김해온 인하대학고 공간정보공학과에 대한 자부심이 듬뿍 묻어난다.

공간정보 정체성 지키며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

이렇게, ‘학생중심’, ‘실무중심’이라는 큰 틀 안에서 최선을 다해온 결과, 취업이 힘들다는 최근에도 졸업생의 70~80%가 기업과 공공기관 등으로 진출해 공간정보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생각하는 다음 과제는 무엇일까. 먼저 이규성 교수는 “과 설립 당시의 목표에 따라 최고의 인재를 배출하고 이들을 통해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힘써 왔습니다. 앞으로도 그 지향점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학과장인 박노욱 교수가 의견을 보탰다. “급격한 기술 발전에 따라 ICT 등 신기술과 공간정보 사이의 교집합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공간정보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공간정보는 전면에 드러나는 분야가 아닌 만큼, 융복합 과정에서 학문 자체의 정체성을 잘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전공자들부터 공간정보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고, 다음으로는 보다 널리 알려야 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인하대학교 공간정보공학과는 이 분야의 정체성 유지, 다른 분야와의 융복합을 통한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



“공간정보는 순수 과학이 아닌 만큼, 관련 산업 발전에 유용하게 쓰일 때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워낙 국토가 좁다 보니 국내는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국가 차원에서 우리의 첨단 기술을 널리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이규성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