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날로 발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듯하다. 오히려 현대사회로 접어들수록 태풍, 호우,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는 물론 환경오염으로 인한 사회재난의 위험은 커져만 간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공간정보를 이용한 재난 예측과 대응 방안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한다. ‘공간정보 통계적 분석기술 기반 큐레이션 개발(지진을 중심으로)’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공간정보 큐레이션이란?

재난에 대응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수집하고 분석해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흩어져있는 재난정보를 수집·연계·표출하기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현장정보를 수집해 상황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관련 콘텐츠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큐레이션’이란 본래 예술 작품의 수집과 보존, 전시를 지칭하였으나 최근에는 의미가 확장되어 여러 정보를 수집 및 선별하고 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파하는 것을 통칭한다. 현재까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스마트형 실시간 재난현장정보 공유기술개발 연구과제를 통해 유관기관으로부터 재난정보를 수집·연계해 왔다. 그 과정 중에 재난정보를 전자지도에 기반해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시스템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유용한 정보를 간편하게 찾기 어렵다는 점 등 사용법의 문제가 거론되어 왔다.
이에 ‘공간정보 통계적 분석기술 기반 큐레이션 개발 연구’는 수집한 정보를 공간정보로 변환해 지도 위에 표출하고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 우선순위가 높은 정보를 선별해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재난상황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진행됐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스마트 재난상황관리시스템 웹페이지를 통해 구현해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우선 지진재난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을 마련해 재난대응단계별 업무를 파악하고 업무에 필요한 재난정보를 선별하는 한편 법제도, 유관기관 매뉴얼, 국내외 선행연구 결과를 분석해 지진 관련 정보를 위치기반, 이력관리 가능여부, 활용도를 기준으로 정제 및 분류했다. 이렇게 엄선된 재난정보를 DB로 구축하고 데이터웨어하우스를 통해 통계 분석 및 관리를 하고 있으며 이를 위치기반으로 표출하고 공간분석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를 수행했다.

스마트 재난상황관리 시스템 소개

스마트 재난상황관리시스템은 전자지도를 기반으로 재난정보의 수집·표출 기술개발 및 과학기술을 활용한 재난상황관리 고도화 방안 연구를 수행해 완성했다. 오픈 GIS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해 공간정보의 생성·변경·관리를 위한 플랫폼 형태로 구축되어 시스템 사용자 간 자유로운 정보 공유는 물론, 기능적 동작 동기화(원격지원기술), 화면 캡처, 오픈 API 기반 정보공유체계 구축 등을 더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텍스트 기반의 역사지진(歴史地震)부터 계기관측 지진정보 및 지진통보문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집되는 정보를 DB로 구축했다. 지역, 날짜, 규모 등 검색 조건별로 지진정보를 조회할 수 있으며 클러스터 효과를 도입해 발생 위치에 대한 정보를 시각적으로 다양화했다. 실제 지진 발생 시, 스마트 재난상황관리시스템 사용자 화면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알람이 전송된다. 사용자가 알람의 확인 버튼을 클릭하면 업무 분석을 통해 설계된 지진 시나리오 대응 단계에 따른 레이어 메뉴가 자동으로 표출된다.

다각도의 공간분석 정보 표출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을 대상으로 공간 분석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했다. 공간 분석은 반경에 따른 버퍼·교차로 진행되며, 반경은 지진·지진해일 발생 시 송출되는 기상청의 긴급재난문자 송출을 기준으로 한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지진 대응을 위한 기초 환경인 지진대피소, 지역별 인구, 건축 정보가 도표 및 그래프로 제공되며 지도 위에도 표출된다. 그 외에도 주변 CCTV 영상, 교통 돌발상황 및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 화재와 같은 2차 피해 유발인자에 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시스템 관리자가 지진 특별재난지역을 시·군·구 단위로 입력할 수 있으며, 선포시각과 해제시각을 함께 입력해 해당 기간 동안만 지도 위에 표출되어 사용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재난대응을 위한 상황관리에서 현장정보의 수집은 매우 중요하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현지 조사자가 간소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조사보고서를 작성 및 시스템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 파일의 다중 선택 및 메타데이터를 이용한 위치정보 자동입력이 가능하도록 구현했으며 엑셀 및 PDF 파일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한편, 과거 발생한 재난을 통해 현재 및 미래에 발생 가능한 재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거나 향후 피해를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재해연보 및 재난연감의 정보를 DB로 구축하고 통계 분석을 수행해 사용자들이 해석하기 쉽도록 구성했다. 특히 재난 발생 당시의 관련 뉴스정보 및 기상정보를 함께 조회할 수 있도록 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

미세기상정보 활용을 통한 재난상황 지원

태풍, 호우, 지진 등의 자연재난과 화재, 화학물질 유출 등의 사회재난에서의 상황대응 및 의사결정 지원을 위해서는 기상정보 활용성이 매우 크다. 기상청,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의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 이하 AWS) 외에 추가적으로 산림청, 농촌진흥청의 AWS 정보를 수집하고 GIS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turf.js의 IDW(Inverse Distance Weighting, 역거리가중법) 함수를 적용해 실시간 바람지도 및 격자기반 히트맵을 기상 요소별로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했다. 미세기상정보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해 잭나이프 방법을 적용했으며 현장조사를 병행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공간보간기법을 고도화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리고 기상관측정보의 경향성을 분석하기 위해 기상청 AWS의 2000년 이후 정보를 수집해 평년정보를 집계하는 데이터웨어하우스를 설계하고 모듈을 구현해 DB로 구축하고 있다.

향후 발전 방안

스마트 재난상황관리시스템은 지진 이외의 재난 유형으로 태풍, 호우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플랫폼 형태로 구축되어 기존에 구축되어 있지 않은 신규정보 생성·변경·관리가 용이하며, 재난현장정보 실시간 수집 및 위치기반 표출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상황판단을 위한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태풍 솔릭 발생 당시 긴급재난정보 매핑 지원 경험을 통해 재난현장정보 수집에도 활용도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재난 시스템 간 호환성 확보를 위한 데이터 표준화 수행이 필요하며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피해 예측 및 긴급 판단 기술개발이 수행된다면 재난상황 모니터링을 넘어 의사결정 지원을 위한 통합상황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