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와 ‘공간정보’라고 하면 언뜻 상당히 먼 거리의 개념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지리정보를 비롯해 다각도의 공간정보를 잘 활용하면 복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다양한 복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맞춤형 복지를 추진할 수 있는 것. 복지와 공간정보를 연계하면 종합적 관점의 융복합 정책이 마련될 수 있다. 보다 나은 미래 복지를 위한 오늘의 현명한 해법을 모색해본다.

미래의 석유가 될 공간정보 데이터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에서도 강조하듯이, 미래의 석유라고 불리는 데이터다. 정부도 미래 ICT 핵심 인프라로 데이터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있으며, 규제 혁신, 빅데이터 센터 구축 등 다양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더불어 데이터 기반 산업의 견인차로 스마트시티 사업을 선정하고 복지, 환경, 교통 등 다양한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표준화된 데이터 공유 생태계 상에서 만들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시티는 상당 부분 현재와는 다른 모습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보다는 상당히 개선되고 발전된 내일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특히 복지에 있어서도 달라진 면모가 기대된다.
보다 체계적이고 면밀한 시스템 속에서 일회성인 복지가 아닌 단계적이고 점층적인 복지, 인간적인 감성이나 호소가 아닌 과학기술로 구현된 복지와 같은 청사진을 그리게 된다. 최근 스마트시티의 복지 관련 전망을 들여다 보면 이러한 이야기가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는 날도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디지털 트윈이 실현된 스마트시티에서는 혼자 사는 노인들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3차원 관제지도를 통해 응급상황을 의료기관에 발 빠르게 알려줄 뿐만 아니라 집안에 탑재된 시스템을 통해 현재 상태에 대한 점검도 가능하다. 또한 미세먼지나 기온 등 기상환경 데이터 시뮬레이션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예측형 복지 서비스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에서도 강조하듯이, 미래의 석유라고 불리는 데이터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 기반 산업의 견인차로 스마트시티 사업을 선정하고 복지, 환경, 교통 등 다양한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표준화된 데이터 공유 생태계 상에서 만들어가고 있다

싱가포르의 One-Map 플랫폼 구축 사례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이러한 시도들이 현실화 중이다. 싱가포르 국토청(Singapore Land Authority)은 One-Map 플랫폼을 구축해 모든 기관과 시민, 기업이 위치 데이터에 접근하고 이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막대한 양의 공간정보가 수집되고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 국토청은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업계를 지원하는 수평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현재 싱가포르는 다양한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 일례로 고령자가 길을 잃거나 평소 활동하는 지역을 벗어나면 고령자의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알림을 전달하는 어플리케이션이 마련되어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고령자가 응급상황에 처했을 때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심장마비 환자가 발생하면 주변 400m 이내에 위치한 전문 응급처치 요원에게 알림이 전달되는 어플리케이션도 서비스 중이다. 심장마비는 발생 후 1분이 지날 때마다 생존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특히 자동제세동기의 위치도 표시해주어 보다 완벽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한편, 사회복지기관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면 저소득층 가정이 위기상황에서 쉽고 빠르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싱가포르는 공간정보와 지역 거주자들의 인구통계 및 대중교통 데이터를 모두 파악해 사회복지기관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있기도 하다.

싱가포르 국토청(Singapore Land Authority)은 One-Map 플랫폼을 구축해 모든 기관과 시민, 기업 이 위치 데이터에 접근하고 이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 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도시와 공간정보, 인터랙션하며 보다 정교하게

스마트시대 복지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3차원 공간 모델링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 것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주인공 톰 크루즈처럼 도시의 구성요소 하나하나와 인터랙션하면서 소통하는 것. 이러한 과정에서 건설 분야의 빌딩정보 모델링 표준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지리정보 모델링 표준인 CityGML은 서로 합쳐져서 도시의 정밀한 3차원 공간지도를 만드는 데 활용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3차원 공간지도는 도시의 각종 데이터와 연결되어 편리하고 직관적인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더 나아가 교통문제나 환경문제 등 도시에서 발생 가능한 여러 문제를 시뮬레이션해 현명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따라서 데이터 간의 호환성과 연결성을 높이고 서비스 상용화를 촉진시키려면 데이터 표준화가 필요하다. 실제로 우리 인류가 사용하는 언어는 대략 6,500개에 달한다.
그래서 다른 언어를 쓰는 세계 여러 국가 간의 비즈니스를 위해 ‘국제표준’이 탄생했다. 세계를 무대로 판매되는 상품이라면 데이터 표준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 45년간 산업 분야 데이터 표준을 만들어온 비영리 국제표준기구 GS1(Global Standards 1)은 전 세계 170개 국가에서 통용되는, 유통·물류·헬스케어·스마트팩토리, 금융 등 25개 이상 산업 군에서 활용되는 데이터 표준을 만들고 있다.
스마트시티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도 이미 빌딩정보 모델을 표준화하는 ‘Building Smart International’과 GS1은 협력을 하고 있으며, 빌딩 내의 출입문이나 창문 등 사물을 표현하는 정보에는 GS1 식별코드가 포함되어 있다. 설계와 자재 공급뿐만 아니라 실제 건물의 운영에서도 활용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창문 유리창이 깨지면, 식별자를 참고해 동일한 제품을 바로 주문할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리정보 모델에도 GS1 식별자의 적용이 가능하다. 건물, 교량, 육교, 신호 등에 식별자를 부여해 관리를 할 수 있다.

공간정보는 단순히 어떤 지역에 위치한 사람이나 장소, 사물에 대한 데이터가 아니다. 이 공간정보를 보다 세심하게 활용하면 위기에 빠진 누군가를 위한 맞춤 솔루션이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복지에 있어서도 보다 스마트하게 접근해야 하는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마트시티, 복지의 활용법 제안

스마트시티의 궁극적인 미래 모습은 디지털 전환을 바탕으로 한 물리공간과 디지털 트윈이라는 가상공간의 합체가 될 것이다. 그리고 국제표준 기반의 공간정보 데이터와 산업 데이터가 합쳐져 스마트시티와 디지털 트윈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와이파이, LTE, 그리고 웹 기술로 무장한 인터넷이 산업을 견인해 왔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표준화된 데이터 식별 체계와 어휘, 공간정보를 포함한 데이터 인프라가 핵심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 인프라는 복지에 있어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공간정보는 단순히 어떤 지역에 위치한 사람이나 장소, 사물에 대한 데이터가 아니다. 이 공간정보를 보다 세심하게 활용하면 위기에 빠진 누군가를 위한 맞춤 솔루션이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복지에 있어서도 보다 스마트하게 접근해야 하는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표준화된 데이터 식별 체 계와 어휘, 공간정보를 포함한 데이터 인프라가 핵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