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1538호

동국대지도

Writer. 최선웅
(한국지도학회 부회장,  한국고지도연구학회 이사, 한국지도제작연구소 대표)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지도제작자 인 정상기(鄭尙驥)는 중년 이후 두문 불출하고 저술에만 몰두했다. 덕분 에 <농포문답(農圃問答)>을 비롯한 많은 서적을 편찬하는 한편, 이전에 제작된 지도들의 결함을 개선해 정 확한 지도를 제작할 수 있었다. 그 가 만든 지도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백리척(百里尺)을 이용해 제작한 대 형 전국지도인 《동국지도》이다. 이 지도는 ‘대전도’와 이를 8도로 나누 어 첩으로 만든 ‘팔도분도’로 구성 되어 있다.

보물 제1538호

동국대지도

Writer. 최선웅
(한국지도학회 부회장,  한국고지도연구학회 이사, 한국지도제작연구소 대표)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지도제작자 인 정상기(鄭尙驥)는 중년 이후 두문 불출하고 저술에만 몰두했다. 덕분 에 <농포문답(農圃問答)>을 비롯한 많은 서적을 편찬하는 한편, 이전에 제작된 지도들의 결함을 개선해 정 확한 지도를 제작할 수 있었다. 그 가 만든 지도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백리척(百里尺)을 이용해 제작한 대 형 전국지도인 《동국지도》이다. 이 지도는 ‘대전도’와 이를 8도로 나누 어 첩으로 만든 ‘팔도분도’로 구성 되어 있다.

/
동국대지도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울릉도 동쪽에 뚜렷하게
그려진 우산도(于山島)의
모습이다.
/

“나의 친구 정상기는 세밀히 연구해 만든 백리척으로 견주고 헤아 려 지도 8편을 작성하였는데, 멀고 가까움과 높낮이를 모두 실제 와 같이 묘사하여 실로 진귀한 보물이며 이 지도와도 대체로 들어 맞는다. 그는 저쪽 지역의 산천이나 평탄하고 험준함까지도 눈으 로 본 것처럼 알 수 있다고 했는데, 이제 나도 그 지도를 얻어 간직 하여 뒤에 공을 세울 사람을 기대하는 바이다.” 이 글은 이익(李瀷) 의 『성호사설(星湖僿說)』에 나오는 글로, 정상기가 만든 지도를 칭송하는 내용이다. 그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동국대지도(東國大地圖)는 3폭으로 이어 만든 견지(絹紙)에 채색 으로 그렸고, 크기는 가로 147.7cm, 세로 272.7cm로 낱장으로 된 조선시대 전도 가운데 가장 큰 지도이다. 이 지도는 제작기법이 나 표현방식, 제작시기 등으로 판단해 정상기가 제작한 전국지도 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사본으로 평가되는 지도이며, 제작 시기는 경상도 산음(山陰)과 안음(安陰)이 1767년 산청(山淸)과 안의(安義)로 바뀌기 이전의 지명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아 1755년에서 1767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 지도의 기본도에 해당하는 팔도분도 중 함경북도 지도 우측 하 단에 씌어 있는 발문에는 동국대지도가 백리척에 의해 위치와 거 리가 정확한 지도이며, 정상기가 이 지도를 제작하게 된 목적과 지 도제작에 관한 과정, 범례 등에 대해 자세히 적혀 있다. 발문 끝에 는 백리척이 그려져 있는데, 이 잣대의 실제 길이는 약 9.5cm로, 100리를 9.5cm로 표시한 잣대이다. 10리를 조선시대 5.4km로 계산한다면 지도의 축척은 56만 8천분의 1이 된다.
지도의 전체적인 형태는 북쪽의 지형이 납작한 조선 전기의 지도 를 탈피하여 한반도를 제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회화식으로 그려 진 백두대간의 굵은 산줄기는 끊어짐 없이 지리산까지 이어지고 장백정간과 청북정맥, 해서정맥, 낙동정맥도 백두대간처럼 뚜렷 하게 드러나고, 그 밖의 산줄기도 지맥까지 빠짐없이 묘사되었다. 이와 더불어 해안선과 물줄기도 현대 지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 음만큼 세밀하게 묘사되었다.
행정경계는 그려지지 않았으나, 각 도별로 사각형 기호에 표기 한 군현 명을 색상으로 구분하였다. 경기도는 황색, 강원도는 군 청색, 충청도는 분홍색, 전라도는 적색, 경상도는 보라색, 황해 도는 흰색, 평안도는 회색, 함경도는 검은색으로 나타냈다. 군영 인 영아(營衙)는 원 기호에 청회색으로 나타내었고, 도로는 적색 으로 대로와 소로를 구분하였였다. 또 서해안과 남해안을 따라서 는 해로가 그려져 있으며, 이밖에 진보ㆍ산성ㆍ봉수 등은 기호로 표시하였다.
동국대지도에 수록된 지명은 약 2,200개에 달하는데, 그 가운데 자연지명이 약 1,200개, 인문지명이 약 1,000개이다. 자연지명 가운데는 교통의 요로가 되는 고개명이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인문지명에는 고을 명이 약 330개로 가장 많고 영아ㆍ진보ㆍ산성 등 군사 관련 지명이 약 250개에 달한다.
동국대지도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울릉도 동쪽에 뚜렷 하게 그려진 우산도(于山島)의 모습이다. 대부분의 조선전도에는 우산도가 그려져 있지 않거나, 있다 해도 울릉도 서쪽에 표시된 지 도가 많다. 이에 비해 동국대지도는 우산도의 공간정보가 올바로 표현되어 영토적인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지도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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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지도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울릉도 동쪽에 뚜렷하게
그려진 우산도(于山島)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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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정상기는 세밀히 연구해 만든 백리척으로 견주고 헤아 려 지도 8편을 작성하였는데, 멀고 가까움과 높낮이를 모두 실제 와 같이 묘사하여 실로 진귀한 보물이며 이 지도와도 대체로 들어 맞는다. 그는 저쪽 지역의 산천이나 평탄하고 험준함까지도 눈으 로 본 것처럼 알 수 있다고 했는데, 이제 나도 그 지도를 얻어 간직 하여 뒤에 공을 세울 사람을 기대하는 바이다.” 이 글은 이익(李瀷) 의 『성호사설(星湖僿說)』에 나오는 글로, 정상기가 만든 지도를 칭송하는 내용이다. 그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동국대지도(東國大地圖)는 3폭으로 이어 만든 견지(絹紙)에 채색 으로 그렸고, 크기는 가로 147.7cm, 세로 272.7cm로 낱장으로 된 조선시대 전도 가운데 가장 큰 지도이다. 이 지도는 제작기법이 나 표현방식, 제작시기 등으로 판단해 정상기가 제작한 전국지도 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사본으로 평가되는 지도이며, 제작 시기는 경상도 산음(山陰)과 안음(安陰)이 1767년 산청(山淸)과 안의(安義)로 바뀌기 이전의 지명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아 1755년에서 1767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 지도의 기본도에 해당하는 팔도분도 중 함경북도 지도 우측 하 단에 씌어 있는 발문에는 동국대지도가 백리척에 의해 위치와 거 리가 정확한 지도이며, 정상기가 이 지도를 제작하게 된 목적과 지 도제작에 관한 과정, 범례 등에 대해 자세히 적혀 있다. 발문 끝에 는 백리척이 그려져 있는데, 이 잣대의 실제 길이는 약 9.5cm로, 100리를 9.5cm로 표시한 잣대이다. 10리를 조선시대 5.4km로 계산한다면 지도의 축척은 56만 8천분의 1이 된다.
지도의 전체적인 형태는 북쪽의 지형이 납작한 조선 전기의 지도 를 탈피하여 한반도를 제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회화식으로 그려 진 백두대간의 굵은 산줄기는 끊어짐 없이 지리산까지 이어지고 장백정간과 청북정맥, 해서정맥, 낙동정맥도 백두대간처럼 뚜렷 하게 드러나고, 그 밖의 산줄기도 지맥까지 빠짐없이 묘사되었다. 이와 더불어 해안선과 물줄기도 현대 지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 음만큼 세밀하게 묘사되었다.
행정경계는 그려지지 않았으나, 각 도별로 사각형 기호에 표기 한 군현 명을 색상으로 구분하였다. 경기도는 황색, 강원도는 군 청색, 충청도는 분홍색, 전라도는 적색, 경상도는 보라색, 황해 도는 흰색, 평안도는 회색, 함경도는 검은색으로 나타냈다. 군영 인 영아(營衙)는 원 기호에 청회색으로 나타내었고, 도로는 적색 으로 대로와 소로를 구분하였였다. 또 서해안과 남해안을 따라서 는 해로가 그려져 있으며, 이밖에 진보ㆍ산성ㆍ봉수 등은 기호로 표시하였다.
동국대지도에 수록된 지명은 약 2,200개에 달하는데, 그 가운데 자연지명이 약 1,200개, 인문지명이 약 1,000개이다. 자연지명 가운데는 교통의 요로가 되는 고개명이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인문지명에는 고을 명이 약 330개로 가장 많고 영아ㆍ진보ㆍ산성 등 군사 관련 지명이 약 250개에 달한다.
동국대지도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울릉도 동쪽에 뚜렷 하게 그려진 우산도(于山島)의 모습이다. 대부분의 조선전도에는 우산도가 그려져 있지 않거나, 있다 해도 울릉도 서쪽에 표시된 지 도가 많다. 이에 비해 동국대지도는 우산도의 공간정보가 올바로 표현되어 영토적인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지도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