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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자율주행, 자율운항선박

Writer. 윤익로(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선임연구원)

현실로 다가온 자율운항선박

최근 자율운항선박(MASS, 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의 개발과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약 5년 전, 자동차기업으로 친숙한 영국의 해양장비 전문 기업 롤스로이스(RollsRoyce)가 자율운항선박에 대 한 콘셉트와 개발계획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만 해도 많 은 사람들은 자율운항선박을 먼 미래의 기술로 인식하 곤 했다. 선박은 자율주행자동차와는 달리 자동차 전용 도로가 없고, 태풍과 같이 예상하기 힘든 기상환경에 대 응해야 하며, 나무와 같이 센서를 활용하여 포착하기 어 려운 물체가 수도 없이 떠다니는 바다를 극복해야 한다. 이렇듯 자율운항선박이 현실로 다가오기 어렵다고 느끼 기에 충분할 정도로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 며, 선원 없이 무인 해상환경에서 운항하는 자율운항선박 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고장이 났을 경우 마땅한 해결방안 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과 같은 현실적 문제들이 현 장에서 자율운항선박을 더욱 멀게 느껴지게 만들곤 했다.
그러나 최근 콩스버그마리타임 ( K o n g s b e r g Maritime), ABB 등 선박의 첨단장비를 제조하는 유 럽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기술개발 이 매우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20176월 롤스 로이스는 코펜하겐에서 예인선을 원격조종하는 실험에 성공했고, 같은 해 9월 세계 최초의 완전 전기추진 자율 운항 컨테이너 선박이 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는 ‘Yara Birkeland’호의 수조실험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이러 한 소식이 들려오자 전 세계의 사람들은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고취되었다.
산업계의 빠른 기술발전은 국제해역에서의 선박운항 및 안전, 환경 등에 대한 국제법과 규제 등을 담당하는 UN 산하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가 지난 해 6월 선박의 자율운항 을 위한 국제협약의 개정에 필요한 범위 검토(Scoping exercise)에 착수하기로 결정하게 된 배경을 제공하였 다. 규제 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더 이상 자율운항선박이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당장 눈앞에 펼쳐진 현실적 문제 로 받아들이게 만든 확실한 계기가 되었다.
아직까지 국제사회에서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보편적으 로 확립된 개념이나 자율화 단계(Autonomy Level) 등 은 없다. 다만, 국제해사기구를 중심으로 앞으로 이 문제 를 다루어나갈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무인선박, 드론선 박, 스마트선박과 같이 다양한 용어와 개념이 혼용되고 있으나, 2017년부터 국제해사기구에서 자율운항선박 (MASS, 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이 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이 기고문에서는 ‘자율운항선 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자율운항선박의 개발 동향

자율운항선박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2차 세계대전 및 베트남 전쟁 등 전장에서 기뢰제거 및 방 사능 오염검사 등에 활용하기 위한 무인선을 개발하여 활 용한 사례가 있다. 또, 군사용이 아니더라도 과학조사 및 항만감시와 같이 사람이 투입되기 어려운 특수한 여건에 서 무인선이 활용된 사례가 상당히 있다. 그러나 대부분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특수한 목적에만 사용되어 왔 고, 벌크선 및 컨테이너선과 같은 상선·화물선으로 활용 하기 위해 자율운항선박을 개발하는 것은 2010년대 중 반 무렵에 와서야 활발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 공간정보 컨설팅의 핵심역량

자율운항선박의 개발에 대해 널리 알려진 프로젝트로는 먼저 프라운호퍼(Fraunhofer) 연구소 등이 참여 한 MUNIN(Maritime Unmanned Navigation through Intelligence in Networks)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MUNIN 프로젝트는 유럽연합의 예산지원을 받 아 벌크선(Bulk)을 대상으로 자율운항선박의 기술적·경 제적 타당성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되었으며, 실제 상업용 으로 활용하기 위한 자율운항 화물선의 기술적·경제적· 안전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프로젝트로 널리 알려져 있다. MUNIN 프로젝트의 비용·편익 분석(CostBenefit Analysis) 결과에 따르면 약 25년 동안 운항효 율성 향상 및 선원 인건비 절감 등으로 약 7백만 달러 수준 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기술개발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 영국의 롤스로이스

영국의 롤스로이스(RollsRoyce)는 2013년부터 자율 운항선박에 대한 기술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현재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의 프로젝트뿐 만 아니라, 중국의 무인화물선개발연합(Unmanned Cargo Ship Development Alliance)에도 주도적으 로 참여하며 세계의 주요한 자율운항선박 프로젝트를 주 도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최근 클라우드 등 지능정보기 술 분야의 기술고도화를 위해 최근 세계 최고의 IT기업 중 하나인 구글(Google)과의 협력을 강화하였으며, 지 난 20176월 코펜하겐에서는 Svitzer 예인선의 원격 조종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롤스로이스는 핀란드 기술혁신청의 지원을 받아 통신기업 인마셋(Inmarsat), 세계최대의 선급인 노르웨이 DNV·GL 등이 함께 참여 하는 AAWA(Advanced Autonomous Waterborne Applications)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데, AAWA 프 로젝트는 특히 FinFerriesStella 선박(페리) 및 ESL Shipping의 벌크화물선 등 보다 폭 넓은 선박 종류에 대 해 자율운항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실증을 추진하 는 단계에 있다.

• 노르웨이의 콩스버그 마리타임

노르웨이의 해양장비기업 콩스버그 마리타임은 비료업 체 YARA와 함께 YARA Birkeland호를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17년 가장 많은 이슈를 만들었던 자율 운항선박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약 120 TEU 규모의 소 형 컨테이너 선박을 개발하는 이 프로젝트는 엔진을 완전 한 전기추진선박(AllElectric)으로 개발하여 선박에 기 인하는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저감하여 연간 약 4만여 대 의 디젤트럭을 대체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 다. 2017년 가을에 노르웨이의 SINTEF Ocean에서 수 조 시험을 마쳤으며, 앞으로 원격조종 테스트(2019년) 이후 2020년에는 세계최초의 원격조종 자율운항 컨테이 너 선박으로 노르웨이 연안에서 비료운반에 활용될 것으 로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콩스버그 마리타임은 이 프로 젝트 외에도 노르웨이 연안에서 과학 연구, 해양 조사 및 양식 산업과 같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근해용 유틸리 티 선박(Hrön호)을 자율운항선박으로 개발하는 프로젝 트에도 참여하는 등 활발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 아시아 지역의 움직임

한편, 지금까지는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유 럽 지역이 자율운항선박의 개발 및 지원을 주도하였으 나, 최근 들어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도 적극적인 움직임 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지난 20182월 중 국이 처음으로 주하이(Zhuhai) 지역에 약 770㎢의 면적에 해당하는 해역을 테스트베드로 지정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서는 향후 충돌회피와 같은 핵심기술을 실증 하기 위해 주하이 정부, 중국선급(CCS), 우한기술대학 교(Wuhan University of Technology) 등이 함께 협 력할 예정이다.

자율운항 선박기술의 과제

이와 같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율운 항선박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기 술적, 법적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 현재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카메라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하여 선 박 주변의 물체와 상황을 탐지하는 센서융합(Sensor Fusion)에 대한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숙련된 선원에 의해 수행되어온 기능을 대체 하기에는 부족한 편이다. 또한 유지보수에 대한 문제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이슈이다. 선원이 없는 해상 환경에서 선박이 운항하다가 고장이 나거나 작동이 불가 능한 경우가 발생한다면 천문학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드론을 활용한 원격 유지보수 등 다양한 기술적 방 안이 대두되고 있으나, 무엇보다 품질수준과 높은 여유도 (Redundancy)를 갖는 제품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앞 으로는 손쉽게 부품을 교체할 수 있도록 각종 제품의 모듈 화가 더욱 강하게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선박이 항 만에 안전하게 접근하여 정박하기 위한 예선 및 도선 과정 을 자동화하는 것과, 자율운항선박에 적합하도록 항만의 인프라를 변경하는 것 역시 자율운항선박을 도입하기 위 해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들이다.
이와 더불어 해양안전에 대해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 직 상당히 남아있다. 현재의 해상사고 원인의 대부분(약 75~96%)은 사람의 실수, 즉 인적 과실(Human Error) 에 기인한다. 자율운항선박은 인적 과실을 제거함으로 써 해양안전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대를 받 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자율운항선박으로 인해 보다 위 험해질 수 있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일례로 선박 의 모든 운항과 통제 과정을 디지털화함에 따라 기계적
오류(Machine Error)나 통신단절과 같은 위험이 증가 할 수 있고, 사이버 안전(Cyber Security)과 같이 해양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등장할 수 있다. 특히 해킹과 같 은 사이버 안전은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선박이 한 번 해킹에 노출되면 유사한 사양과 시스템을 가진 선박이 한꺼번에 위험에 노출된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생한 지난 100건의 해양사고를 분석한 결과 선박의 충돌 및 좌초와 같은 항해성 사고(Navigational Accidents)는 감소할 수 있는 반면 화재, 침수 및 폭발 등과 같은 비항해성 사고 (NonNavigational Accidents)는 오히려 사고발생 가능성과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예측한 연구결과가 최 근 발표되기도 했다.1)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에 따른 제언

이처럼 자율운항선박이 현실의 바다를 누비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숙제가 남아있다. 이와 함 께 자율운항선박이 운항하고자 하는 해역에 대한 공간· 지리정보에 대한 체계적인 디지털화도 매우 중요한 요소 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는 전자해도표시시스템 (ECDIS)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특정 해역의 지리적 특성 과 기상 환경에 대한 정보는 선원들의 경험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선원이 전혀 없거나 육상에 서 원격으로 조종하는 자율운항선박이 안전하고 경제적 으로 운항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지리적 정보를 컴퓨터가 완벽하게 파악하여 분석하고, 디지털 기반에서 주변의 선 박 등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직까 지 바다의 단 5% 수준만 매핑되어 지도화된 것을 감안하 면, 공간정보 전문가들이 눈을 돌려야 하는 곳은 육상이 아니라 바다일 수 있다.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해상운 송 시스템을 만들어가기 위해 선박의 자율운항기술들과 공간정보 기술의 융합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1) “Towards the assessment of potential impact of unmanned vessels on maritime transportation safety”, Reliability Engineering and System Safety, Krzysztof Wrobel, et a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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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자율주행,
자율운항선박

Writer. 윤익로(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선임연구원)

현실로 다가온 자율운항선박

최근 자율운항선박(MASS, 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의 개발과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약 5년 전, 자동차기업으로 친숙한 영국의 해양장비 전문 기업 롤스로이스(RollsRoyce)가 자율운항선박에 대 한 콘셉트와 개발계획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만 해도 많 은 사람들은 자율운항선박을 먼 미래의 기술로 인식하 곤 했다. 선박은 자율주행자동차와는 달리 자동차 전용 도로가 없고, 태풍과 같이 예상하기 힘든 기상환경에 대 응해야 하며, 나무와 같이 센서를 활용하여 포착하기 어 려운 물체가 수도 없이 떠다니는 바다를 극복해야 한다. 이렇듯 자율운항선박이 현실로 다가오기 어렵다고 느끼 기에 충분할 정도로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 며, 선원 없이 무인 해상환경에서 운항하는 자율운항선박 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고장이 났을 경우 마땅한 해결방안 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과 같은 현실적 문제들이 현 장에서 자율운항선박을 더욱 멀게 느껴지게 만들곤 했다.
그러나 최근 콩스버그마리타임 ( K o n g s b e r g Maritime), ABB 등 선박의 첨단장비를 제조하는 유 럽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기술개발 이 매우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20176월 롤스 로이스는 코펜하겐에서 예인선을 원격조종하는 실험에 성공했고, 같은 해 9월 세계 최초의 완전 전기추진 자율 운항 컨테이너 선박이 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는 ‘Yara Birkeland’호의 수조실험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이러 한 소식이 들려오자 전 세계의 사람들은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고취되었다.
산업계의 빠른 기술발전은 국제해역에서의 선박운항 및 안전, 환경 등에 대한 국제법과 규제 등을 담당하는 UN 산하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가 지난 해 6월 선박의 자율운항 을 위한 국제협약의 개정에 필요한 범위 검토(Scoping exercise)에 착수하기로 결정하게 된 배경을 제공하였 다. 규제 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더 이상 자율운항선박이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당장 눈앞에 펼쳐진 현실적 문제 로 받아들이게 만든 확실한 계기가 되었다.
아직까지 국제사회에서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보편적으 로 확립된 개념이나 자율화 단계(Autonomy Level) 등 은 없다. 다만, 국제해사기구를 중심으로 앞으로 이 문제 를 다루어나갈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무인선박, 드론선 박, 스마트선박과 같이 다양한 용어와 개념이 혼용되고 있으나, 2017년부터 국제해사기구에서 자율운항선박 (MASS, 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이 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이 기고문에서는 ‘자율운항선 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자율운항선박의 개발 동향

자율운항선박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2차 세계대전 및 베트남 전쟁 등 전장에서 기뢰제거 및 방 사능 오염검사 등에 활용하기 위한 무인선을 개발하여 활 용한 사례가 있다. 또, 군사용이 아니더라도 과학조사 및 항만감시와 같이 사람이 투입되기 어려운 특수한 여건에 서 무인선이 활용된 사례가 상당히 있다. 그러나 대부분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특수한 목적에만 사용되어 왔 고, 벌크선 및 컨테이너선과 같은 상선·화물선으로 활용 하기 위해 자율운항선박을 개발하는 것은 2010년대 중 반 무렵에 와서야 활발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 공간정보 컨설팅의 핵심역량

자율운항선박의 개발에 대해 널리 알려진 프로젝트로는 먼저 프라운호퍼(Fraunhofer) 연구소 등이 참여 한 MUNIN(Maritime Unmanned Navigation through Intelligence in Networks)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MUNIN 프로젝트는 유럽연합의 예산지원을 받 아 벌크선(Bulk)을 대상으로 자율운항선박의 기술적·경 제적 타당성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되었으며, 실제 상업용 으로 활용하기 위한 자율운항 화물선의 기술적·경제적· 안전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프로젝트로 널리 알려져 있다. MUNIN 프로젝트의 비용·편익 분석(CostBenefit Analysis) 결과에 따르면 약 25년 동안 운항효 율성 향상 및 선원 인건비 절감 등으로 약 7백만 달러 수준 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기술개발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 영국의 롤스로이스

영국의 롤스로이스(RollsRoyce)는 2013년부터 자율 운항선박에 대한 기술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현재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의 프로젝트뿐 만 아니라, 중국의 무인화물선개발연합(Unmanned Cargo Ship Development Alliance)에도 주도적으 로 참여하며 세계의 주요한 자율운항선박 프로젝트를 주 도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최근 클라우드 등 지능정보기 술 분야의 기술고도화를 위해 최근 세계 최고의 IT기업 중 하나인 구글(Google)과의 협력을 강화하였으며, 지 난 20176월 코펜하겐에서는 Svitzer 예인선의 원격 조종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롤스로이스는 핀란드 기술혁신청의 지원을 받아 통신기업 인마셋(Inmarsat), 세계최대의 선급인 노르웨이 DNV·GL 등이 함께 참여 하는 AAWA(Advanced Autonomous Waterborne Applications)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데, AAWA 프 로젝트는 특히 FinFerriesStella 선박(페리) 및 ESL Shipping의 벌크화물선 등 보다 폭 넓은 선박 종류에 대 해 자율운항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실증을 추진하 는 단계에 있다.

• 노르웨이의 콩스버그 마리타임

노르웨이의 해양장비기업 콩스버그 마리타임은 비료업 체 YARA와 함께 YARA Birkeland호를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17년 가장 많은 이슈를 만들었던 자율 운항선박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약 120 TEU 규모의 소 형 컨테이너 선박을 개발하는 이 프로젝트는 엔진을 완전 한 전기추진선박(AllElectric)으로 개발하여 선박에 기 인하는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저감하여 연간 약 4만여 대 의 디젤트럭을 대체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 다. 2017년 가을에 노르웨이의 SINTEF Ocean에서 수 조 시험을 마쳤으며, 앞으로 원격조종 테스트(2019년) 이후 2020년에는 세계최초의 원격조종 자율운항 컨테이 너 선박으로 노르웨이 연안에서 비료운반에 활용될 것으 로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콩스버그 마리타임은 이 프로 젝트 외에도 노르웨이 연안에서 과학 연구, 해양 조사 및 양식 산업과 같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근해용 유틸리 티 선박(Hrön호)을 자율운항선박으로 개발하는 프로젝 트에도 참여하는 등 활발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 아시아 지역의 움직임

한편, 지금까지는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유 럽 지역이 자율운항선박의 개발 및 지원을 주도하였으 나, 최근 들어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도 적극적인 움직임 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지난 20182월 중 국이 처음으로 주하이(Zhuhai) 지역에 약 770㎢의 면적에 해당하는 해역을 테스트베드로 지정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서는 향후 충돌회피와 같은 핵심기술을 실증 하기 위해 주하이 정부, 중국선급(CCS), 우한기술대학 교(Wuhan University of Technology) 등이 함께 협 력할 예정이다.

자율운항 선박기술의 과제

이와 같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율운 항선박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기 술적, 법적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 현재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카메라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하여 선 박 주변의 물체와 상황을 탐지하는 센서융합(Sensor Fusion)에 대한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숙련된 선원에 의해 수행되어온 기능을 대체 하기에는 부족한 편이다. 또한 유지보수에 대한 문제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이슈이다. 선원이 없는 해상 환경에서 선박이 운항하다가 고장이 나거나 작동이 불가 능한 경우가 발생한다면 천문학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드론을 활용한 원격 유지보수 등 다양한 기술적 방 안이 대두되고 있으나, 무엇보다 품질수준과 높은 여유도 (Redundancy)를 갖는 제품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앞 으로는 손쉽게 부품을 교체할 수 있도록 각종 제품의 모듈 화가 더욱 강하게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선박이 항 만에 안전하게 접근하여 정박하기 위한 예선 및 도선 과정 을 자동화하는 것과, 자율운항선박에 적합하도록 항만의 인프라를 변경하는 것 역시 자율운항선박을 도입하기 위 해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들이다.
이와 더불어 해양안전에 대해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 직 상당히 남아있다. 현재의 해상사고 원인의 대부분(약 75~96%)은 사람의 실수, 즉 인적 과실(Human Error) 에 기인한다. 자율운항선박은 인적 과실을 제거함으로 써 해양안전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대를 받 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자율운항선박으로 인해 보다 위 험해질 수 있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일례로 선박 의 모든 운항과 통제 과정을 디지털화함에 따라 기계적
오류(Machine Error)나 통신단절과 같은 위험이 증가 할 수 있고, 사이버 안전(Cyber Security)과 같이 해양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등장할 수 있다. 특히 해킹과 같 은 사이버 안전은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선박이 한 번 해킹에 노출되면 유사한 사양과 시스템을 가진 선박이 한꺼번에 위험에 노출된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생한 지난 100건의 해양사고를 분석한 결과 선박의 충돌 및 좌초와 같은 항해성 사고(Navigational Accidents)는 감소할 수 있는 반면 화재, 침수 및 폭발 등과 같은 비항해성 사고 (NonNavigational Accidents)는 오히려 사고발생 가능성과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예측한 연구결과가 최 근 발표되기도 했다.1)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에 따른 제언

이처럼 자율운항선박이 현실의 바다를 누비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숙제가 남아있다. 이와 함 께 자율운항선박이 운항하고자 하는 해역에 대한 공간· 지리정보에 대한 체계적인 디지털화도 매우 중요한 요소 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는 전자해도표시시스템 (ECDIS)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특정 해역의 지리적 특성 과 기상 환경에 대한 정보는 선원들의 경험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선원이 전혀 없거나 육상에 서 원격으로 조종하는 자율운항선박이 안전하고 경제적 으로 운항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지리적 정보를 컴퓨터가 완벽하게 파악하여 분석하고, 디지털 기반에서 주변의 선 박 등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직까 지 바다의 단 5% 수준만 매핑되어 지도화된 것을 감안하 면, 공간정보 전문가들이 눈을 돌려야 하는 곳은 육상이 아니라 바다일 수 있다.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해상운 송 시스템을 만들어가기 위해 선박의 자율운항기술들과 공간정보 기술의 융합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1) “Towards the assessment of potential impact of unmanned vessels on maritime transportation safety”, Reliability Engineering and System Safety, Krzysztof Wrobel, et al.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