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월드로 살아 숨쉬는 공간정보 교육을 펼치다

김솔 의정부 고산초등학교 교사

우리 고장의 지리에 대해 배우는 수업 시간이다. 설레는 맘으로 교과서와 사회과부도를 펴본다. 그런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익숙한 지역 이름이 없다. 수도권과 광역시도 정도만 표기돼 있을 뿐이다. 학생들의 눈빛에 실망이 어린다. 이럴 때 동네 지도만 자세히 확대해 보거나 넓게 내려다보며 학습한다면 좋을 텐데…. 고민 끝에 김솔 의정부 고산초등학교 교사는 브이월드(V-World)를 찾았다.

 

실감 나는 3차원 기반 지도로 우리 지역을 알아보는 산교육의 장(場)

브이월드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2년 7월부터 제공하는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 지도 서비스다. 공식 홈페이지(http://map.vworld.kr)에서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 기관의 다양한 공간·행정 정보를 고품질 3차원(3D) 기반으로 접할 수 있다. 또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이용하면 정보를 가공해 새로운 서비스 개발도 가능하다.
김솔 교사는 브이월드를 실제 수업과 학생 생활 지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리·공간 분야를 다루는 사회 교과 수업에서 사회과부도가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충분히 알려줄 수 있어서 매우 만족했다고. 김솔 교사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2017 브이월드 활용 우수사례 공모전에 ‘브이월드의 초등학교 수업 활용 아이디어 제안’을 응모했고, 아이디어 분야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요즘 학생들은 PC,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최신 공간정보를 접하는 데 익숙해요. 그러니 평면적 텍스트 자료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죠. 수업의 질을 높여줄 우수한 콘텐츠를 고민하고 검색하다가 브이월드를 찾았습니다.”

공간 영역 정보만 알짜배기로 갖춘 브이월드, 공신력에서도 으뜸!

그렇다면 왜 브이월드였을까.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넘어설 만큼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만, 네이버, 다음 등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지도를 손쉽게 이용할 수도 있었을 터. 그런데 김솔 교사는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포털 사이트의 지도 서비스가 간편하긴 하지만, 주요 타깃이 여행자예요. 맛집이나 관광지 중심일 수밖에 없죠. 또 영리 목적이다 보니 광고가 자주 뜹니다. 아쉽지만 교육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어요.”
그는 수업에서 쓰는 지도 서비스를 탐색하기 전에 두 가지 기준을 세웠다. 우선 공간 영역에 대한 정보만 알짜배기로 갖춘 프로그램이어야 했다. 따라서 식도락과 오락에 치중하거나 광고가 많은 서비스는 제외했다. 또 학습 시 신뢰도 높은 자료로 내세우려면 내용에 공신력이 있어야 했다. 종합적으로 브이월드가 안성맞춤이었다.

결론에 도달하자 먼저 학생들의 등하교 지도에 이용했다. 학교 근처에 차가 많이 다녀서 위험한 장소와 통학로를 말로만 설명하지 않고, 직접 보여주니 집중력이 한층 올라갔다. 효과는 초등학교 2학년 학급 대상 수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마을의 방향에 따라 지리적 요건, 공간정보 등을 알아보는 학습을 지도할 때 실제 풍경과 위치를 찾아보자 반 전체가 매우 즐거워했다.

특별한 교육 서비스 제안으로 최우수상 영예 안아… 계속해서 교육 발전 위해 앞장설 것

교육현장에서의 경험으로 용기를 얻은 김 교사는 활용에만 그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지금의 브이월드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으나 사용 대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아쉬웠다. 따라서 타깃을 10대 학생으로 설정하고,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브이월드 서비스(가칭)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공모전에 제안했다. 이는 기존 브이월드에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을 위한 메뉴를 만들어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으로, 전반적 내용을 교육에 맞게 슬림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아이디어가 실제로 쓰인다면 교육적으로 가치와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또, 직접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수업하지 않아도 공간정보 학습 효과를 제대로 누리니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더불어 교육학술 면에서 더욱 연구 개발한다면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김솔 교사가 제안하는 어린이 청소년 대상 브이월드 개선 방안

물론 제안의 효과를 높이려면 정부와 학교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안내하고 홍보해야 한다. 교사용 지도서에 브이월드 지도 검색을 소개하는 메뉴를 포함하는 건 그 일환이다. TV를 비롯한 멀티미디어 시설, PC 등 의 교단 선진화 기자재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플러그인(Plugin) 설치 과정을 개선할 필요도 있다. 이 부분을 충족한다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은 교사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학생 이상까지 어려움 없이 직접 다루고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몸소 연구하고 실행한 바를 토대로 구축한 아이디어는 호평을 받아 결국 아이디어 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소감을 묻자 상을 받아서 기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수업 연구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받은 듯해 뿌듯하다고 밝히는 김솔 교사의 환한 웃음에서 겸손함이 묻어난다. “브이월드는 참으로 우수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어요. 교사 등 교육현장의 관계자와 의논하고 개선점을 반영해 별도의 교육용 메뉴를 만든다면 완성도가 더욱 높아질 거라고 자부합니다.” 기존 방식처럼 교과서에 충실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없는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의 미소에서 제자를 사랑하는 참스승의 마음이 엿보였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타고 시대가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학교 교육도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교과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료를 계속해서 개발하겠다는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살아 숨쉬는 교육을 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와 같은 스승이 있어 우리나라 공간정보 교육의 미래는 참으로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