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1590호

화 동 고 지 도

서울대학교 규정각한국학연구소에 소장되어 있는 이 대형 세계지도는 지도명이나 제작연도, 제작자 등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규장각 지도목록에는 ‘화동고지도(華東古地圖)’로 기록되어 있고, 2008년 12월 12일 보물 제1590호로 지정되었다. ‘화동(華東)’이라 하면 중국의 동부지역을 지칭하지만, 이 지도에서는 중국과 그 동쪽의 나라 조선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Writer. 최선웅
한국지도학회 부회장

한국고지도연구학회 이사
한국지도제작연구소 대표

보물 제1590호

화 동 고 지 도

서울대학교 규정각한국학연구소에 소장되어 있는 이 대형 세계지도는 지도명이나 제작연도, 제작자 등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규장각 지도목록에는 ‘화동고지도(華東古地圖)’로 기록되어 있고, 2008년 12월 12일 보물 제1590호로 지정되었다. ‘화동(華東)’이라 하면 중국의 동부지역을 지칭하지만, 이 지도에서는 중국과 그 동쪽의 나라 조선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Writer. 최선웅
한국지도학회 부회장

한국고지도연구학회 이사
한국지도제작연구소 대표

화동고지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 서쪽 흰 바탕에
적혀 있는
‘항하하도 변천사’이다

/

화동고지도는 비단에 채색으로 그려졌고, 크기는 가로 198㎝, 세로 187㎝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세계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보다도 크고,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이 소장한 혼일역대국도강리지도(混一歷代國都疆理地圖)와 비슷하다.
한 눈에 봐도 지도의 상태는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지도 상단 왼쪽 부분과 오른쪽 부분은 지도 표면이 크게 떨어져 나갔고, 하단 우측에도 군데군데 떨어졌다. 또 지도 상단부와 가장자리 좌우측 부분은 색이 검게 변질되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지도의 내용을 판독하는 데는 지장이 없는 상태이다.
지도에 그려진 지역은 북쪽으로는 만리장성 넘어 한해(瀚海, 바이칼 호)까지이고, 남쪽은 파라(婆纙, 보르네오), 동쪽은 일본, 서쪽은 대설(大雪) 즉 히말라야 산맥까지로 동아시아 전역의 지리정보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지도의 대부분은 중국이 넓게 차지하고, 그 동쪽에 조선이 크게 그려져 있다. 지형은 해안선과 하천ㆍ호수ㆍ산 등으로 표현되었는데, 하천은 지류까지 상세하게 그려져 있다. 다만 중국의 황하(黃河)는 황색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다. 조선의 산줄기는 백두대간과 낙남정맥을 연총식(連塚式)으로 뚜렷하게 그렸으나, 중국의 산은 회화식으로 그렸고, 바다는 여느 지도와 달리 큼직한 마름모꼴의 능형파(菱形波)로 표현하였다.

/

행정지명은 원형과 사각형ㆍ타원형ㆍ마름모형ㆍ역삼각형ㆍ방패형 등 다양한 기호를 사용해 구분하였고, 중국의 각 성도(省都)는 8각형의 성곽으로 표시하였다. 조선의 군현명은 함경도ㆍ강원도, 평안도, 황해도ㆍ경기도ㆍ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별로 오방색으로 구분하였다. 중국 13성의 경계는 붉은색 선으로 그리고, 각 주현명은 오방색(五方色)으로 구분하였다.
조선의 수도를 ‘경도(京都)’, 중국의 수도를 ‘응천부(應天府)’로 표기한 것은 이 지도가 조선에서 제작되었음을 확증하는 것이다. 경상도 동쪽 바다에 지도표면 일부가 떨어져 나가긴 했으나 두 개의 섬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두 섬은 우산도와 울릉도이다.
화동고지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 서쪽 흰 바탕에 적혀 있는 ‘항하하도(黃河河道) 변천사’이다. 이 변천사는 명나라의 수리(水利) 전문가인 반계순(潘季馴)이 편찬한 <하방일람(河防一覽)> 5권에 나오는 역대하결고(歴代河決考)를 참조해 쓴 것이다. 참고로 황하는 1946년을 기준으로 2,540년간 총 1,593회 범람하였고 이로 인한 하도의 변천은 26회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학자들에 따르면 화동고지도에는 일본이 그려져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지도를 확대해 자세히 보면 대마도 동쪽에 해안선과 섬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해안선은 일본 규슈(九州) 일원을 나타낸 것으로, 해안에 써진 몇 개의 지명 가운데 ‘중주(中洲)’라는 지명을 확인할 수 있다. ‘중주’는 후쿠오카(福岡) 하구에 형성된 하중도(下中島)로서 1600년(慶長 5)에 다리를 놓아 마을을 조성한 곳이다. 규장각 홈페이지에 따르면 화동고지도의 제작연대를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 이전으로 추정했으나, ‘중주’라는 지명으로 볼 때 이 지도는 임진왜란 이후에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화동고지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 서쪽 흰 바탕에
적혀 있는
‘항하하도 변천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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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동고지도는 비단에 채색으로 그려졌고, 크기는 가로 198㎝, 세로 187㎝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세계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보다도 크고,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이 소장한 혼일역대국도강리지도(混一歷代國都疆理地圖)와 비슷하다.
한 눈에 봐도 지도의 상태는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지도 상단 왼쪽 부분과 오른쪽 부분은 지도 표면이 크게 떨어져 나갔고, 하단 우측에도 군데군데 떨어졌다. 또 지도 상단부와 가장자리 좌우측 부분은 색이 검게 변질되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지도의 내용을 판독하는 데는 지장이 없는 상태이다.
지도에 그려진 지역은 북쪽으로는 만리장성 넘어 한해(瀚海, 바이칼 호)까지이고, 남쪽은 파라(婆纙, 보르네오), 동쪽은 일본, 서쪽은 대설(大雪) 즉 히말라야 산맥까지로 동아시아 전역의 지리정보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지도의 대부분은 중국이 넓게 차지하고, 그 동쪽에 조선이 크게 그려져 있다. 지형은 해안선과 하천ㆍ호수ㆍ산 등으로 표현되었는데, 하천은 지류까지 상세하게 그려져 있다. 다만 중국의 황하(黃河)는 황색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다. 조선의 산줄기는 백두대간과 낙남정맥을 연총식(連塚式)으로 뚜렷하게 그렸으나, 중국의 산은 회화식으로 그렸고, 바다는 여느 지도와 달리 큼직한 마름모꼴의 능형파(菱形波)로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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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지명은 원형과 사각형ㆍ타원형ㆍ마름모형ㆍ역삼각형ㆍ방패형 등 다양한 기호를 사용해 구분하였고, 중국의 각 성도(省都)는 8각형의 성곽으로 표시하였다. 조선의 군현명은 함경도ㆍ강원도, 평안도, 황해도ㆍ경기도ㆍ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별로 오방색으로 구분하였다. 중국 13성의 경계는 붉은색 선으로 그리고, 각 주현명은 오방색(五方色)으로 구분하였다.
조선의 수도를 ‘경도(京都)’, 중국의 수도를 ‘응천부(應天府)’로 표기한 것은 이 지도가 조선에서 제작되었음을 확증하는 것이다. 경상도 동쪽 바다에 지도표면 일부가 떨어져 나가긴 했으나 두 개의 섬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두 섬은 우산도와 울릉도이다.
화동고지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 서쪽 흰 바탕에 적혀 있는 ‘항하하도(黃河河道) 변천사’이다. 이 변천사는 명나라의 수리(水利) 전문가인 반계순(潘季馴)이 편찬한 <하방일람(河防一覽)> 5권에 나오는 역대하결고(歴代河決考)를 참조해 쓴 것이다. 참고로 황하는 1946년을 기준으로 2,540년간 총 1,593회 범람하였고 이로 인한 하도의 변천은 26회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학자들에 따르면 화동고지도에는 일본이 그려져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지도를 확대해 자세히 보면 대마도 동쪽에 해안선과 섬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해안선은 일본 규슈(九州) 일원을 나타낸 것으로, 해안에 써진 몇 개의 지명 가운데 ‘중주(中洲)’라는 지명을 확인할 수 있다. ‘중주’는 후쿠오카(福岡) 하구에 형성된 하중도(下中島)로서 1600년(慶長 5)에 다리를 놓아 마을을 조성한 곳이다. 규장각 홈페이지에 따르면 화동고지도의 제작연대를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 이전으로 추정했으나, ‘중주’라는 지명으로 볼 때 이 지도는 임진왜란 이후에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