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자원과

VR 콘텐츠

글.이태은 남서울대학교 시각미디어디자인학과 교수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여가를 즐기듯, 여가에 도움을 주는 공간정보의 영역도 그만큼 넓다. 그중 하나가 역사 유물, 예술작품 감상 등에 기여하는 VR 콘텐츠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을 중심으로 문화자원의 VR 콘텐츠화를 추진해왔다. 구체적으로 어떤 흐름이 있으며 어떤 기술이 적용되었는지 알아 보았다.

문화자원과 ICT 융합

20세기가 과학과 기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문화가 지배하는 시대다. 기술과 자본이 경쟁력을 발휘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문화가 자원이 된 현대의 흐름 속에서 전 세계는 각국의 문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는 국가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풍부하고 우수한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일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의 경우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현실 참여적인 활용 모색과 문화자원에 첨단기술 등을 접목하는 융합적 기술 활용을 다각화하고 있다. 전통문화자원을 위한 정책의 다변화와 응용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하여 신기술을 활용한 문화유산 향유 저변 확대에 2022년 대비 132억 원을 증액하였다.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 디지털 트윈 등의 기술적 특성을 융합한 전통문화 보존, 복원, 관리, 활용 등에 대한 연구와 콘텐츠 개발 및 보급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가상현실과 온라인 체험 콘텐츠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은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기술로 만들어낸 인공적인 대상으로,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 혹은 기술 그 자체를 의미한다. 가상현실은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로 크게 분류하나 근래에는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로 아우르기도 한다. VR 관점에 따른 연출 방식은 Panorama VR, Object VR, 3D VR로 구분한다.
Panorama VR은 그래픽 제작 또는 실제 영상을 촬영하거나 정지된 이미지를 길게 또는 넓게 연결하여 상하좌우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제작에 있어 연결 부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Panorama VR은 VR 제작 방식 중 가장 간단한 기술과 경비가 필요한 장점이 있지만 다양한 대상에 적용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다.
Object VR 연출 방식은 실사를 기반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다양한 각도에서의 관찰 또는 시각적 체험이 가능하여 Panorama VR 보다 몰입도가 높고 사용자 입장에서 더욱 자세하게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사용자 중심의 상호작용 한계가 있다.
3D VR 기술은 가상의 공간 안에서 객체의 이동이 가능하며 기술적인 것을 더하여 사용자 입장에서 선택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덕분에 집중도와 흥미요소가 VR 연출 방식에서 가장 많으며 입체감이 높고 다중감각을 자극하는 몰입 효과를 배가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고비용의 3차원 모델링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VR은 일반적으로 디바이스와 HMD(Head Mounted Display)를 통하여 콘텐츠를 체험하고 감상하지만 복합문화시설의 체험형 전시 콘텐츠나 온라인 3D VR 체험 콘텐츠는 주변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인터넷과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만 있어도 체험 관람이 가능하다.
온라인 콘텐츠는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통하여 서비스가 제공되기에 인터넷 보급률이나 속도가 중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 인터넷 보급률은 99.96%이고 가구 인터넷 접속률은 99.9%로 거의 모든 가구에서 인터넷 접속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22, e-나라지표). 즉, 온라인 콘텐츠 제공을 위한 안정된 네트워크로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온라인 콘텐츠 제공은 웹페이지 활용이 일반적이지만, IT 기술의 발달과 함께 가상현실 또한 정착화되고 있다.

그림1. Panorama VR / 국립중앙박물관 -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

국내외 온라인 VR 체험 콘텐츠 현황을 보면 기술적 흐름은 유사할뿐 아니라 기술 진보에 발맞춰 3D VR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컴퓨터에서만 온라인 전시가 가능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모바일 기기의 활용도 늘어나는 중이다.

온라인 VR 체험 콘텐츠

해외의 대표적인 복합문화시설로서 세계 10대 가상 박물관 투어로 소개되었던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은 온라인을 활용한 다채로운 관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은 약 482,000여 작품 이상을 디지털 콘텐츠로 웹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온라인 전시는 Panorama VR 서비스로서 실제 박물관처럼 더욱 생생하게 작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Object VR 연출 방식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를 제작하여 세계 명화인 모나리자를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
미국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경우에는 Wonder 360˚ 애플리케이션으로 3D VR 서비스를 제공하여 전시공간을 관람 및 자세히 관찰하며 관련 정보를 읽고 감상할 수 있다. 관람객은 360˚ 회전하면서 감상할 수 있고 가상의 평면도를 클릭하여 원하는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모두를 PC와 모바일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온라인 VR 체험 콘텐츠를 가장 빠르게 제공한 곳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1년 이미 3차원 동영상기술을 이용하여 Panorama VR 기법을 구현한 사이버갤러리를 오픈하며 오프라인 전시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시도를 했다. 온라인 미술관에서는 전시품을 360˚ 회전하며 감상할 수 있으며 영상에 학예사의 설명을 추가하여 오프라인 관람과 같은 현실감을 준다. 3D VR의 경우는 실사 기반으로 스캐닝한 공간 맵핑, 픽셀 깨짐 현상 없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VR 체험 콘텐츠를 서비스하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여러 전시를 방문하지 않고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온라인 전시관에서는 Panorama VR과 3D VR기법으로 촬영을 해, 관람객이 전시를 관람하며 동그란 마크인 태그를 클릭하면 작품내용, 이미지, 동영상, URL링크, 텍스트 등의 여러 추가 정보를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3D VR 구현을 위해 레이저 스캐너를 활용한 스캐닝으로 오프라인 공간을 온라인으로 구현하였으며 이미지 스티칭과 맵핑으로 실제 오프라인 공간과 유사한 화각을 구현하였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또는 IOS 앱스토어에서 제페토(ZEPETO) 앱을 활용하면 금동반가사유상 소재의 콘텐츠도 체험할 수 있다.
국내외 온라인 VR 체험 콘텐츠 현황을 보면 기술적 흐름은 유사할뿐 아니라 기술 진보에 발맞춰 3D VR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컴퓨터에서만 온라인 전시가 가능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모바일 기기의 활용도 늘어나는 중이다. 또한, 3D VR을 활용한 스캔 데이터를 스티칭 맵핑한 현실 공간의 온라인 3D 구현은 탑 뷰(Top View)에서 볼 경우 측면이 다소 어색한 경향은 있지만, 다양한 각도에서의 VR View 기능을 통한 360도 관람이 가능하다. 다만 디바이스나 기기 간의 호환의 문제는 앞으로 개선사항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외의 경우 페이스북, 유트브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등과 연계해서 VR 체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림 2. Object VR / Sage Panorama

문화자원과 VR 온라인 콘텐츠 체험의 다각화

[그림 6]은 전통문화자원을 3D 오브젝트한 에셋을 이용자가 직접 큐레이션하여 온라인에 구축된 전시관에 배치하는 큐레이터 체험이 가능한 VR 체험 콘텐츠다. 전통문화자원 활용의 다각화를 위한 콘텐츠 제작이라고 할 수 있다.
3D VR 콘텐츠에서 이용자 눈높이의 수평적인 인터페이스와 간편한 조작에 의하여 전시관을 큐레이션하며 그 과정을 통해서 해당 콘텐츠의 정보를 습득하면서 전시관을 큐레이션해보는 공간기획 능력을 함양하게 된다. 먼저 전시공간에 큐레이션할 3D 오브젝트 제작을 위하여 기 만들어진 공공개방데이터와 비주얼 검색에 의하여 공개되어진 데이터들의 품질을 개선하거나 새롭게 제작을 진행했다. 3D 오브젝트 제작시 실사와 같은 정교한 작업이 가장 중요하므로 데이터의 호환성을 고려하여 3D Max로 제작했다.

온라인 VR 콘텐츠는 복합문화공간이나 박물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가정에서 충분히 체험이 가능한 문화예술 체험의 가교 역할과 교육의 보조적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속에서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온라인으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접하고 향유할 수 있는 환경구성과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 보급은 앞으로 더욱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림 3. 3D VR을 위한 오브젝트 모델링

그림 4. 루브르박물관 온라인 VR 체험 콘텐츠

그림 5. 국립현대미술관 온라인 VR 체험 콘텐츠

그림 6. 3D 오브젝트 기반의 온라인 3D VR 체험콘텐츠

온라인 전시공간은 표준 포맷인 XML파일로 생성 후 큐레이션 지원시스템 및 실증 서비스와 연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큐레이션 전시장 시각화와 사용자 경험에 의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진행했다.
3D VR 연출기법을 응용하고 VR 체험 콘텐츠를 단순히 대상을 체험하는 것을 넘어서 이용자들이 직접 큐레이션이 가능하도록 구현되는 전통문화자원을 활용한 VR체험 콘텐츠의 제작과정은 기획-분석-개발-구현의 과정으로 진행했다. 제작 소프트웨어로 3D Max를 선택한 것은 3D 스캐너와 Unity등 다양한 프로그램과의 연동과 호환 때문이다. 3D VR 체험 콘텐츠는 2D 체험 콘텐츠나 Panorama VR 콘텐츠보다 이용자에게 체험적 요소를 높게 지원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의 진보는 온라인 체험 콘텐츠의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현장감의 아쉬움을 해소시킨다.
온라인 VR 콘텐츠는 복합문화공간이나 박물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가정에서 충분히 체험이 가능한 문화예술 체험의 가교 역할과 교육의 보조적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속에서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온라인으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접하고 향유할 수 있는 환경구성과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 보급은 앞으로 더욱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21세기는 문화가 지배하는 시대로 문화유산을 효과적으로 다각화하여 활용하는 일은 문화 융복합 콘텐츠 시장의 경쟁우위와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