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을 이용한
해양 활용 및
해양위성 개발 동향

글.김원국 부산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위성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전화 통화, 인터넷 통신 등 생활에 편의를 더하는 위성은 물론 지구관측위성이나 도시 모니터링 위성의 수도 대폭 증가했다. 이러한 ‘위성 붐’은 그대로 해양의 활용으로 이어진다. 접근이 쉽지 않아 관측 또한 어려웠던 먼 바다, 해수면이나 바다 깊은 곳 등을 탐사할 수 있는 위성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그 인기가 급증한 소형 또는 초소형
위성이 수십 또는 수백 기의 군집 운영을 기본 운영
방식으로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지구관측
위성의 숫자는 향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지구관측 위성

최근 648개의 위성을 띄워 올려 전 세계에 인터넷 서비스를 공급하겠다는 우주기업 OneWeb, 최종적으로 수만 개의 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는 상업용 위성 인터넷 서비스 Starlink 등의 등장에서 볼 수 있듯이, 인공위성을 통한 우주공간의 활용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위성들은 전화 통화를 원활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통신위성이지만, 지구의 환경을 관측하는 지구관측위성(Earth Observing Satellites)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더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으며 지구의 환경이나 도시공간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위성들도 많이 쏘아 올려지고 있다. 또 많은 수의 인공위성이 지구의 환경,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공간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쏘아 올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및 분석 기업인 애큐먼리서치앤컨설팅(Acumen Research and Consulting)에 따르면, 전세계 원격탐사시장 규모는 2021년 20조 원 이상에서 2030년에는 70조 원에 이르는 등 연간 15.2%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비영리 과학단체인 UCS(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의 집계도 주목할 만하다. 2014년에 192개, 2018년에 684개에 불과했던 지구관측위성이 2021년 4월 기준으로 총 971개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그 인기가 급증한 소형 또는 초소형 위성이 수십 또는 수백 기의 군집 운영을 기본 운영방식으로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지구관측위성의 숫자는 향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지구관측 위성 중 절반 가량이 미국, 나머지 절반가량이 중국에 의해 개발되거나 운영되었다는 점은 우주공간 역시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해양을 관측하는 위성으로만 한정해도,
해수면온도를 추정하는 마이크로파 위성,
해면고도를 측정하는 레이더위성,
선박 및 유류유출을 탐지할 수 있는
SAR위성, 해양의 유해조류 및 생산성을
추정할 수 있는 해색위성 등에 이른다.

그림1. 빛의 다양한 파장과 비슷한 크기의 지구상 물질과의 비교

해양현상 관측 및 물리변수를 추정에 도움이 되는 빛의 파장 그리고 해양관측 위성

지구를 관측하는 위성에는 우리가 흔히 보는 영상 형태의 자료를 생산하는 광학위성 외에도 다양한 관측 원리를 이용해 개발 및 운영되고 있는 것들이 많다. 해양을 관측하는 위성으로만 한정해도, 해수면온도를 추정하는 마이크로파 위성, 해면고도를 측정하는 레이더위성, 선박 및 유류유출을 탐지할 수 있는 SAR위성, 해양의 유해조류 및 생산성을 추정할 수 있는 해색위성 등에 이른다.
이렇게 다양한 물리변수의 추정이 가능한 것은 빛이 다양한 파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1]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가 단순히 ‘빛’이라고 부르는 전자기파는 머리카락 굵기(0.1 mm)의 백만 분의 일의 파장을 가지는 X-선부터,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고 머리카락 굵기의 천분의 일의 파장을 가진 가시광선, 그리고 수 m에 달하는 파장을 가진 라디오파까지 다양한 파장을 가질 수 있고, 그 파장에 따라 다르게 활용할 수 있다(예: 마이크로파-전자레인지, 라디오파-FM/AM 라디오, 적외선-코로나 체온 측정 등). 해양을 관측할 때 역시, 빛의 파장대를 이용하면 다양한 해양현상을 관측하거나 물리변수를 추정할 수 있다.
1. 해수면의 온도와 해수면의 염분을 추정하는 마이크로파
일단 우리가 흔히 음식을 데울 때 사용하는 전자레인지에서 방출되는 빛인 마이크로파를 이용하면, 해수면의 온도와 해수면의 염분을 추정할 수 있다(그림 2, 3). 여기서 해수‘면’이라 특정한 이유는 마이크로파는 물을 전혀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바다 표면의 온도와 염분만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수심 수 미터까지의 표‘층’ 온도로 환산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변환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구 전체 표층의 수온과 염분을 추정하기에는 손색이 없는 자료다. 다시 말해 기후변화 연구에 중추적인역할을 하는 기초자료인 셈이다. 마이크로파를 레이더의 형태로 활용하면 해수면의 높이 즉 해면고도도 측정할 수 있어(그림 4), 해면고도를 이용해 해류의 방향과 속도를 관측하는 위성도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 레이더의 또 다른 활용도는 바로 해상풍 측정이다. 대기의 최하층에서 바람이 불면 해수면에 파도를 일으키고 표면을 거칠게 만드는데 이러한 표면 거칠기의 변화는 레이더의 반사 특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레이더 자료로부터 해상풍의 방향과 세기를 추정할 수 있다(그림 5). 이러한 자료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해상풍력단지의 위치 선정과 발전 효율 계산 등은 물론 항해안전 참고 자료로 활용 될 수 있다.
  • 그림2. Sentinel-3A 위성을 이용하여 관측한 2016년 9월의 월평균 해수면 온도 영상

    출처: EumetSat-Copernicus 프로그램 홈페이지

  • 그림3. SMOS, SMAP, Aquaris 위성을 이용하여 추정한 해수면 염분 영상

    출처: www.esa.int

  • 그림4. NASA의 TOPEX위성을 이용하여 관측한 해면고도 영상

    출처: NASA 홈페이지

  • 그림5. WindScat 위성을 이용하여 추정한 미국 멕시코만에서의 풍속 풍향 추정

    출처: NASA 홈페이지

2. 해저생태 파악 및 관리에 활용되는 가시광선
인간의 눈으로 탐지할 수 있는 가시광선 대역도 해양 현상을 관측하기에 유용한 파장대다. 눈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은 당연히 위성으로도 관측이 가능할뿐더러, 위성은 사람의 눈보다 더 정확하고 정량적으로 현상을 분석할 수 있다. 우선 연안 해역에서 사람의 활동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유녹조, 괭생이 모자반, 적조와 같은 유해조류(藻類), 하천 방출수로 인하여 급격히 농도가 높아지는 부유퇴적물 및 용존유기물 등을 관측할 수 있고 양도 정량화할 수 있다. 이러한 해양현상은 연안의 양식사업이나 관광사업에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유사시 긴급 대책을 수립함에 있어서도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또, 가시광선은 수심 수십 미터까지 투과되기 때문에 얕은 바다의 해저생태 관측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가시광선을 활용한 위성은 위도가 낮은 국가의 산호군락 생태와 백화현상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그림 7). 우리나라의 경우에서는 바다 사막화가 심각하게 진행 중인 제주, 경남, 경북 해안(한국수산자원공단 조사)에서 가시광선 대역의 위성 및 원격탐사를 활용해 해저생태를 관리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림7. (좌) 위성영상으로 위성영상으로 추정한 뉴칼레도니아 산호군락 백화진행 상황 지도

(우) 건강한 해조생태계가 밀려나 사막화되는 갯녹음 현상

3. 바다의 색을 탐지하는 해색(海色) 위성
바다의 색을 탐지하는 해색(海色) 즉 위성을 활용하면 바다의 가장 중요한 생산자인 식물성 플랑크톤의 양을 추정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바다의 1차 생산성을 계산할 수 있다. 큰 틀에서 보았을 때 어류의 번성 또한 이 기초생산성에 바탕하고 있기 때문에, 수온, 생산성 등의 정보를 활용하여 어종별 서식 적합도를 추정할 수 있는데(그림 8), 이러한 자료는 어획활동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또한 1~2년 후의 수온, 기후변화 예측 자료를 적용하면 중장기적 어획량 변동에 대한 대략적인 예측이 가능하다.

그림8. (좌) 해색위성을 이용하여 도출한 북서태평양해역의 1차 생산성 예시

(우) 고등어 어종에 대하여 도출한 월별 서식적합지 지도(Lee et al., 2018)

뉴스페이스 시대, 해양 위성 활용이 한층 활발해지길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성을 활용하여 관측 및 추정할 수 있는 해양현상 및 물리변수는 굉장히 다양하다. 이에 우리나라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국방부 등에서 차세대 중형위성 프로그램 및 초소형 위성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양한 위성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인류가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이한 만큼, 우주공간을 활용한 지구 관측은 한층 일상화될 것이다. 나아가 우주공간에서 우리 국토를 CCTV로 보듯 모니터링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관측 범위가 넓고 접근이 어려웠던 연안 및 해양영토 관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위성 관측은 악천후 속에서도 관측이 가능하고, 매번 관측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운영기간 동안에는 규칙적으로 자료를 생산하는 등 상시 모니터링에 있어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정부도 공공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었던 위성 개발 및 활용을 민간에서 활발히 참여하여 전체 시장이 활성화 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위성을 활용한 해양 산업 및 공공분야에의 적용이 증대되기를 바란다.